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397

..

“보고 싶었어요 엄마” AI로 돌아온 고 박인철 공군 소령

[Who’s Who] 父子 모두 비행 훈련 중 순직… “원하는 일 해 여한 없다”

  • reporterImage

    최진렬 기자

    display@donga.com

    입력2023-07-07 16:31:15

  • 글자크기 설정 닫기
    고 박인철 소령을 복원한 가상인간(왼쪽)과 그의 어머니 이준신 보훈휴양원장의 만남이 7월 5일 유튜브 채널 국방 NEWS를 통해 공개됐다. [국방부 제공]

    고 박인철 소령을 복원한 가상인간(왼쪽)과 그의 어머니 이준신 보훈휴양원장의 만남이 7월 5일 유튜브 채널 국방 NEWS를 통해 공개됐다. [국방부 제공]

    “엄마 인철이요. 보고 싶었어요 엄마.”

    조종사 복장을 한 고 박인철 소령(공사 52기)이 스크린 안에서 그의 어머니 이준신 보훈휴양원장에게 인사를 건넸다. 인사를 받은 이 씨는 참아왔던 눈물을 쏟았다. 16년 만의 모자 상봉이었다. 공군 제20전투비행단 소속의 KF-16 전투기 조종사였던 박 소령은 2007년 7월 서해 상공에서 야간 비행 중 순직했다. 향년 27세였다. 7월 5일 국방홍보원이 영상을 공개한 모자의 만남은 국방부가 인공지능(AI) 기술을 통해 박 소령을 가상인간으로 복원해 이뤄졌다.

    박 소령은 1984년 3월 F-4E를 몰고 팀스피릿 훈련에 참여했다가 순직한 고 박명렬 소령(공사 26기)의 아들이다. 뒤늦게 순직 이야기를 들은 7살의 박 소령은 “엄마 순직이 뭐야”라고 물었고, 이 씨는 “멀리 공부하러 떠났다는 뜻이야”라고 답해줬다. 당시만 해도 아들 역시 아버지를 따라 조종사의 길을 걷게 될 줄 몰랐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박 소령이 “아버지처럼 공군사관학교에 가겠다”고 알렸을 때 가슴이 철렁한 이유다. ‘공군사관학교(공사)에 가더라도 조종사 말고 교수가 돼라’는 조건을 달았지만 끝내 아들은 조종사의 길을 걸었다.

    최근 만남에서 박 소령과 이 씨는 서로를 걱정하는 모습을 보이며 주변 사람들의 눈시울을 붉게 만들었다. 박 소령은 “조종사가 되는 걸 많이 말리셨지만 원하던 일을 해내 여한이 없다”고 말하면서도 “엄마 말씀을 따르지 못해서 정말 죄송하다”고 덧붙였다. 이 씨는 아들에게 “정말 한 가지 후회되는 것이 있다면 그때 적당히 너에게 져서 그 길을 가게 한 것”이라며 눈물을 훔쳤다. 박 소령은 “속상해하지 않으셨으면 좋겠다”며 위로를 건냈다. 이어 “제 소원은 엄마가 건강하고 행복하게 지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 소령은 공사 동기였던 김상훈‧이두원 중령과도 대화를 나눴다. 세 사람은 생도 시절 삼총사로 불렸을 만큼 막역한 사이였다. 두 사람은 박 소령의 여동생이 결혼할 때도 오빠의 자리를 대신했다.



    박 소령과 그의 아버지는 국립서울현충원의 ‘부자의 묘’에 나란히 안치됐다. 박 소령의 경우 시신을 바다에서 찾지 못해 미리 잘라뒀던 머리카락을 대신 묻었다. 충북 청주시 공군사관학교에는 두 사람이 각각 전투기와 한 몸으로 표현된 ‘기인동체’ 흉상도 세워져있다.

    이번 프로젝트는 ‘조국을 위해 희생하신 분들을 기억하는 것은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가 해야 할 일’이라는 주제로 6개월 동안 진행됐다. 국방부가 순직한 장병을 복원한 첫 사례다. 국방부 관계자는 “임무 중 전사하거나 순직한 장병의 유가족을 위로하고 호국영웅의 숭고한 희생에 예우를 표할 방법을 고민하면서 이번 프로젝트를 기획하게 됐다”고 밝혔다.



    최진렬 기자

    최진렬 기자

    안녕하세요. 주간동아 최진렬 기자입니다. 산업계 이슈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결별 수순 맞은 75년간 동업 고려아연-영풍

    [영상] 조정훈 “국힘 찍는 건 멋없어 보인다는 얘기에 가슴 아파”

    댓글 0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