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왼쪽),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예비후보가 2월 23일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서울시장 예비후보 3차 맞수토론에 참석해 주먹인사를 하고 있다. [뉴스1]
오 후보가 2월 18일 ‘주간동아’ 인터뷰에서 “나 후보는 강경보수를 표방한다”며 “지난해 총선은 황교안·나경원 투톱이 운영한 기간에 대한 평가였다. 참패로 끝났다. 국민은 강경보수의 등장을 기다리지 않는다”고 비판하며 논쟁이 시작됐다.
나 후보는 즉시 “광장에라도 나서지 않으면 (정권의) 오만한 독주를 막을 길이 없는 야당의 절박함을 그저 ‘강경보수’라는 간단한 단어로 규정할 수 있느냐”며 “오 후보는 시장직 사퇴라는 초유의 강 대 강 대결 정치를 보였다. 이런 극단적 선택을 보여준 오 후보야말로 전형적 강경보수”라고 했다.
두 후보는 2월 22일 MBC 100분 토론에서도 같은 주제로 설전을 벌였다. 나 후보가 먼저 “원내대표 시절 강경투쟁을 했다고 하는데, 나는 원내대표로서 책임을 다한 것”이라고 말했다. 오 후보는 “강경보수를 (내가) 규정한 게 아니라 본인 스스로가 노선을 (그렇게) 정하지 않았느냐”고 되물었다. 나 후보가 1월 17일 페이스북에서 ‘좌파가 짬뽕을 만든다면 우파는 짜장면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 걸 꼬집은 것이다. 나 후보는 2월 1일 주간동아 인터뷰에서도 “중도 이념은 없다”며 “전보다 우파 이념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짜장면 발언’ 이후 국민의힘 서울시장 예비후보들은 선두로 치고 나선 나 후보를 집중 공격하고 있다. 조은희 후보는 2월 22일 주간동아 인터뷰에서 “나 후보는 우파 짜장면을 만들어 서울시민이 많이 찾게 하겠다고 한다. 10년 전 짜장면으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오신환 후보도 2월 16일 합동토론회에서 “강경보수 깃발을 들고는 승리하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나 후보는 “내가 왜 가장 오른쪽에 있는 사람이냐. 오히려 중간에 가까운 사람”이라고 맞받았다.
나 후보는 최종후보 선출을 앞두고 외연 확장에 주력하고 있다. 노무현 정부 출신 진대제 전 정보통신부 장관을 영입했다. 무소속 금태섭 후보, 시대전환 조정훈 후보와도 접촉했다.
유창선 시사평론가는 “강경보수 논쟁은 일종의 노선 투쟁이다. 후보 간 음해성 공격이나 진흙탕 싸움과는 결이 다르다. 본선에 대비해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한 번은 거쳐야 할 사안”이라며 “당내 여론에서는 나 후보가 앞서지만 중도를 강조하는 오 후보가 시민 여론조사에서 뒤집을 가능성 또한 적잖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3월 2일부터 이틀간 여론조사를 거쳐 4일 최종후보를 선출한다.
최진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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