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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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러코스터’에 연일 사이드카… 반도체 쏠림에 코스피 변동성 증폭

코스피 전체가 ‘삼전닉스’에 연동…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도 영향

  • 한지영 키움증권 투자전략팀 연구원

    입력2026-06-24 07: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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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한국 증시는 등락률이 +/-9%대에 달하는 극단적인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GETTYIMAGES

    최근 한국 증시는 등락률이 +/-9%대에 달하는 극단적인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GETTYIMAGES

    올해 한국 증시는 하루하루 다이내믹한 시기를 보내고 있다. ‘롤러코스피’라는 별명이 괜히 붙은 것이 아닌 셈이다. 서킷브레이커(거래 일시 중단)가 4회 발동됐고 사이드카는 한 주에도 몇 번씩 울렸다. 종가만 놓고 보면 상승이거나 완만한 조정인 날도 있었지만, 장중 주가 움직임을 보면 폭등락세를 연출하는 날이 많았다. 축구 경기에 빗대어 표현하자면 경기 결과는 0-0 혹은 1-1 무승부였으나 경기 내용은 그야말로 난타전이었던 것이다. 

    변동성, 주식 접고 떠나라는 신호 아냐

    그렇다면 이렇게 극단적인 변동성은 증시 고점을 예고하는 신호일까, 아니면 그간 주가가 올라온 속도가 과도했던 것에 대한 일시적인 반대급부 현상일까. 현 상황에서는 무엇보다 이 같은 역대급 변동성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널뛰기 장세의 본질을 이해하려면 코스피200 변동성 지수인 VKOSPI(한국형 공포지수)의 내재가치를 뜯어볼 필요가 있다. 코스피200의 미래 변동성을 측정하는 지표인 VKOSPI는 6월 중 91pt를 돌파하며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현재도 80~90pt대를 넘나들고 있다(그래프 참조). 2026년을 제외하고 직전 10년 동안 VKOSPI의 평균 레벨이 약 15~20pt였음을 감안하면 현재의 변동성이 어느 정도 높은지를 체감할 수 있을 것이다. 

    VKOSPI가 90pt에 육박할 때 이론상 산출되는 일간 예상 주가 등락률은 +/-5.7% 수준이다. 그러나 실제 현실에서 코스피가 보여준 등락률은 +/-9%대에 달했다. 실제 변동성이 잠재적 예상 변동성을 추월하는 기이한 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과거 금융위기나 코로나19 팬데믹 당시에도 실제 변동성이 치솟은 적은 있지만 대개는 VKOSPI가 역사적 평균 밴드인 15~25pt에 머물 때 기습적으로 나타난 발작이었다. 반면 이번 사태는 파생시장이 공포를 최고조로 반영했음에도 현물시장의 무질서한 움직임을 따라가지 못하는 것으로 해석하면 된다. 

    이 같은 무질서한 변동성은 펀더멘털이 무너지면서 나온 위기의 진폭이 아니라, 과속 진통에 가깝다. 반도체 이익 피크아웃도, 인공지능(AI) 수요 둔화도, 대형 외부 충격 임박도 아니기 때문이다. 진폭을 키운 방아쇠는 2가지다. 하나는 미국-이란의 종전 협상 혼란 및 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긴축 불안 등 매크로 불확실성, 다른 하나는 연초 이후 지수가 2배로 뛰는 동안 누적된 쏠림과 속도의 부담이다. 말하자면 한껏 높아진 시장 눈높이가 특정 이벤트를 빌미로 한꺼번에 차익실현에 나선 것에 가깝다. 실제로 6월 초 호실적을 발표한 브로드컴 주가가 연쇄 급락한 것도 이들의 AI 매출 전망이 잔뜩 부풀려진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펀더멘털이 아니라 기대치 문제였다. 



    그렇다면 왜 같은 매크로 환경에서도 한국 증시의 진폭이 유독 컸던 것일까. 미국이나 일본 증시와 비교해도 두드러지는 이 차이는 내부 구조에서 비롯된 바가 크다. 시장의 무게중심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종목에 극단적으로 쏠려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M7(엔비디아·애플·마이크로소프트·메타플랫폼스·아마존닷컴·알파벳·테슬라)이 S&P500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약 30%대 초반인 데 반해, 반도체 투톱의 전체 시가총액은 코스피의 절반을 넘어섰다. 코스피가 사실상 두 종목에 연동되면서 이들의 분 단위 등락이 지수 전체로 곧장 전이되는 구조가 만들어진 것이다. 여기에 증폭 장치가 더해졌다. 특정 종목의 등락을 2배로 키우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이 상장되면서다. 

    현물과 레버리지 자금이 소수 주도주에 집중되고, 선물·옵션 만기일과 초대형 기업공개(IPO) 같은 수급 이벤트가 겹치면 진폭은 더욱 거칠어진다. 상승 종목보다 하락 종목이 압도적으로 많은 날에도 지수가 오르는, 혹은 그 반대 장면이 빈번하게 연출되는 배경이 여기 있다. 현 변동성은 상당 부분 한국 증시 고유의 구조적 산물이며 이 구조가 지속되는 한 무질서한 가격 움직임을 일상처럼 받아들여야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익과 밸류에이션이라는 방향의 토대는 흔들리지 않았기에 변동성은 견뎌야 할 대상이지, 주식을 접고서 떠나라는 신호가 아니다. 

    주도주 비중 유지하되, 실적주 함께 담아야

    변동성과 싸우고 싶지 않을 때 가장 유혹적이지만 승률이 낮은 선택은 마켓 타이밍(시장 흐름을 예측해 매수·매도 타이밍 조절)이다. 실제 변동성이 예상 변동성을 추월하는 시장에서 단기 등락을 맞히겠다는 시도는 공포지수를 사고파는 파생시장 전문가들조차 진폭을 다 따라잡지 못한 게임에 맨손으로 뛰어드는 것과 같다. 

    따라서 실적 모멘텀이 우위에 있는 주도주 비중을 유지하되, 펀더멘털과 무관하게 소외됐던 실적주를 함께 담아야 한다. 예를 들면 한쪽에는 반도체, 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 등 AI 밸류체인주, 다른 한쪽에는 주주환원 매력이 훼손되지 않은 은행·증권 등 금융주, 수주잔고에 기반해 실적 가시성이 높은 방산주, 그리고 그간 과도하게 소외됐던 코스닥 상장주 등을 담는 방식이다. 

    동시에 시간도 분산해야 한다. 하루에도 수 %씩 출렁이는 장세에서 시초가나 종가에 진입해 베팅하는 것은 그 자체로 변동성에 베팅하는 일이 된다. 따라서 진입은 장중 전반에 걸쳐 넓게 분산하는 것이 좋다. 변동성이 큰 시장에서는 진입 타이밍이 아니라 진입 구간이 성과를 가른다. 이처럼 현기증이 날 정도로 빈번하게 변동성이 연출되는 증시에서는 종목을 나누고 시간을 나누는 ‘이중 분산 전략’이 투자자의 충격을 줄이는 대안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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