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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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고환율일 때 강세장 이어졌다… 외국인이 삼성전자·SK하이닉스 집중 매수

[김성효의 주식탐사대] 1997~1998년 외환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26년 코스피 강한 상승

  • 김성효 글로벌사이버대 재테크·자산관리학과 교수

    입력2026-06-19 07: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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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스피가 사상 처음 9000 선을 돌파한 6월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종가와 환율이 표시돼 있다. KB국민은행 제공

    코스피가 사상 처음 9000 선을 돌파한 6월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종가와 환율이 표시돼 있다. KB국민은행 제공

    원/달러 환율이 1500원을 넘어 1600원을 바라보고 있다. 시장에서는 위기론이 고개를 든다. 환율이 이 정도까지 올랐던 순간은 대개 한국 경제가 가장 힘들었던 시기와 겹쳤기 때문이다. 실제로 원/달러 환율이 처음 1500원을 넘어선 것은 1997년 외환위기 때다. IMF(국제통화기금) 구제금융 직후인 12월 24일 환율은 장중 1995원까지 치솟았다. 그렇다면 그 후 코스피는 어떻게 움직였을까. 역사는 의외의 답을 보여준다.

    역사가 반복한 반등 공식

    증시는 환율과 다른 길을 걸었다. 1997년 12월 350 선이던 코스피는 1998년 1월 31일 580 선까지 상승해 한 달 만에 수익률 65%를 기록했다. 이후에도 상승 흐름은 이어졌다. 1년 6개월 뒤인 1999년 7월 코스피는 마침내 1000 선을 돌파하며 저점 대비 180% 넘는 상승률을 기록했다. 나라가 무너진다는 말이 넘쳐나던 시기였지만, 코스피 투자자들은 단기로도, 장기로도 모두 좋은 수익률을 거둘 수 있었다.

    두 번째 사례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다. 리먼브라더스 파산 충격으로 금융시장이 흔들리던 2008년 11월 원/달러 환율은 다시 1500원을 넘어섰다. 당시에도 경제 비관론이 시장을 지배했다. 그러나 코스피는 환율 급등 직후 바닥을 다지기 시작했다. 2008년 11월 900 선까지 밀렸던 코스피는 두 달 뒤인 2009년 1월 1200 선을 회복했다. 수익률로는 약 35% 수준이다. 이후 상승세는 더욱 가팔라졌다. 같은 해 9월에는 1700 선을 돌파하며 80% 이상 올랐다.

    가장 최근 사례는 2026년이다. 미국-이란 전쟁 여파로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3월 23일 원/달러 환율이 1500원을 넘어섰다. 전쟁 초기였던 만큼 증시 전망도 부정적이었다. 그러나 결과는 정반대였다. 당시 5400 선이던 코스피는 6월 18일 9000 선을 돌파하며 급상승했다.

    세 사례를 놓고 보면 공통점이 드러난다. 원/달러 환율이 1500원을 돌파한 직후 시장 분위기는 늘 최악이었지만, 코스피는 오히려 강한 반등 국면에 진입했다는 점이다. 이제 관심은 한 가지다. 1998년과 2009년처럼 이번에도 1년 이상 이어지는 장기 상승장이 나타날 것인가 하는 점이다. 그 답은 앞으로 시장이 보여줄 것이다.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국내 기업의 수출 경쟁력이 상승해 무역수지가 개선된다. GETTYIMAGES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국내 기업의 수출 경쟁력이 상승해 무역수지가 개선된다. GETTYIMAGES

    외국인 돌아온 이유

    원/달러 환율이 1500원을 넘어서면 왜 코스피는 오를까. 가장 먼저 떠올릴 수 있는 원인은 수출 경쟁력이다. 환율이 상승하면 한국 기업의 제품 가격 경쟁력이 높아진다. 수출은 늘고 수입은 줄어들면서 무역수지가 개선된다. 1997년 한국 무역수지는 84억5000만 달러(약 12조8000억 원) 적자였지만, 1998년에는 390억 달러(약 60조 원)가 넘는 사상 최대 흑자를 기록했다. 국가 전체 수익성이 급격히 개선된 셈이다.

    2009년에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났다. 2008년 133억 달러(약 20조 원) 적자였던 무역수지는 2009년 404억 달러(약 61조 원) 흑자로 돌아섰다. 한국 경제를 하나의 기업으로 본다면 무역수지는 영업이익과 비슷한 개념이다. 실적이 급격히 좋아지는데 주가가 오르지 않는 것이 오히려 이상한 일이다. 특히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기업은 수출 비중이 높다. 환율 상승이 기업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고, 이는 다시 지수 상승으로 연결되는 흐름이 반복돼왔다.

    외국인 자금 유입도 중요한 변수다. 환율이 급등한 뒤 안정 국면에 접어들면 외국인투자자는 주가 상승뿐 아니라 환차익까지 기대할 수 있다. 1998년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34거래일 연속 순매수라는 기록을 세웠다. 당시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한국 증시에 유입된 외국인 순매수 규모는 50조 원에 달했다. 이 기록은 이후 15년 동안 깨지지 않았다. 2009년 역시 마찬가지였다. 외국인은 한 해 동안 32조 원 넘는 주식을 순매수했다. 이전까지 연간 최대 순매수 기록이던 13조7000억 원을 2배 이상 뛰어넘는 규모였다.

    흥미로운 점은 외국인 자금이 들어올 때마다 주도주에 집중됐다는 사실이다. 2009년 외국인이 가장 적극적으로 매수한 업종은 반도체였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9조 원 넘는 자금이 몰렸다.

    결국 역사적으로 원/달러 환율이 1500원을 넘어선 이후에는 비슷한 흐름이 반복됐다. 환율 급등→수출 경쟁력 개선→무역수지 흑자 확대→외국인 자금 유입→주도주 강세라는 연결고리다. 이 패턴을 이해하는 사람은 위기 속에서도 기회를 찾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은 공포에 휩쓸리기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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