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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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소프트뱅크의 네이버 지분 헐값 매각 압박에 한국 정부 “NO”

네이버, 2019년 소프트뱅크에 라인 경영권 넘겼지만 기술 협력 못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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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슬아 기자

    island@donga.com

    입력2024-05-17 09: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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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인야후가 7월 1일까지 일본 총무성에 제출하는 행정지도 조치 보고서에 네이버 지분 매각 내용이 담기지 않을 것이다.”

    대통령실이 5월 14일 브리핑을 열고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네이버의 라인야후 지분 매각에 대해 밝힌 내용이다. 라인야후는 지난해 발생한 개인정보 유출 사건과 관련해 올해 7월 1일까지 일본 정부에 조치 보고서를 제출해야 하는데, 대통령실이 조치 내용에 네이버 지분 매각이 포함되지 않을 거라고 밝히며 앞서 제기된 ‘일본의 라인 강탈 가능성’을 일축한 것이다. 다만 네이버는 일본 정부의 압박 전부터 라인야후 합작 파트너인 소프트뱅크와 불협화음을 낸 것으로 알려져 향후 라인야후의 경영상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고 네이버가 보유한 라인야후 지분을 매각하라는 일본 정부의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 [뉴스1]

    최고 네이버가 보유한 라인야후 지분을 매각하라는 일본 정부의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 [뉴스1]

    ‘日 국민 메신저’ 라인, 국적 바꾸려…

    라인야후를 둘러싼 논란은 3월로 거슬러 올라간다(타임라인 참고). 일본 정부는 3월부터 네이버와 소프트뱅크가 공동 경영하는 라인야후에 ‘탈(脫)네이버’를 요구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11월 네이버 클라우드가 악성코드에 감염돼 수십만 라인야후 사용자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사건이 발단이 됐다. 일본 정부는 개선책을 촉구하는 두 차례 행정지도에서 “네이버와의 자본 관계를 재검토하라”며 사실상 네이버 지분 매각을 주문했다. 라인야후 대표 서비스인 라인은 일본 ‘국민 메신저’로 통하는데, 일본 정부가 개인정보 유출 사건을 빌미로 라인야후를 완전히 일본 기업으로 만들려고 한다는 관측이 나왔다. 라인야후도 5월 8일 “모기업에 자본 관계 변경을 강력히 요청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내에선 반일(反日) 여론이 들끓고 있다. 2011년 네이버 독자 기술로 탄생한 라인을 자국 주요 메신저라는 이유로 일본이 강탈하려는 건 한국 기술 주권에 위협이 된다는 것이다. 이 같은 우려가 커지면서 5월 첫째 주 국내 라인 가입자 수가 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앞서 정부는 라인야후 논란이 외교 문제로 비화할 조짐을 보이자 “일본 정부의 행정지도에 보안 강화 조치를 넘어서는 내용이 포함됐는지 확인한 결과 지분을 매각하라는 표현은 없었다”며 여론을 달래는 모습을 보였다.

    정보기술(IT)업계에선 라인야후 지배구조의 특수성을 고려할 때 네이버를 향한 일본 정부의 압박이 쉽사리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위정현 중앙대 가상융합대학 학장은 5월 16일 전화 통화에서 “일본 정부와 소프트뱅크는 라인야후를 일본 것으로 만들기 위해 한뜻으로 움직이고 있다”며 “네이버와 소프트뱅크 관계가 이미 오래전부터 삐걱댔다는 점에서 이번 사태는 예상된 파국”이라고 말했다.



