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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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혈병 앓는 보름이를 살리자

  • 정호재 기자 demian@donga.com

    입력2003-12-12 11:5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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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혈병 앓는 보름이를 살리자
    보름달처럼 환한 얼굴을 한 장보름군(생후 20개월·가운데).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살고 있는 장군은 아직 걸음마도 떼지 못했지만 앞으로 살 수 있는 기간이 3개월밖에 안 남았다. 희귀성 백혈병을 앓고 있는 보름이가 살 수 있는 유일한 길은 동종 조혈모세포(골수)를 이식받는 것. 그런데 미국과 한국에 등록된 10만명의 조혈모세포 샘플에서 적합한 골수 기증자를 찾지 못했다.

    다행히 미국 교민사회를 중심으로 시작된 ‘보름이 살리기 운동’이 태평양을 너머 한국으로 건너왔다. 지난 한 달간 총 8회에 걸쳐 벌어진 ‘골수기증운동’ 과정에서 무려 1300여명(미국 500명, 한국 800명)의 소중한 기증자들이 보름이를 돕기 위해 발벗고 나선 것. 이는 모든 백혈병 환자들에게 반가운 소식이다.

    천주교 장기기증운동 단체인 한마음한몸운동본부 이창하 간사는 “적어도 20만명의 유전자 샘플이 확보되어야 확률적으로 최선을 다했다는 것이 의학계의 정설”이라며 “우리나라는 아직도 이 같은 기반이 없는 후진국일 따름이다”고 아쉬워했다.

    미국은 350만명, 독일은 160만명, 타이완은 20만명의 조혈모세포 유전자 데이터를 관리하고 있어 아무리 희귀한 백혈병 환자라도 적합한 골수 기증자를 찾아낼 가능성이 충분하다. 그런데 우리는 기증자가 5만명에도 미치지 못하며, 심지어 예산 부족으로 최근 기증된 샘플은 검사조차 못하고 폐기 처분될 위기에 처했다. 보름이를 후원하는 모임(www.saveborum.org)은 현재 인터넷에서 뜨거운 생명운동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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