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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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투자자 되려면 자신만의 확실한 투자법 있어야

[돈의 심리] 워런 버핏은 ‘사람들의 변치 않는 소비’에 주목

  • 최성락 경영학 박사

    입력2026-02-28 07: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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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식시장에서 장기투자자를 자임하는 사람은 많지만 실제로 장기투자를 하는 이는 드물다. GETTYIMAGES

    주식시장에서 장기투자자를 자임하는 사람은 많지만 실제로 장기투자를 하는 이는 드물다. GETTYIMAGES

    최근 장기투자를 한다고 얘기하는 한 투자자와 대화할 기회가 있었다. 그는 자신의 투자법을 이렇게 설명했다. 

    “장기투자를 할 때 매매 기준을 만들어야 한다. 특히 손절매는 중요하다. 30% 하락 시 매도, 40% 하락 시 매도 등 규칙을 정하고 실행해야 한다.” 

    그는 장기투자를 하려는 사람일 수는 있다. 본인 스스로는 장기투자자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진짜 장기투자자는 아니다. 주식이 30~40% 하락할 때 팔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오래 주식을 보유할 수 없다. 많은 기업의 1년간 주가를 보면 신고가와 신저가 사이에 30~40% 차이가 난다. 기업 펀더멘털이 특별히 달라지지 않아도 장기적으로 그 정도는 주가가 변동한다. 삼성전자도 2024년 가을 주가가 40% 넘게 떨어졌고, 엔비디아도 2024년 11월 148달러에서 지난해 4월 86달러 수준으로 40% 이상 폭락했다. 최고가에서 30~40% 떨어졌을 때 매도하는 규칙을 적용한다면 최고 우량주를 가지고 있더라도 2~3년을 버티기 힘들다.

    주가 반토막 견뎌야 장기투자

    진짜 장기투자자인 워런 버핏은 “보유한 주식이 50% 급락하는 것을 견뎌낼 자신이 없는 사람은 주식투자를 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50% 하락, 반토막 나는 정도로는 매도에 별 영향이 없어야 한다. 그래야 장기적으로 주식을 보유할 수 있고 장기투자자가 될 수 있다.

    손절매가 중요하다는 얘기를 이해할 수 없는 건 아니다. 모든 주식거래 책에서 손절매를 중요시한다. 손절매를 잘해야 주식시장에서 수익을 얻을 수 있다. 또는 다른 데서 아무리 주식투자를 잘해도 손절매를 못 하면 이익을 내기 힘들다는 것이다. 이렇게 손절매가 중요하다고 사방에서 얘기하니, 그도 손절매가 중요하다 생각하고 투자 원칙으로 내세우게 됐으리라. 하지만 손절매가 중요한 건 단기투자에서다. 장기투자에서는 그렇지 않다. 버핏의 말대로 반토막 정도는 받아들여야 한다. 70% 이상 하락한다면 그때쯤 손절매를 고려해도 될 것이다.



    손절매뿐 아니다. 투자법으로 일컬어지는 대다수 매수·매도 기준은 단기투자를 대상으로 한다. 유튜브나 증권 방송을 보면 대부분 차트를 띄워놓고 설명한다. 차트는 모두 단기를 대상으로 한다. 길어야 몇 개월이다. 버핏이 차트는 보지 않는다고 얘기한 건 괜히 그런 게 아니다. 장기투자자는 차트를 볼 필요가 없다. 아니, 봐서는 안 된다. 누가 봐도 폭락하는 모양의 차트일 때 이를 보고도 팔지 않고 버티는 건 힘들다. 차트 모양에 따라 매매할 게 아니라면, 아예 차트를 보지 않는 편이 장기투자에 유리하다. 

    거래량을 보는 것도, 트렌드를 체크하는 것도, 모멘텀을 알아내는 것도 모두 단기투자자가 대상이다. 폭등한 주식 따라잡기는 말할 것도 없이 단기매매법이다. 수익률이 몇% 이상이면 매도한다거나, 이동평균선이 아래로 향하면 매도한다거나, 음봉이 몇 개 나오면 매도해야 한다는 기준도 모두 단기투자 얘기다. 

    이런 수치에 개의치 않고 기업의 수익 모델이나 실적에 큰 문제가 없는 한 주식을 계속 보유하는 게 장기투자 방법이라고 얘기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회사가 멀쩡한데 주가가 40~50%씩이나 떨어지지는 않는다. 사업상 문제가 있다고 사람들이 판단하기 때문에 주가가 그렇게 하락하는 것이다. 버핏이 50% 급락을 견뎌내라고 한 건 단지 튼튼한 회사의 주가만 빠졌을 때 팔아선 안 된다는 얘기가 아니라, 주가 하락으로 기업에 대한 비관론이 퍼졌을 때 상관하지 않아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래서 주식시장에서 보통 말하는 매도 기준들을 장기투자에 적용하면 제대로 된 장기투자라고 할 수 없다. 그것들은 모두 단기투자에서 매매법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장기투자자가 될 수 있을까.

