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물 정보를 종이에 출력해 사무소 문에 붙여놓으면 하루도 지나지 않아 매물이 팔려 종이를 떼야 할 정도로 거래가 활발하다.”(경기 성남시 수정구 창곡동 부동산공인중개사 김모 씨)
서울에서 시작된 집값 상승세가 서울과 가까운 경기 지역으로 확산하고 있다. 특히 서울과 맞닿아 ‘서울 옆세권’으로 불리는 경기 과천과 성남에 매수세가 몰리고 있다. 과천과 성남은 행정구역으로는 경기도에 속하지만 서울 강남과 맞닿아 있는 데다, 교육 여건 등이 좋아 부동산 수요가 많은 곳이다.
경기 성남시 분당구 아파트 단지. [뉴스1]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8월 넷째 주(26일 기준) 아파트 가격 상승률은 과천 0.4%, 성남 수정구와 분당구 각각 0.34%로 강남구(0.33%), 용산구(0.32%), 마포구(0.31%)보다 높았다.
마포구보다 먼저 최고가 경신한 과천
아파트 거래량도 5월부터 늘었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9월 5일 기준 성남시 수정구 ‘위례센트럴자이’는 1월 8건, 2월 4건, 3월 8건, 4월 8건이던 거래가 5월 14건, 6월 13건, 7월 23건으로 증가했고 8월에는 12건으로 줄었다. 과천 아파트 거래는 1월 36건, 2월 35건, 3월 53건, 4월 81건으로 두 자릿수 수준을 유지하다가 5월 109건, 6월 167건, 7월 107건 등 세 자릿수로 늘었고 8월에는 31건으로 감소했다.
8월 들어 거래량이 줄었지만 가격은 올랐다. 과천에서 가장 비싼 아파트인 ‘과천푸르지오써밋’은 8월 17일 전용면적 84㎡가 22억9000만 원에 거래돼 2021년 전 고점(22억 원)보다 9000만 원 높은 가격을 기록했다. 8월 27일 같은 면적이 같은 가격에 거래되며 역시 최고가를 찍은 서울 마포구 ‘마포프레스티지자이’보다 열흘 빨리 최고가를 달성한 것이다. 성남시 수정구 ‘위례센트럴자이’ 전용면적 59㎡는 8월 13억3000만 원에 거래돼 실거래가가 전 고점의 90% 수준까지 올라왔다. 3월 같은 동(棟) 다른 세대가 11억3900만 원에 거래된 바 있어 반년 새 2억 원 가까이 오른 셈이다. 성남시 분당구 ‘한솔마을주공4차’ 전용면적 35㎡는 8월 20일 6억2000만 원에 거래돼 두 달 전 가격(4억8800만 원)보다 27% 상승했다.
9월 2일 경기 성남시 수정구 한 부동산공인중개사사무소에 아파트 매물 정보가 게시돼 있다. [임경진 기자]
3040세대가 20~30평형 위주로 매입
30, 40대 매입자가 과천과 성남을 찾는 이유는 자녀를 키우기에 좋다는 장점 때문이다. 과천 공인중개사 김모 씨는 “과천은 유해시설이 없고 관악산 계곡 등 자연환경이 좋아 초등학생이나 중학생 자녀가 있는 부부가 선호한다”며 “아이 키우기에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보다 과천이 낫다”고 말했다. 분당구 한 공인중개사는 “분당구 아파트는 젊은 부부가 선호하는 신축은 아니지만 학군이 좋다”면서 “대치동 아파트가 신축은 아니어도 학군이 좋으니 대치동에 거주하고 싶은 것과 같은 심리”라고 분석했다.임경진 기자
zz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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