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부터 난관이다. ‘곳간’에서 돈을 꺼내는 것부터가 쉽지 않다. 이명박 정부가 사활을 걸고 추진하는 ‘4대강 살리기 사업’(이하 4대강 사업)의 내년도 예산 규모에 대해 야당 의원들의 반발이 거세다. 한동안 예산안 심사 자체를 거부하던 야당 의원들이 한 발 물러서 심의에 나서긴 했지만 쉽게 통과시켜줄 리 만무하다.
여론도 좋지 않다. 4대강 사업에 대한 각종 여론조사에서 찬성보다 반대 또는 유보 쪽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사업 주무부처인 국토해양부(이하 국토부) 4대강 살리기 추진본부(본부장 심명필)가 일요일인 11월22일 착공식을 갖고 본격적인 공사에 착수했지만, 여전히 험로(險路)가 예상되는 이유다.
정부가 4대강 사업을 밀어붙이는 솔직한 이유는 뭘까. 그것도 3년이라는 짧은 기간에. 그리고 그게 정말 가능한 일일까. 이 같은 궁금증을 해소하고, 야당과 시민사회단체에서 제기하는 각종 문제점에 대한 정부 측의 설명을 듣기 위해 11월25일 오후 경기도 과천 정부종합청사 추진본부장실에서 심명필 본부장(사진)을 만났다. 심 본부장은 먼저 4대강 사업이 여야를 둘러싼 정치적 쟁점으로 번지는 것에 대해 매우 당혹스러워했다.
“7개월 전까지만 해도 대학(인하대 대학원장)에 있었다. 그때 4대강 사업에 대해 개발주의자들과 환경보전주의자들 사이에 논란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같은 사안도 보는 관점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논란이 있고, 지금도 진행 중이다. 하지만 생각만큼 문제가 있는 건 아니다. 국내에 수자원 전문가들이 수천명이다. 이들 가운데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은 얼마 안 된다. 상당수 전문가들이 이미 자문위원으로 들어와 머리를 맞대고 일하고 있다. 몇 년 뒤면 그 결과가 뻔히 다 드러날 텐데, 정부가 엉터리로 일을 추진하겠는가. 그런데 정치적 쟁점이 되면서 야당이 예산조차 심의하지 않겠다고 할 줄은 몰랐다. 정치적 쟁점이 되면 내용도 잘 모르고 반대하는 사람이 많아진다. 그 점이 가장 우려되는 부분이다.”
“내용도 모르고 반대, 가장 우려”
수조원대의 대규모 국책사업인데도 예비타당성 조사를 제대로 하지 않은 것은 법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있다.
“예비타당성 조사를 안 하는 게 아니다. 생태하천, 자전거길, 댐 등 국토부 소관 12개 사업(1조9000억원)에 대해서는 현재 조사가 진행 중이다. 단, 4대강 사업에 대한 조사를 모두 다 하는 것은 아니다. 국가안보, 수질개선, 재해예방 등 예비타당성 조사의 실익이 없는 사업에 한해서는 조사를 하지 않는다. 이런 사업은 경제성을 따질 수 없지 않은가. 법적으로도 문제가 없다.”
4대강 사업에 대한 예비타당성 조사를 피하기 위해 지난 3월 관련 법규인 국가재정법 시행령을 개정한 것 아닌가.
“왜 3월에 시행령을 개정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바꾸기 전의 시행령을 적용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 기존 시행령에는 ‘그 밖에 재해복구 등 예비타당성의 실익이 없는 사업’이라고 돼 있었다. 수질개선이나 재해예방 등은 사업타당성의 실익이 없는 사업 아닌가. 개정안은 ‘재해예방’을 포함해 ‘복구지원’ ‘시설 안전성 확보’ 등 좀더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있을 뿐이다.”
사전 환경성 검토와 환경영향평가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이 있다.
