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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후 24주까지 총 3회
생후 1년 이내 고양이는 3~4주 간격으로 예방접종을 해야 건강한 삶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3종 바이러스 항체 검사결과 음성반응을 보인 고양이의 시트(맨 오른쪽). [사진 제공·김명철]
3차 접종까지 마무리되면 최종적으로 백신 항체가 생겼는지 확인하는 검사가 필요하다. 실제로 접종 주기를 잘 지켜도 최종 검사에서 항체역가가 부족하다고 나오는 사례가 종종 있다. 이럴 경우 그 정도에 따라 추가 접종을 해야 한다.
필수백신 외에도 주목할 만한 것으로는 FeLV(고양이백혈병바이러스) 백신이 있다. 외출냥이나 보호소 고양이, 캐터리에서 키우는 고양이, 다묘가정의 고양이가 접종 추천군에 속한다. 현재까지 국내 감염률이 어느 정도인지 정확히 밝혀진 바는 없다. 그러나 최근 본원에 고양이백혈병으로 내원하는 고양이가 큰 폭으로 늘었다. 질병 특성상 골수 감염이 될 경우 악성 빈혈을 유발해 수혈이 필요할 수 있으며 종양, 만성구내염 등 여러 질병으로도 번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보통은 2차와 3차 종합백신 접종을 함께 진행한다.
기초접종이 다 마무리되면 항체가 평생 갈까. 답은 ‘아니다’이다. 대부분 매년 1회 종합백신 추가 접종을 진행하지만 예방접종의 부작용이 걱정돼 불필요한 접종을 피하고 싶다면 매년 항체를 확인한 뒤 접종을 결정해도 된다.
‘집 안에서만 생활하니 괜찮을 거야’라는 생각으로 접종을 생략하는 것은 단언컨대 위험한 발상이다. 잠깐 방문한 동물병원이나 미용숍도 100% 안전하지 않으며, 무엇보다 함께 사는 사람들이 집과 밖을 오가기 때문에 집에만 있는 고양이라 해도 전염병으로부터 안전하다고 볼 수 없다. 집에서만 생활하는, 예방접종을 하지 않은 고양이가 정확한 감염 경로를 모른 채 범백혈구감소증에 걸려 병원에 찾아오면 정말 안타깝다.
집에만 있어서 괜찮다는 생각은 위험
다음은 구충 관리다. 여러 제품이 출시돼 있지만 피부에 직접 바르는 제품이 많다. 피부에 바른 약이 흡수돼 한 달간 내외부 구충 및 기생충 예방, 심장사상충 방지를 함께 해주는 것이다. 이에 대해서도 ‘약이 독해 오히려 해롭지 않을까’, 혹은 ‘집에서만 생활하면 따로 안 발라도 되지 않을까’라는 오해가 적잖다.간혹 제품을 도포한 부분에 홍반(발적)이나 탈모가 생기기도 한다. 하지만 이는 사람이 특정 화장품에 트러블이 생기는 정도의 문제고 발생률도 매우 낮다. 이 경우 다른 제품을 사용하면 문제가 해결된다.
심장사상충은 모기에 의해 감염되므로 예방을 꼭 추천한다. 이와 관련해 ‘고양이는 개보다 감염이 잘 안 되지 않나’ 또는 ‘모기가 없는 겨울에는 괜찮지 않나’라는 질문을 종종 받는데, 모기가 실내에 상주 가능한 우리나라에선 감염 가능성이 결코 0이 될 수 없다. 따라서 겨울철에도 심장사상충 예방은 반드시 필요하다. 또한 개와 달리 심장사상충에 감염된 고양이는 완벽한 치료가 불가능하며 만성 호흡기 질환을 앓을 수 있다는 점, 그리고 감염된 개체의 약 20%가 사망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간과할 문제가 아니다.
물론 우리 집 고양이가 전염성 질병에 걸리지 않을 확률이 훨씬 높다. 단, 그 확률이 0%가 아니고, 만에 하나 질병으로 고양이를 잃을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예방이 가장 현명한 방법이다. 홍역 백신이 자폐증을 유발할 수 있다는 막연한 불안감과 잘못된 정보로 유럽의 홍역 유행 사태가 발생한 적이 있다. 그와 같은 일이 고양이들에게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
고양이 전문 수의사인 김명철 백산동물병원 원장의 격주 칼럼 ‘세·모·고’가 시작됩니다. 고양이에 관한 모든 것을 전문가의 시선으로 전해드립니다. 고양이에 대한 궁금증을 ‘주간동아’(weeklydonga@naver.com)로 보내주시면 선별해 답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