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사회는 ‘균열’로 특징지어지는 사회다. 잘 알려진 유대인-아랍인 간의 인종적·종교적 균열뿐만 아니라 유대인 내에서의 종교인-비종교인 간의 균열도 이스라엘로서는 골칫거리 중의 하나다. 종교인들은 이스라엘이 성경의 율법과 유대전통에 의해 통치되기를 원하는 데 반해, 비종교인들은 보편적 가치를 지닌 민주주의나 세속법에 의해 통치되기를 원하기 때문에 이들 양자 간의 이해와 요구는 늘 상충하고, 곧잘 충돌을 일으킨다. 이러한 균열은 이스라엘이 견고하게 통합된 사회로 발전하는 데 심각한 장애가 되기도 한다.
최근 예루살렘에서는 종교인-비종교인(세속인) 간의 균열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두 가지 사건이 발생했다. 하나는 동성애자들이 시내 중심가에서 벌인 행진이고, 다른 하나는 안식일 차량운행에 반대하는 유대교 정통파 종교인들의 도로점거 시위다.
6월20일, 수천명의 동성애자들이 예루살렘 시청 앞 광장을 출발하여 시내 중심도로를 따라 행진하는 행사를 벌였다. ‘자부심 행진’이라 명명한 이 행사를 통해 동성애자들은 자신들의 성적 정체성에 대한 자부심을 천명했고, 이성애자들과 동등한 권리를 요구했다. 경찰의 적극적인 보호로 행사는 별다른 사고 없이 끝났지만, 중간 중간 이들을 욕하는 종교인들의 고함소리가 이어졌고, 이들에 의해 동성애자들이 걸어놓은 무지개 깃발과 현수막이 찢기기도 했다.
동성애자 행진 관련 잇단 말 바꾸기
동성애자들의 시위가 예루살렘 시내를 휩쓴 다음날, 정통파 종교인 200여명은 자신들 거주지역의 주요 도로, 바르-일란 거리에 집결해 이 도로를 통과하는 차량을 향해 돌멩이와 오물을 던지며 통행을 방해했다. 이 시위로 현장을 정리하던 여성 경찰 한 명이 머리에 돌을 맞아 부상했고, 지나던 차량 일부가 파손됐다. 안식일(토요일)의 차량운행은 모든 노동을 금지하는 안식일 법에 위배된다는 이유로 종교인들이 자신들의 거주지 근처로 차량이 통행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은 것이다. 종교인들은 그 다음주 안식일(28일)에도 계속해서 시위를 벌인 데다 비종교인들 역시 이들에 대한 대응시위를 계획하고 있기 때문에 사태가 계속 확산될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종교인과 비종교인 간의 갈등으로 가장 난처한 입장에 처한 사람은 다름아닌 예루살렘 시장이다. 우리 루폴리안스키 현 시장은 예루살렘 역사상 최초의 정통파 종교인 시장으로, 6월4일 시장선거에서 전략적으로 표를 몰아준 종교인들의 압도적 지지를 얻어 시장에 당선됐다. 유권자 수에서는 비종교인들이 압도적으로 우세했지만 그들의 투표율이 어느 때보다도 저조한 데다, 비종교인 후보들이 난립한 덕택에 루폴리안스키 시장의 당선이 가능했다는 것이 현지의 분석이다. 종교인들은 자신들의 힘으로 당선된 시장이 자신들의 이해와 요구를 적극 시정에 반영해주기를 원하지만, 숫적으로 다수를 차지하는 일반 시민들의 요구 또한 무시할 수 없다는 데 시장의 고민이 있다.
“동성애자들의 삶의 방식을 인정하고, 동성애자 행진을 지원하겠다”는 견해를 밝혔다가 종교인들로부터 강한 비판을 받은 시장이 이들 시위에 대해 “(예루살렘의) 경건성을 훼손하는 추악하고 혐오스러운 일”이라고 말을 바꾸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1997년 이스라엘 최고 법원이 ‘바르-일란 도로의 안식일 차량통행 허용’을 결정한 이후 잠잠했다가 6년 만에 재개된 이번 안식일 차량통행 반대 시위도 종교인들이 자신들이 뽑아놓은 시장을 시험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일으킨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시장이) 정통파 종교인들의 거리의 질서를 회복시키는 데 성공한다면 시위는 끝날 것이나, 그렇지 않다면 비종교인들과 정통파 유대인 간의 폭력사태가 재연될 것이다.” 예루살렘 시의 한 고위 관료의 말에서 종교인 시장의 고민을 읽을 수 있다.