“4대강 사업에 대한 환경영향평가는 마스터플랜 수립에 착수한 지난해 12월 이전부터 진행해왔다. 유역종합치수계획, 하천정비를 위한 하천기본계획 등 그동안 많은 조사가 있었다. 그 조사 내용을 이용하면 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 2~3년씩 조사할 필요가 없다. 반년 이내에도 가능하다. 또한 해당 지방환경청에 각계 전문가로 구성된 환경평가단을 구성한 뒤 계획 수립 초기부터 평가서 작성과 협의까지 전 과정에 걸쳐 환경성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으며, 추가적인 대책까지 수립해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
현 정부의 임기 중에 끝내기 위해 너무 서두르는 건 아닌지.
“기본적으로 하천사업은 짧은 기간에 마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도로는 부분적으로 해도 상관없다. 그러나 하천은 그게 안 된다. 상·하류를 구분할 수가 없다. 또 하천 공사는 홍수 위험을 안고 진행해야 한다. 그래서 계획도, 공사도 되도록 짧은 기간 안에 끝내야 한다.”
4대강을 동시에 진행하지 않고, 강 하나씩 해가면서 발생하는 오류를 수정해나가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고 보지 않나.
“그렇게 할 수도 있지만, 지금 4대강은 다 심각하다. 어느 강부터 하느냐가 더 큰 문제가 될 수도 있다. 여기에 침체된 경기를 활성화하기 위한 측면이 반영됐다.”
4대강 주변이 삶의 터전인 농부와 어부들의 의견 수렴은 제대로 이뤄졌나.
“하천 부지는 거의 다 국유지다. 대부분의 농민이 정부로부터 점용 허가를 받아 이곳에서 수십 년 동안 합법적으로 농사를 지었지만, 따지고 보면 개인을 위한 것이었다. 면적으로 따지면 5000만평 정도 된다. 비닐하우스는 2만8000동이 조금 못 되는 것으로 안다. 이제는 다수의 이익을 위해 소수가 이해를 해야 한다. 그동안 이곳에서 지은 농사가 수질오염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이들 농민에게 지난 2년 동안 평균 수확량만큼 보상을 해주고 있다. 어업권에 대해서는 실제 피해상황을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에 피해가 발생하면 그때 가서 보상해줄 계획이다.”
4대강 전 지역에서 동시에 공사가 진행되면 식수 대란이 일어날 우려가 크다.
“공사 중 탁수 발생을 최소화하기 위해 흡입식 준설선을 이용하고, 가물막이와 오탁방지막 등 여러 방법을 계획하고 있다. 환경부가 만든 ‘수질오염 종합방제센터’가 이 기능을 맡을 것이다. 사고가 발생했을 때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한 방제 매뉴얼도 배포하기로 했다.”
습지가 사라질 경우 예상되는 환경생태계 파괴를 최소화하기 위해 어떤 대안을 갖고 있나.
“기존 습지는 물에 잠기면서 없어질 것이다. 하지만 하천의 늪은 우포늪 같은 습지가 아니다. 대체습지나 서식지를 만드는 것이 별로 어렵지 않다. 보호종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이 현장을 조사해 계획을 세우고 있다. 멸종 위기 어류를 복원하기 위한 작업도 동시에 진행 중이다. 장기적으로 4대강의 생태계는 지금보다 분명히 나아질 것이다.”
발표할 때마다 예산이 늘고 있다. 지난해 12월 사업초안을 발표할 때 13조9000억원이던 것이 올해 6월에는 22조2000억원, 최근 국정감사에서는 24조3000억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앞으로도 더 늘어나는 것 아닌가.
“일부에서는 30조원까지 늘어날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10~20년 공사를 하다 보면 공사 변경 요인이 생기는 등 여러 이유로 예산이 더 들어갈 수 있다. 하지만 4대강 사업의 경우는 조금 예외다. 이 사업은 짧은 기간에 턴키공사 방식으로 진행하므로 예산이 크게 늘어나지 않을 것이다.”
3년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이 사업이 가능하겠나.
“기업의 임원들을 많이 만났다. 인력과 장비는 충분한지, 준설선이나 운송수단은 충분한지, 실질적으로 가능한지를 따져봤다. 충분히 할 수 있다. 공사 기간에 큰 홍수만 발생하지 않으면 문제없다. 4대강 95개 공구에서 동시에 진행되는데, 종합상황실에서 효율적이고 체계적으로 관리할 계획이다. 다만 성공적인 사업을 위해서는 국민의 이해와 지지가 무엇보다 필요하다.”