    대표적인 장기투자자인 워런 버핏은 “10년 이상 보유하지 않을 주식이라면 10분도 보유하지 마라”고 조언했다. 뉴시스

    대표적인 장기투자자인 워런 버핏은 “10년 이상 보유하지 않을 주식이라면 10분도 보유하지 마라”고 조언했다. 뉴시스

    버핏은 스스로 장기투자 기준을 만들었다

    장기투자자가 될 수 있는 방법은 두 가지다. 하나는 주식에 대해 전혀 모르고 별로 관심도 없는 경우다. 주식을 사기는 했는데 관심이 없으니 아무 생각 없이 그냥 보유하고만 있다. 시세를 확인하지도 않으니 주가가 폭락하든 말든 상관없고, 주식시장에서 이런저런 일이 벌어져도 별 관심을 갖지 않는다. 그러다 10년이 지나 계좌를 확인해보니 대박이 난 경우다. 한국에서 몇십 년 전 삼성전자 주식을 사서 묻어두고 있다가 큰 부자가 됐다는 이야기 같은 것이다.

    이런 경우는 장기투자로 크게 돈을 벌었지만, 투자자가 모델로 삼을 수 있는 사례는 아니다. 대개 주식으로 돈을 벌건 말건 별로 상관하지 않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다른 데서 충분한 수입을 얻고 있어 주식으로 돈을 벌 필요가 없는 경우다. 그러니 주식은 쳐다보지 않고 그냥 묻어두고 지낼 수 있다. 주식투자를 하는 사람은 이런 사례를 그냥 하나의 에피소드로만 받아들여야지, 여기서 뭘 배우려고 하거나 따라 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

    장기투자자가 될 수 있는 다른 하나의 방법은 자기 나름대로 투자 방법을 만드는 것이다. 주식 책에서 강조하는 매매법, 유튜브 등에서 소개하는 매매법 등을 무시하고 어떤 주식을 살지, 언제 이 주식을 팔지에 대한 매매법을 스스로 만들어야 한다. 

    대표적인 장기투자자인 버핏을 보자. 버핏이 주식을 사는 기준은 앞으로도 계속 변하지 않고 사람들이 소비하는 상품을 만드는 기업인지 여부다. 지금 아무리 잘나간다고 해도 장기적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는 기업은 사지 않는다. 지금은 삼성전자 반도체가 잘나간다. 그런데 10년 후에도 그럴까. 그랬으면 좋겠지만 확신을 가지기 어렵다. 그렇다면 버핏은 삼성전자 주식은 사지 않는다. 지금 사람들은 코카콜라를 마신다. 그러면 앞으로 10년 후에도 사람들은 코카콜라를 마실까. 사람들은 10년 후에도 코카콜라를 계속 마실 것이다. 또 사람들은 10년 후 사탕을 계속 먹을 것이고, 신용카드를 사용할 것이며, 보험을 구입할 것이다. 버핏은 이런 기준으로 기업을 고른다. 

    그리고 이렇게 구입한 주식은 기업이 이런 기준을 더는 충족하지 못할 때 매도한다. 정말로 세상이 변해서 사람들이 코카콜라를 마시지 않으면, 사탕을 먹지 않고, 보험에 가입하지 않으면 매도한다. 그런데 이런 건 정말 변하기 힘들다. 그러니 이 기준으로 매매하면 자연히 장기투자자가 된다.  

    버핏의 기준이 진실이라거나, 우리 모두 그의 기준을 따라가야 한다는 뜻이 아니다. 이런 식으로 자기 나름 매매 기준이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수많은 주식 책에서 강조하는 매매법이 아니라, 그런 것에 흔들리지 않는 자기 자신만의 매매 기준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장기투자자가 될 수 있다.

    기존 매매법에서 한 걸음 더

    주식시장에서 자신만의 투자법을 만들어 내려면 기존 매매법들을 이해하고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어야 한다. GETTYIAMGES

    주식시장에서 자신만의 투자법을 만들어 내려면 기존 매매법들을 이해하고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어야 한다. GETTYIAMGES

    그런데 매매법을 스스로 만드는 건 굉장히 어렵다.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려면 이미 존재하는 것을 많이 알아야 한다. 기존 매매법들을 알고 그 한계점을 파악한 다음, 한 걸음 더 나아가야 한다. 이건 주식시장에 오랫동안 몸담고 있었던 사람이 여러 매매법을 사용해본 다음에야 할 수 있는 일이다. 새로운 요리법을 만들어내는 사람은 오랫동안 요리를 해온 이들이다. 보통 사람들도 새로운 요리를 만들어낼 수는 있지만, 타인에게 돈을 받고 팔 수 있는 요리를 만들어내는 건 무리다. 마찬가지다. 보통 사람도 새로운 매매법을 만들어낼 수는 있지만, 수익을 내는 매매법을 만들어내는 건 무리다. 수익을 내는 새로운 매매법을 만드는 건 오랫동안 주식시장에서 시행착오를 겪어온 사람들이나 가능하다. 그중에서도 소수만이 특별한 매매법을 만들어낸다. 

    결국 장기투자자가 될 수 있는 이는 주식을 사놓기는 했지만 아예 주식시장을 모르고 관심을 두지 않는 사람, 아니면 오랫동안 주식을 하면서 기존 매매법의 문제점을 알고 자신만의 새로운 매매법을 만들어낸 사람이다. 전자든, 후자든 주식시장에서 드물 수밖에 없다. 장기투자자가 되고 싶은 사람은 많지만 실제 장기투자자가 드문 이유다.

    최성락 박사는… 서울대 국제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행정대학원에서 행정학 박사학위, 서울과학종합대학원에서 경영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동양미래대에서 경영학과 교수로 재직하다가 2021년 투자로 50억 원 자산을 만든 뒤 퇴직해 파이어족으로 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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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돈의 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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