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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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청의 신화 ‘인간 신호등’

  • < 최영철 기자 > ftdog@donga.com

    입력2004-10-19 10:5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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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도청의 신화 ‘인간 신호등’
    “열차운행의 안전은 모두 그 사람 손에 달렸다고 봐야지요.”

    지난 5월 공업서기관으로 진급한 철도청 신호설비팀 김영태 팀장(53)에 대한 철도청 내부 평가다. 현장 작업반장 출신이 4급 서기관이 된 경우는 100년 철도 역사상 처음 있는 일.

    기차가 어디에서 서야 하는지, 앞 열차는 어디쯤 가고 있는지, 어디에서 선로를 바꿔야 하는지를 지정해 주는 신호설비는 열차 안전운행의 핵심. 신호체계가 한순간이라도 엉망이 되면 바로 대형사고로 이어지는 것은 불문가지.

    하지만 신호 관련 직종에 근무하는 소위 철도청 ‘신호인’들은 “그가 있는 한 신호 관련 사고는 있을 수 없다”고 장담한다. 그는 신호 설비 분야에서 곧 ‘신화’적 존재이기 때문이다.

    “사람이 손으로 흔드는 깃발신호에서 완목식 신호기, 전기신호기 시대를 거쳐 컴퓨터 신호체계에 이르기까지, 항상 그 현장에 있었던 그는 철도신호 역사의 산 증인입니다.”



    철도청 ‘신호인’들의 증언대로 그는 지난 69년 철도청에 발을 들여놓은 후 33년간 신호설비와 제어 쪽에서 일해온 정통 ‘신호맨’. 공고 출신인 그는 어려운 근무환경에서도 방송통신대를 졸업한 후 전기공학 석사 학위를 받았고, 그 어렵다는 철도신호기술사 자격증도 얻었다. 모두 열차 신호체계를 바로 세워보겠다는 일념에서였다.

    그는 애초 일반직으로 철도청에 들어왔으나 어찌 된 셈인지 기능직으로 발령받아 작은 역에 전기원으로 배치되면서 신호설비와 인연을 맺었다. 고장난 신호기를 수리하는 작업반장 역할을 하던 그는 그 후 30년 동안 기존 철도 신호체계에 첨단기술을 접목해 새로운 신호기를 개발한 것은 물론, 미국 일본 독일 등 철도 선진 8개국을 돌며 첨단 신호설비 기술을 벤치마킹해 고속철도의 신호설비 구축에도 참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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