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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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승리 기쁨도 잠시… 불륜 파문에 ‘휘청’

  • 천광암 특파원 iam@donga.com

    입력2007-09-12 15:2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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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의 집권 자민당에 역사적 참패를 안긴 7월 참의원 선거에서 최대 이변이 일어난 곳은 오카야마현이었다. 민주당 소속의 ‘정치 신인’ 히메이 유미코(姬井由美子·여)가 우정상, 자치상, 총무상 등을 역임한 거물 가타야마 도라노스케(片山虎之助) 당시 자민당 참의원 간사장을 누르고 당선된 것이다. 선거 결과는 문자 그대로 연약한 ‘아가씨’(히메이의 이름 중 ‘姬’가 아가씨라는 뜻)가 산중왕 ‘호랑이’(가타야마의 ‘虎’가 호랑이라는 뜻)를 잡은 것이나 다름없었다.

    선거의 여운이 가시면서 무대 뒤로 사라졌던 ‘아가씨’가 최근 낯 뜨거운 ‘불륜극’의 주인공으로 다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남편과 두 아이를 둔 히메이 의원이 지난 6년간 일본 전역을 돌면서 애정행각을 벌였다는 게 극의 줄거리다. 불륜 상대방은 여섯 살 연하인 전직 고교 교사 요코타 야스유키다.

    일 민주당 화제의 의원들 잇단 스캔들 구설

    히메이 의원은 “터무니없는 이야기”라고 일축했지만 파문은 쉽게 가라앉을 것 같지 않다. 무엇보다 스캔들의 폭로자가 요코타이기 때문이다. 내용 또한 구체적이다. 요코타는 두 사람이 함께 찍은 사진 여러 장을 공개했는데, 그중에는 히메이 의원이 요코타 집에서 내연남의 트레이닝복을 입고 찍은 것도 있다. 참의원 선거에서 압승해 과거 어느 때보다 정권교체에 대한 기대에 부풀어 있는 민주당으로서는 무시하기 어려운 악재인 셈이다.

    민주당이 더 곤혹스러운 대목은 ‘스캔들’로 주간지 제목을 장식하고 있는 당선자가 히메이 의원 한 명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비례대표로 당선된 요코미네 요시로 의원은 도박골프 의혹을 받고 있다. 그의 스캔들을 폭로한 이 또한 자칭 내연녀다. 도쿄 롯폰기에서 호스티스로 일하다 지금은 음식점을 경영하는 미모의 40대 여성이라는 게 일본 언론의 보도다. 요코미네 의원은 스캔들 기사를 실은 주간지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했지만 “남녀관계가 있었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인정한 상태다.



    민주당으로서는 유례가 드문 여성 의원 스캔들인 히메이 의원 사례보다 요코미네 의원 스캔들이 훨씬 아프다. 요코미네 의원이 사쿠라 등 자신의 두 딸을 유명한 프로골퍼로 키우고 적극적으로 방송활동을 하면서 ‘사쿠라 파파’라는 애칭으로 전국에 알려진 유명인사이기 때문이다.

    물론 과거 일본 정치에서 이런 정도의 스캔들은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정치에서 사생활 문제는 논하지 않는다’는 게 일본 정계와 언론계의 관행이었다. 한 의원은 선거전에서 경쟁후보가 “첩이 6명”이라고 비판하자 “사실은 7명”이라고 응수했다는 일화가 전해질 정도다.

    그러나 불륜문제에 관대하던 일본 국민의 정서가 180도로 달라졌다. 상당수 일본 국민은 스캔들 당사자들에 대해 “당장 사퇴하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과연 민주당은 두 의원의 스캔들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 민주당이 수권정당이 될 수 있는지 여부는 테러특별조치법 연장을 저지하는 것보다 오히려 이 문제에 달려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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