여론도 좋지 않다. 4대강 사업에 대한 각종 여론조사에서 찬성보다 반대 또는 유보 쪽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사업 주무부처인 국토해양부(이하 국토부) 4대강 살리기 추진본부(본부장 심명필)가 일요일인 11월22일 착공식을 갖고 본격적인 공사에 착수했지만, 여전히 험로(險路)가 예상되는 이유다.
정부가 4대강 사업을 밀어붙이는 솔직한 이유는 뭘까. 그것도 3년이라는 짧은 기간에. 그리고 그게 정말 가능한 일일까. 이 같은 궁금증을 해소하고, 야당과 시민사회단체에서 제기하는 각종 문제점에 대한 정부 측의 설명을 듣기 위해 11월25일 오후 경기도 과천 정부종합청사 추진본부장실에서 심명필 본부장(사진)을 만났다. 심 본부장은 먼저 4대강 사업이 여야를 둘러싼 정치적 쟁점으로 번지는 것에 대해 매우 당혹스러워했다.
“7개월 전까지만 해도 대학(인하대 대학원장)에 있었다. 그때 4대강 사업에 대해 개발주의자들과 환경보전주의자들 사이에 논란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같은 사안도 보는 관점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논란이 있고, 지금도 진행 중이다. 하지만 생각만큼 문제가 있는 건 아니다. 국내에 수자원 전문가들이 수천명이다. 이들 가운데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은 얼마 안 된다. 상당수 전문가들이 이미 자문위원으로 들어와 머리를 맞대고 일하고 있다. 몇 년 뒤면 그 결과가 뻔히 다 드러날 텐데, 정부가 엉터리로 일을 추진하겠는가. 그런데 정치적 쟁점이 되면서 야당이 예산조차 심의하지 않겠다고 할 줄은 몰랐다. 정치적 쟁점이 되면 내용도 잘 모르고 반대하는 사람이 많아진다. 그 점이 가장 우려되는 부분이다.”
“내용도 모르고 반대, 가장 우려”
수조원대의 대규모 국책사업인데도 예비타당성 조사를 제대로 하지 않은 것은 법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있다.
“예비타당성 조사를 안 하는 게 아니다. 생태하천, 자전거길, 댐 등 국토부 소관 12개 사업(1조9000억원)에 대해서는 현재 조사가 진행 중이다. 단, 4대강 사업에 대한 조사를 모두 다 하는 것은 아니다. 국가안보, 수질개선, 재해예방 등 예비타당성 조사의 실익이 없는 사업에 한해서는 조사를 하지 않는다. 이런 사업은 경제성을 따질 수 없지 않은가. 법적으로도 문제가 없다.”
4대강 사업에 대한 예비타당성 조사를 피하기 위해 지난 3월 관련 법규인 국가재정법 시행령을 개정한 것 아닌가.
“왜 3월에 시행령을 개정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바꾸기 전의 시행령을 적용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 기존 시행령에는 ‘그 밖에 재해복구 등 예비타당성의 실익이 없는 사업’이라고 돼 있었다. 수질개선이나 재해예방 등은 사업타당성의 실익이 없는 사업 아닌가. 개정안은 ‘재해예방’을 포함해 ‘복구지원’ ‘시설 안전성 확보’ 등 좀더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있을 뿐이다.”
사전 환경성 검토와 환경영향평가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이 있다.
“4대강 사업에 대한 환경영향평가는 마스터플랜 수립에 착수한 지난해 12월 이전부터 진행해왔다. 유역종합치수계획, 하천정비를 위한 하천기본계획 등 그동안 많은 조사가 있었다. 그 조사 내용을 이용하면 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 2~3년씩 조사할 필요가 없다. 반년 이내에도 가능하다. 또한 해당 지방환경청에 각계 전문가로 구성된 환경평가단을 구성한 뒤 계획 수립 초기부터 평가서 작성과 협의까지 전 과정에 걸쳐 환경성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으며, 추가적인 대책까지 수립해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
현 정부의 임기 중에 끝내기 위해 너무 서두르는 건 아닌지.