    네이버 “긴밀한 사업적 협력 없었다”

    라인야후 지배구조의 특수성을 이해하려면 5년 전으로 다시 한 번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2011년 라인을 개발한 네이버는 이후 일본에서 자체적으로 사업을 전개하다가 2019년 소프트뱅크와 경영 통합을 발표했다. 당시 메신저 애플리케이션(앱)이 전무하던 일본 시장에 라인을 선보이며 단숨에 업계 1위로 등극했으나 디지털 전환이 느린 일본에서 수익화에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이다. 2018~2019년 라인 운영사였던 NHN재팬의 당기순이익은 각각 221억 원, 80억 원에 불과했다. 이때 소프트뱅크와 경영 통합은 자본력 확보라는 측면에서 네이버에 ‘괜찮은 선택지’였다. 포털 서비스 야후재팬을 주력으로 하던 소프트뱅크 역시 젊은 사용자 유입이 절실한 상황이었기에 라인과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다. 또 2019년 두 기업이 일본 페이시장에서 출혈 경쟁을 벌이고 있던 터라 “일본 안에서 치킨게임을 하기보다 메신저와 포털을 결합해 시너지 효과를 내고 향후 신규 사업을 확장해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자”는 공동 목표를 세울 수 있었다. 특히 네이버는 라인 이외에 다른 소프트뱅크 계열사에도 자사 IT 서비스를 접목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결과적으로 경영 통합은 네이버에 독이 됐다. 통합 당시 네이버와 소프트뱅크는 각각 50%씩 지분을 출자해 합작사 A홀딩스를 세웠다. A홀딩스가 라인과 야후재팬을 100% 자회사로 둔 Z홀딩스 지분 65.3%를 보유하는 방식이었다(그래픽 참조). 이 과정에서 소프트뱅크가 라인과 야후재팬에 대한 실질적인 경영권을 갖기로 합의했고, 네이버는 라인을 일본 증시에서 상장폐지한 뒤 Z홀딩스 밑으로 편입시켜 사실상 경영권을 잃었다. 한일관계가 악화할 때마다 불거지는 ‘라인 국적 논란’을 해소하기 위한 네이버의 궁여지책이었다. 네이버는 경영권을 내놓는 대신 기술개발을 주도하기로 했지만 라인 이외에 추가 기술 협력은 없었다. A홀딩스 이사회가 3 대 2 구도로 소프트뱅크 입장을 대변하게 꾸려지면서 네이버의 기술 협력 계획이 모두 무산된 것이다. 미야카와 준이치 소프트뱅크 최고경영자(CEO)는 5월 9일 “이미 A홀딩스를 소프트뱅크가 컨트롤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네이버는 최근 라인야후와 기술 협력에 어려움이 있음을 시사하는 발언을 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5월 3일 “A홀딩스와 라인야후에 대해 네이버는 주주이자 기술적 파트너 입장”이라면서도 “긴밀한 사업적 협력은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강도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2차관도 5월 10일 “네이버가 자사 기술력과 노하우를 라인야후에 접목하는 데 현실적 어려움을 겪고 있어 지분 매각을 포함한 여러 대안을 중장기적 비즈니스 관점에서 검토해오던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 “종국엔 라인야후 팔게 될 것”

    전문가들은 네이버가 당장 라인야후 지분을 매각하지 않더라도 소프트뱅크와 공동경영 체제를 유지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본다. 소프트뱅크가 지난해 7월 네이버의 인공지능(AI) 기술인 ‘하이퍼클로바X’ 대신 오픈AI와 사용 계약을 맺는 등 당초 네이버가 기대한 기술 협력이 적절히 이뤄지고 있지 않아서다.

    위정현 학장은 “애초에 네이버가 소프트뱅크를 믿고 라인 경영권을 넘긴 게 실수였다”면서 “일단은 일본 정부와 소프트뱅크가 네이버를 압박해 헐값에 지분을 매각하게 하려는 시도를 막아야 하지만 네이버가 지분을 넘기지 않더라도 앞으로 라인야후를 두 기업이 함께 경영할 수 있을진 모르겠다”고 말했다. 위 학장은 “지금으로선 일본의 강탈 시도를 방어하고 난 뒤 제대로 된 가격에 라인야후 지분을 파는 게 네이버 입장에서 제일 나은 시나리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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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주간동아 이슬아 기자입니다. 국내외 증시 및 산업 동향을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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