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FDS(펑린원자력그룹)가 시험운용하고 있는 10MW급 차량 탑재형 원자로 시제품. FDS 제공
어디에나 둘 수 있는 트럭 위 SMR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의 4월 28일자(이하 현지 시간) 보도에 따르면 중국은 세계 최초 차량 탑재형 10MW급 원자로 시제품을 시험운용하고 있다. 통상 SMR은 전기 출력 300MW 이하 원자로를 가리키지만 이보다 훨씬 작은 원자로인 셈이다. 전체 원자로는 트럭에 실리는 컨테이너 하나에 모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크기는 작지만 전력 생산량은 중형 규모의 AI 데이터센터도 커버할 수 있다. 10MW급 원자로를 1년 내내 가동한다고 가정할 때 연간 87.6GWh 전력 생산이 가능하다. 이는 한국 도시 가구의 평균 월 전력 사용량(약 260~300kWh)을 기준으로 할 때 아파트 약 2만5000채가 1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해당 원자로를 개발한 중국과학원 허페이물리과학연구소의 우이찬 수석과학고문은 중국 과학기술일보와 인터뷰에서 “해당 제품은 재충전 없이 수십 년간 가동할 수 있다”며 “특수 환경에서 비상 백업 전력을 제공하고 선박 추진과 우주 시스템 동력 공급, 인공지능(AI) 컴퓨팅 및 데이터센터 지원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해결책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빅테크의 AI 데이터센터 건설 등으로 전력 수요가 급증하면서 24시간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전원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SMR은 이런 환경에서 유력한 대안이 된다. 대형 원전보다 출력은 작지만 공장 제작과 모듈화, 단계적 증설이 가능해 데이터센터나 산업단지 인근에 유연하게 배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차량에 탑재할 정도로 작은 초소형 SMR이 상용화될 경우 전력이 필요한 장소에 바로 설치가 가능해진다.
정동욱 중앙대 에너지시스템공학부 교수는 “중국이 개발하는 차량 탑재형 원자로의 구체적인 실증 단계를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현재 미국 웨스팅하우스가 개발한 이빈치(eVinci)와 경쟁하는 구도로 보인다”며 “우주 개발, 소형 데이터센터, 군사기지 등 전력이 필요한 공간이 다양해지다 보니 여러 크기의 SMR이 개발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웨스팅하우스는 지난해 12월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로부터 5MW급 SMR인 이빈치를 원격 운용할 수 있는 제어 시스템을 승인받았다. 미국 에너지부(DOE) 산하 국가원자로혁신센터(NRIC)가 운영하는 아이다호국립연구소에서 시험운용을 진행할 예정이다. 미국 공군은 4월 초소형 SMR을 도입할 최종 후보지를 발표하기도 했다.

중국 쓰촨성 청두에 위치한 중국원자력연구소의 링룽 1호기 시험 플랫폼. 뉴시스
中 SMR 상반기 상용화 예정
미국 에너지부가 2030년까지 SMR 상용화를 목표로 하는 것과 달리 중국은 이미 상용화 단계에 가까이 온 상태다. 하이난성에 건설 중인 링룽 1호는 2016년 국제원자력기구(IAEA)로부터 건설을 승인받은 최초 SMR이다. 2021년 7월 착공했고, 당시 전체 건설 기간은 58개월로 계획됐다.계획대로라면 올해 상반기 완공돼 상업 운전에 들어가게 된다. 지난해 비핵 증기 시운전에 성공하면서 목표 달성에 가까워졌다. 비핵 증기 시운전은 핵연료 장전 전 터빈과 증기 계통 등 주요 설비가 실제 운전 조건에 맞게 작동하는지 확인하는 절차로, 실제 운전 가능한 원전으로 넘어가는 마지막 관문 중 하나다. 링룽 1호는 연간 10억kWh 전력을 생산할 것으로 추산된다. 전력 생산과 더불어 난방, 증기 생산, 해수 담수화 등에 쓰일 예정이다.
중국, 미국 등 에너지 대국이 시장을 선도하는 상황에서 한국은 2월에야 SMR의 신속한 개발과 배치를 지원하는 ‘SMR 개발 촉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SMR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했다. 황일순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명예교수는 “중국은 우리뿐 미국보다 앞서갈 정도로 압도적인 SMR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지금까지 한국은 대형 경수로 원전의 성취에 빠져 차세대 에너지원을 차지하기 위한 경쟁에서 10년은 뒤처진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문영훈 기자
yhmoon93@donga.com
안녕하세요. 문영훈 기자입니다. 열심히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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