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X 한 주도 못 받은 미래에셋… 투자자 원성 봇물

투자자들 “허위광고로 현혹” 반발… 금융당국 경위 파악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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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한경 기자

    hklee9@donga.com

    입력2026-06-18 07: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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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의 케네디우주센터에 위치한 한 건물에 스페이스X 로고가 붙어 있다. 뉴시스

    미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의 케네디우주센터에 위치한 한 건물에 스페이스X 로고가 붙어 있다. 뉴시스

    “이번 스페이스X 즉시 편입 사기!!! 이런 역대급 사기를 치고는 공지 하나 없는… 욕이 아깝다.” “월요일 아침 보유 내역에 스페이스X 25% 없기만 해봐라. 금감원 신고 들어갈 거다. 허위광고에 따른 투자자 현혹으로.” 

    미국 우주기업 스페이스X가 사상 최대 규모 기업공개(IPO)에 성공한 가운데 국내에서는 공모주 인수단에 유일하게 참여했던 미래에셋증권이 단 한 주도 배정받지 못하면서 후폭풍이 거세다. 특히 미래에셋증권으로부터 스페이스X 물량을 받아 공모가에 편입하겠다고 홍보했던 한국투자신탁운용의 우주항공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한 사람들 사이에서 원성이 터져 나오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6월 12일(현지 시간) 진행된 스페이스X 공모주 배정에서 국내 고객에게 판매할 수 있는 물량을 배정받지 못했다. 당초 스페이스X 측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투자설명서에 보통주 231만4815주(전체 물량의 0.4%)를 미래에셋증권에 배정한다는 내용을 기재했다. 공모가(135달러) 기준으로 3억1250만 달러(약 4733억4000만 원)에 달하는 규모였다. 

    한국투신 ETF, 공모가 편입 홍보

    하지만 스페이스X가 나스닥에 상장되기 5시간 전 상황이 급변했다. IPO 대표 주관사 골드만삭스가 최종 배정 과정에서 미국 본토 기관 수요가 많다는 이유로 미래에셋증권에 배정된 물량 전체를 삭감한 뒤 이를 일방적으로 통보한 것이다. 이에 미래에셋증권은 국내 자산운용사를 비롯한 기관 청약 투자자들에게 6월 13일 새벽 2시쯤 배정 무산을 최종 통보하고 증거금을 환불했다. 

    피해는 고스란히 투자자들에게 돌아갔다. 공모 투자자들은 청약증거금 납입 후 13일 새벽까지 총 5억 달러(약 7572억5000만 원)가 묶였는데, 그사이 원/달러 환율이 내리면서 환차손만 200억 원에 달하는 손해를 입었다. 다만 시장에서는 이번 청약이 전문투자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만큼 법적 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한다. 미래에셋증권 측도 “SEC 공시 수량은 실제 물량과 다르며 사전에 배정이 없을 수 있다는 점을 안내했다”는 입장이다.



    개미들도 피해를 입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이 자사의 ‘ACE 미국우주테크액티브’ ETF를 홍보하면서 스페이스X를 공모가에 최대 25%까지 편입하겠다고 알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래에셋증권이 공모주를 배정받지 못하면서 스페이스X를 공모가보다 비싼 가격에 장중 매수해야 했다.

    일각에선 이번 사태를 두고 국내 금융사들의 글로벌 자본시장 내 한계가 드러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초대형 투자은행(IB)을 지향하며 외형을 키우고 있지만, 글로벌 무대에서 영향력을 발휘하기엔 역부족이라는 것이다. 서은숙 상명대 경제금융학부 교수는 자기자본이 골드만삭스는 160조 원, 미즈호증권은 100조 원, 미래에셋증권은 10조 원인 점을 지적하면서 “초과 수요 발생 시 자본력이 적으면 의미 있는 물량 확보가 구조적으로 어렵다”고 공개적으로 의견을 내놓았다. 또한 “해외 경쟁력이 부족했던 점, 원/달러 환율 변동성 등이 IB 선호도를 일시적으로 떨어뜨린 요인으로 작용했을 개연성도 크다”고 덧붙였다. 

    금융감독원(금감원)도 경위 파악에 나섰다. 금감원은 현재 검사 기한을 정하지 않고 이번 사태와 관련된 미래에셋증권의 투자자 보호 문제를 전반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특히 대표 주관사의 최종 배정 과정에서 공모주 물량이 바뀔 가능성이 큰 상황이었음에도 미래에셋증권이 일찌감치 적극 홍보에 나섰다는 점에 주목한다.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은 4월 한 인터뷰에서 향후 배정받을 스페이스X 공모주 물량이 상당 규모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힌 바 있다. 

    “장기 성장성 인정하지만 신중한 접근”

    미래에셋증권은 스페이스X 사전청약에 참여한 국내 전문투자자들에게 공식 사과하고, 금전적 보상을 검토 중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김미섭·허선호 미래에셋증권 부회장은 6월 15일 문자메시지를 통해 “이번 결정에 대한 경위를 상세히 파악하고 있다”며 “추가적으로 확인되는 내용과 금전적 보상을 포함해 고객 신뢰를 회복하는 데 필요한 방안을 다각적으로 검토한 뒤 신속하게 안내해드리겠다”고 전했다.

    스페이스X 공모주 미배정 여파가 계속되는 상황에서도 국내 자산운용사들은 자사의 우주항공 ETF에 스페이스X를 속속 편입하고 있다. 6월 17일 기준  ‘ACE 미국우주테크액티브’(30.97%),  ‘KODEX 미국우주항공’(28.06%), ‘SOL 미국우주항공TOP10’(27.55%), ‘KIWOOM 미국우주데이터센터인프라’(27.32%), ‘TIGER 미국우주테크’(25.18%), ‘TIME 글로벌우주테크&방산액티브’(4.55%) 등이 스페이스X를 담고 있다. 

    사상 최대 규모로 상장된 스페이스X 주가는 6월 16일(현지 시간) 장중 220달러(약 33만 원)를 넘어서며 공모가 대비 62% 이상 급등한 수준에서 거래됐다(그래프 참조). 미국 CNBC 방송은 “이는 세계 최대 클라우드 기업 아마존이 5년에 걸쳐 이뤄낸 상승률 45%를 단 3거래일 만에 훌쩍 넘어선 것”이라고 보도했다. 회사 시가총액 또한 2조6500억 달러(약 4013조6900억 원)를 기록하며 아마존을 앞선 5위에 올랐다.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스페이스X의 장기 성장성은 인정하면서도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조승빈 대신증권 연구원은 “스페이스X는 과도한 밸류에이션, 높은 시장 기대치, 향후 목표 실적 달성 가능성 등 불확실성 요인으로 주가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하다”며 “주가 변동성 확대 국면을 활용해 주가 조정 시 분할매수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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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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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주간동아 이한경 기자입니다. 관심 분야인 거시경제, 부동산, 재테크 등에 관한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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