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숙인들은 단순히 물질적으로 가난할 뿐 아니라, 항상 마음의 평화를 잃은 채 소외 속에서 고통받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이들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은 ‘공존’입니다.” 노실사 대표 문헌준씨(32)의 말이다. 노실사는 서울시내 103개 노숙자 쉼터(일명 희망의 집)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들이 주축이 된 단체. 올해 초부터 준비를 시작해 지난 10월 노숙자들이 함께 참여하는 조직으로 방향을 잡았다.
“애초에는 비정규직으로 일하는 쉼터 실무자들의 열악한 처우를 해결해 보자는 취지로 모였습니다. 일종의 노동조합에 가까웠던 셈이죠. 그러나 회의가 계속되다 보니 더 큰 문제를 고민하게 되더군요. 더 바람직한 노숙인 대책을 만들어가는 형태로 말입니다.”
아직까지는 실무자 중심의 단체에 가깝지만 앞으로는 말 그대로 노숙자들이 주축이 되는 사업을 벌여나갈 계획이라고. 문화제 프로그램에 노숙자들의 참여를 유도한 것 역시 그러한 노력의 일환이다.
노실사는 지난 10일부터 서울역 등지에서 ‘노숙인보호법’ 제정을 위한 서명운동을 벌였다. 앞으로도 노숙자에 대한 일관성 있는 정책과 체계적인 지원 등을 정부에 촉구해 나갈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