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가 “한국에서 왔냐?”고 물어 “그렇다”고 답하자, 그녀는 파일북을 하나 꺼내 보여주었다. 가게에 들른 사람들의 사인을 받아놓은 것이었는데 그곳에는 수십명의 한국 남자 연예인의 사인이 즐비했다. 내로라 하는 가수, 탤런트, 영화배우, 개그맨들의 이름을 찾아볼 수 있었는데 중요한 사실은 스크린에 얼굴 한번 내밀지 않은 가수 몇몇이 ‘Actor(액터) 아무개’라는 식으로 써놓았다는 사실이다.
더욱이 유행어 하나 제대로 만들지 못한 개그맨 한 명은 아예 ‘Movie Top Star’라고 적어놓아 실소를 머금을 수밖에 없었다. 물론 이 가게의 여종업원을 어찌해볼(?) 요량으로 뻥튀기를 했을지도 모르지만 어쨌든 스크린 스타를 희망하는 연예인들의 꿈을 엿볼 수 있는 기회였다. 영화배우 B도 프랑스 칸에서 웃지 못할 ‘뻥튀기’를 했는데, 현지에 있는 미모의 서양 여성들에게 ‘한국의 왕자’라고 소개해 주변 영화인들이 배꼽을 잡고 웃은 적이 있다.
한편 별일도 없으면서 해외 나들이가 잦은 여자 연예인도 있는데, 황수정과 함께 청순미를 자랑하는 탤런트 L양도 그중 하나다. 그녀는 동료 연예인들에게 “너희들은 한국에서 남자들을 만나니까 스캔들이 되는 거 아냐? 외국으로 나가라고. 그럼 내가 누구인지, 상대가 누구인지 아무도 몰라”라고 했단다. 스타들에게는 익명성이 필요할 때가 많은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