“기본적으로 하천사업은 짧은 기간에 마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도로는 부분적으로 해도 상관없다. 그러나 하천은 그게 안 된다. 상·하류를 구분할 수가 없다. 또 하천 공사는 홍수 위험을 안고 진행해야 한다. 그래서 계획도, 공사도 되도록 짧은 기간 안에 끝내야 한다.”
4대강을 동시에 진행하지 않고, 강 하나씩 해가면서 발생하는 오류를 수정해나가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고 보지 않나.
“그렇게 할 수도 있지만, 지금 4대강은 다 심각하다. 어느 강부터 하느냐가 더 큰 문제가 될 수도 있다. 여기에 침체된 경기를 활성화하기 위한 측면이 반영됐다.”
4대강 중 금강 제1공구 ‘금남보’ 건설 현장. 보 건설을 위한 물가림막 공사가 한창이다.
“하천 부지는 거의 다 국유지다. 대부분의 농민이 정부로부터 점용 허가를 받아 이곳에서 수십 년 동안 합법적으로 농사를 지었지만, 따지고 보면 개인을 위한 것이었다. 면적으로 따지면 5000만평 정도 된다. 비닐하우스는 2만8000동이 조금 못 되는 것으로 안다. 이제는 다수의 이익을 위해 소수가 이해를 해야 한다. 그동안 이곳에서 지은 농사가 수질오염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이들 농민에게 지난 2년 동안 평균 수확량만큼 보상을 해주고 있다. 어업권에 대해서는 실제 피해상황을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에 피해가 발생하면 그때 가서 보상해줄 계획이다.”
4대강 전 지역에서 동시에 공사가 진행되면 식수 대란이 일어날 우려가 크다.
“공사 중 탁수 발생을 최소화하기 위해 흡입식 준설선을 이용하고, 가물막이와 오탁방지막 등 여러 방법을 계획하고 있다. 환경부가 만든 ‘수질오염 종합방제센터’가 이 기능을 맡을 것이다. 사고가 발생했을 때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한 방제 매뉴얼도 배포하기로 했다.”
습지가 사라질 경우 예상되는 환경생태계 파괴를 최소화하기 위해 어떤 대안을 갖고 있나.
“기존 습지는 물에 잠기면서 없어질 것이다. 하지만 하천의 늪은 우포늪 같은 습지가 아니다. 대체습지나 서식지를 만드는 것이 별로 어렵지 않다. 보호종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이 현장을 조사해 계획을 세우고 있다. 멸종 위기 어류를 복원하기 위한 작업도 동시에 진행 중이다. 장기적으로 4대강의 생태계는 지금보다 분명히 나아질 것이다.”
발표할 때마다 예산이 늘고 있다. 지난해 12월 사업초안을 발표할 때 13조9000억원이던 것이 올해 6월에는 22조2000억원, 최근 국정감사에서는 24조3000억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앞으로도 더 늘어나는 것 아닌가.
“일부에서는 30조원까지 늘어날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10~20년 공사를 하다 보면 공사 변경 요인이 생기는 등 여러 이유로 예산이 더 들어갈 수 있다. 하지만 4대강 사업의 경우는 조금 예외다. 이 사업은 짧은 기간에 턴키공사 방식으로 진행하므로 예산이 크게 늘어나지 않을 것이다.”
3년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이 사업이 가능하겠나.
“기업의 임원들을 많이 만났다. 인력과 장비는 충분한지, 준설선이나 운송수단은 충분한지, 실질적으로 가능한지를 따져봤다. 충분히 할 수 있다. 공사 기간에 큰 홍수만 발생하지 않으면 문제없다. 4대강 95개 공구에서 동시에 진행되는데, 종합상황실에서 효율적이고 체계적으로 관리할 계획이다. 다만 성공적인 사업을 위해서는 국민의 이해와 지지가 무엇보다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