최근 예루살렘에서는 종교인-비종교인(세속인) 간의 균열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두 가지 사건이 발생했다. 하나는 동성애자들이 시내 중심가에서 벌인 행진이고, 다른 하나는 안식일 차량운행에 반대하는 유대교 정통파 종교인들의 도로점거 시위다.
6월20일, 수천명의 동성애자들이 예루살렘 시청 앞 광장을 출발하여 시내 중심도로를 따라 행진하는 행사를 벌였다. ‘자부심 행진’이라 명명한 이 행사를 통해 동성애자들은 자신들의 성적 정체성에 대한 자부심을 천명했고, 이성애자들과 동등한 권리를 요구했다. 경찰의 적극적인 보호로 행사는 별다른 사고 없이 끝났지만, 중간 중간 이들을 욕하는 종교인들의 고함소리가 이어졌고, 이들에 의해 동성애자들이 걸어놓은 무지개 깃발과 현수막이 찢기기도 했다.
동성애자 행진 관련 잇단 말 바꾸기
동성애자들의 시위가 예루살렘 시내를 휩쓴 다음날, 정통파 종교인 200여명은 자신들 거주지역의 주요 도로, 바르-일란 거리에 집결해 이 도로를 통과하는 차량을 향해 돌멩이와 오물을 던지며 통행을 방해했다. 이 시위로 현장을 정리하던 여성 경찰 한 명이 머리에 돌을 맞아 부상했고, 지나던 차량 일부가 파손됐다. 안식일(토요일)의 차량운행은 모든 노동을 금지하는 안식일 법에 위배된다는 이유로 종교인들이 자신들의 거주지 근처로 차량이 통행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은 것이다. 종교인들은 그 다음주 안식일(28일)에도 계속해서 시위를 벌인 데다 비종교인들 역시 이들에 대한 대응시위를 계획하고 있기 때문에 사태가 계속 확산될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종교인과 비종교인 간의 갈등으로 가장 난처한 입장에 처한 사람은 다름아닌 예루살렘 시장이다. 우리 루폴리안스키 현 시장은 예루살렘 역사상 최초의 정통파 종교인 시장으로, 6월4일 시장선거에서 전략적으로 표를 몰아준 종교인들의 압도적 지지를 얻어 시장에 당선됐다. 유권자 수에서는 비종교인들이 압도적으로 우세했지만 그들의 투표율이 어느 때보다도 저조한 데다, 비종교인 후보들이 난립한 덕택에 루폴리안스키 시장의 당선이 가능했다는 것이 현지의 분석이다. 종교인들은 자신들의 힘으로 당선된 시장이 자신들의 이해와 요구를 적극 시정에 반영해주기를 원하지만, 숫적으로 다수를 차지하는 일반 시민들의 요구 또한 무시할 수 없다는 데 시장의 고민이 있다.
“동성애자들의 삶의 방식을 인정하고, 동성애자 행진을 지원하겠다”는 견해를 밝혔다가 종교인들로부터 강한 비판을 받은 시장이 이들 시위에 대해 “(예루살렘의) 경건성을 훼손하는 추악하고 혐오스러운 일”이라고 말을 바꾸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1997년 이스라엘 최고 법원이 ‘바르-일란 도로의 안식일 차량통행 허용’을 결정한 이후 잠잠했다가 6년 만에 재개된 이번 안식일 차량통행 반대 시위도 종교인들이 자신들이 뽑아놓은 시장을 시험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일으킨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시장이) 정통파 종교인들의 거리의 질서를 회복시키는 데 성공한다면 시위는 끝날 것이나, 그렇지 않다면 비종교인들과 정통파 유대인 간의 폭력사태가 재연될 것이다.” 예루살렘 시의 한 고위 관료의 말에서 종교인 시장의 고민을 읽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