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9년생은 61세, 1973년생은 65세… 與 ‘65세 정년’ 로드맵 공개

청년층 “2030은 멸망하란 이야기냐”… 일자리 갈등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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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경진 기자

    zzin@donga.com

    입력2026-06-18 07: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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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불어민주당 ‘회복과 성장을 위한 정년연장특별위원회’가 4월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현장 노동자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뉴스1

    더불어민주당 ‘회복과 성장을 위한 정년연장특별위원회’가 4월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현장 노동자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뉴스1

    “안 그래도 청년 취업이 어려운데 정년까지 연장하면 2030은 멸망하는 거 아닌가. 정년 연장 얘기가 나올 때마다 무섭다.”

    6월 15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자신을 20대 후반이라고 밝힌 한 남성이 쓴 글이다. 이 남성은 “취업을 포기한 ‘쉬었음 청년’이 많고 지난해 구직자 인당 일자리가 0.36개인 상황에서 정년이 연장되면 청년층의 어려움은 더 심해질 것”이라면서 정년 연장에 우려를 나타냈다.

    1969년생부터 정년 느는 민주당 로드맵

    최근 더불어민주당 ‘회복과 성장을 위한 정년연장특별위원회’(정년특위)가 현재 60세인 법정 정년을 2037년까지 65세로 늘리는 방안을 추진한다는 소식이 알려졌다. 이를 두고 청년층과 노동계, 재계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민주당 정년특위는 정년을 2029년 61세로 연장한 뒤 2년마다 1세씩 늘려 8년 뒤인 2037년 65세로 상향하기로 뜻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2029년 60세가 되는 1969년생부터 적용 대상이 될 전망이다. 우선 퇴직한 뒤 기존 직장에서 새로운 근로계약을 맺는 ‘퇴직 후 재고용’ 의무 대상도 2028년 61세, 2029년 62세를 거쳐 2031년 63세, 2033년 64세, 2035년 65세로 늘려나갈 계획이다. 희망하는 사람을 재고용하되, 건강상 이유 등 직무 수행에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경우는 제외하도록 장치를 마련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정년 연장에 따른 재계 부담을 고려해 정년 연장 대상자에 대한 근로 시간 조정과 임금체계 개편 조치 등을 한시적으로 허용하도록 취업규칙 특례 규정도 변경하기로 했다.

    앞서 정년특위는 △2028년부터 2년마다 1세씩 연장해 2036년 65세 도달 △2029년부터 2~3년 주기로 연장해 2039년 65세 도달 △2029년부터 3년 주기로 연장해 2041년 65세 도달 등 3가지 방안을 노동계와 재계에 제시한 바 있다. 하지만 노동계는 연금 수급 공백이 줄도록 2027년부터 정년을 63세로 연장해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반면 재계는 재고용 제도를 먼저 시행한 후 2030년부터 정년 연장을 시작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해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노동계는 즉각 정년을 연장해야 한다는 주장을 유지하고 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과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은 6월 16일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법정 정년을 2029년부터 61세로 올리고 2037년 65세를 달성하는 정년특위 안대로라면 시행 시기가 지나치게 늦어져 1967년생, 1968년생 등 정년 앞 세대의 소득 공백 문제가 심각하게 남을 수밖에 없다”며 “65세 정년 연장 입법을 즉각 처리해야 한다”고 밝혔다. 재계 역시 정년특위 방안의 기업 부담 완화 장치가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다. 정년특위는 노동계, 재계, 정부와 세부 논의를 거쳐 이달 말 최종안을 확정 발표한다는 방침이다.

    정년 연장 논의가 본격화한 것은 국민연금 수급 연령이 상향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국민연금 수급 개시 연령은 1952년생까지는 60세, 1953~1956년생은 61세, 1957~1960년생은 62세, 1961~1964년생은 63세, 1965~1968년생은 64세, 1969년 이후 출생자는 65세다. 현 60세 법정 정년이 바뀌지 않는다면 1969년생부터는 60세에 은퇴한 후 5년간 소득 공백이 생기는 것이다.

    이에 법정 정년을 65세로 연장해야 한다는 국민적 공감대가 이뤄졌다. 한국노총이 여론조사기관 마크로밀엠브레인에 의뢰해 전국 만 20~69세 1000명을 대상으로 5월 27~28일 실시한 ‘법정 정년 연장에 대한 대국민 인식조사’에 따르면 88.3%가 법정 정년을 65세로 단계적 연장하는 것에 찬성했다. 전 연령대에서 찬성 의견이 높은 가운데 특히 40대(90.6%)와 50대(89.3%)에서 찬성 답변이 많았다.

    2030 “청년 고용 대책 선행돼야”

    한편 정년 연장에 따른 청년 일자리 잠식 우려도 적지 않다. 같은 조사에서 20~30대의 36.0%가 ‘청년 일자리 잠식 우려가 크므로 청년 고용 대책이 선행돼야 한다’고 응답했다. 40∼60대에서 ‘중장년층과 청년층 직무가 서로 달라 잠식 우려가 크지 않다’(42.7%)는 응답이 높았던 것과 상반된다. 한국은행이 지난해 발표한 ‘초고령사회와 고령층 계속근로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고령 근로자가 1명 늘어날 때 청년 근로자는 0.4∼1.5명 줄어든다.

    강성진 한국경제학회장은 “일본은 저출산이 오래전부터 이어지다 보니 노동 시장에 진입하는 청년 수가 줄어들어 정년 연장에 따른 청년 고용 불안 문제가 덜했지만, 아직 한국은 출생아 수가 20만 명대로 떨어진 게 10년도 되지 않아 향후 15년간은 청년 고용 불안이 계속될 것”이라면서 “기업이 임금피크제를 광범위하게 사용해 정년을 연장하는 등 방안을 찾는다면 청년 일자리 잠식을 줄이고 노사 합의점도 찾을 수 있다”고 밝혔다. 

    김세익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년 연장이 현실적으로 작동하려면 임금체계 개편이 필요한데 노사 간 합의가 쉽지 않다”며 “정부와 국회가 단순히 취업규칙 특례 규정 변경 등을 통해 임금체계 개편을 추진할 수 있는 제도적 통로를 열어주는 것을 넘어, 제도 개편에 선행해 노사가 실질적 합의에 도달하도록 적극 중재하고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년을 일률적으로 연장하기보다 퇴직 후 재고용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고령 근로자에게는 계속 고용 기회를 주는 동시에, 기업의 부담을 줄이고 청년 고용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완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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