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시장은 4월 한 달 동안 혼돈의 시기를 겪었다. 미국의 3월 소비자물가 쇼크, 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 주식시장 급락 등이 원인이었다. 하지만 5월 1일(이하 현지 시간) 전 세계 모든 이가 주목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가 종료된 이후 금융시장 불안이 어느 정도 진정되고 있는 모습이다.
물론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 의장이 5월 FOMC 정례회의 이후 기자회견에서 일정 부분 매파적으로 들리는 말들을 하기는 했다. “1~3월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높았다” “인플레이션이 2%로 복귀할 것이라는 확신을 갖기까지 시간이 더 필요하다” “연내 물가는 둔화될 것으로 예상하지만 그 과정은 비포장도로일 것이다” 같은 발언이 이에 해당한다.
그럼에도 금융시장이 안도감을 느낀 데는 다음과 같은 영향이 작용하지 않았나 싶다. 이미 금융시장 참여자들은 5월 FOMC 정례회의 전부터 “(연준이) 금리인하 시작 전 인플레이션이 하락하는 더 많은 증거를 입수하길 원함+연내 금리인하 전망 유지, but 시점에 대해 모호함을 남겨놓는 것”을 기본 시나리오로 삼고 마음의 준비를 해왔다는 점이다.
더 나아가 3월 인플레이션 쇼크를 겪는 과정에서 ‘연내 금리인하’가 아니라 ‘금리 동결’ 혹은 ‘금리인상’ 가능성이 거론될 정도로 연준의 통화정책 전환이 지연될 것이라는 두려움이 증폭되기도 했는데, 파월 의장이 “금리인상을 정책 테이블에 올려놓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는 점에서 한 차례 더 안도한 것으로 판단된다.
실제로 5월 FOMC 정례회의 이후 연준의 첫 금리인하 시점은 12월이 아닌 11월로 시장 컨센서스가 앞당겨지고 있다. 5월 3일 발표된 미국의 4월 비농업고용 지표가 예상보다 부진하게 나온 점도 금융시장에서 “경제지표가 안 좋으면 연준이 금리인하를 할 것”이라는 해석을 낳고 있다. 이 영향으로 미국 10년물 금리가 한때 4.5%대까지 내려갔고, 달러화 인덱스도 104pt대로 하락한 바 있으며, WTI(서부텍사스산 원유) 국제유가 또한 80달러대를 하회하는 등 4월 세계경제가 겪었던 3고(高) 장세(고유가·고금리·강달러)에서 벗어나려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물론 연준의 정책 불확실성은 올해 상당 기간 금융시장에서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당장 5월 중순 진행될 미국의 4월 소비자물가 발표, 6월 중순으로 예정된 FOMC 정례회의 등 일련의 대형 이벤트를 치르는 과정에서 한 차례 더 홍역을 치를 가능성도 있다. 이에 따라 달러화나 금리가 고점을 찍은 후 가격 레벨이 내려가는 속도와 폭은 점진적이고 완만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대외경제 및 미국 금융시장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한국 경제와 주식시장에 부담스러울 수 있다. 달러/원 환율은 4월 18일 1400원대를 터치한 이후 한미일 공동 구두 개입 선언, 5월 FOMC 정례회의 이후 안도감 등으로 1350~1360원대 수준을 나타내고 있지만 여전히 고환율 구간에 있다(현 시장 분위기상 1300원대 이상을 고환율이라고 부름. 그래프1 참조). 그리고 앞서 언급했듯이 연준의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상당 기간 잔재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달러/원 환율이 조기에 1200원대로 빠르게 하향 안정화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2022년 10월 발표한 ‘환율 변동이 수출입과 무역수지에 미치는 영향’에 따르면 달러/원 환율이 1% 상승할 시 단기적으로는 수출과 수출이 각각 0.5%, 0.7% 감소하지만, 중기적으로는 수출이 0.5% 증가하고 수입은 0.3% 감소하는 것으로 확인됐다(그래프2 참조). 물론 수출 부진 및 수입 증가로 무역수지가 악화되면서 발생하는 달러/원 환율 상승은 기업 채산성을 약화할 수 있다. 하지만 5월 1일 발표된 4월 수출 데이터상으로 한국 무역수지는 11개월 연속 흑자 기조를 이어가고 있으며, 수입물가는 3월 기준 전년 대비 -0.7%를 기록하는 등 과거 무역수지 적자 및 수입물가 상승 시기에 나타난 원화 약세 당시와 차별화되는 모습이다.
고유가·고금리·강달러 3高 장세
[GETTYIMAGES
그럼에도 금융시장이 안도감을 느낀 데는 다음과 같은 영향이 작용하지 않았나 싶다. 이미 금융시장 참여자들은 5월 FOMC 정례회의 전부터 “(연준이) 금리인하 시작 전 인플레이션이 하락하는 더 많은 증거를 입수하길 원함+연내 금리인하 전망 유지, but 시점에 대해 모호함을 남겨놓는 것”을 기본 시나리오로 삼고 마음의 준비를 해왔다는 점이다.
더 나아가 3월 인플레이션 쇼크를 겪는 과정에서 ‘연내 금리인하’가 아니라 ‘금리 동결’ 혹은 ‘금리인상’ 가능성이 거론될 정도로 연준의 통화정책 전환이 지연될 것이라는 두려움이 증폭되기도 했는데, 파월 의장이 “금리인상을 정책 테이블에 올려놓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는 점에서 한 차례 더 안도한 것으로 판단된다.
실제로 5월 FOMC 정례회의 이후 연준의 첫 금리인하 시점은 12월이 아닌 11월로 시장 컨센서스가 앞당겨지고 있다. 5월 3일 발표된 미국의 4월 비농업고용 지표가 예상보다 부진하게 나온 점도 금융시장에서 “경제지표가 안 좋으면 연준이 금리인하를 할 것”이라는 해석을 낳고 있다. 이 영향으로 미국 10년물 금리가 한때 4.5%대까지 내려갔고, 달러화 인덱스도 104pt대로 하락한 바 있으며, WTI(서부텍사스산 원유) 국제유가 또한 80달러대를 하회하는 등 4월 세계경제가 겪었던 3고(高) 장세(고유가·고금리·강달러)에서 벗어나려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물론 연준의 정책 불확실성은 올해 상당 기간 금융시장에서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당장 5월 중순 진행될 미국의 4월 소비자물가 발표, 6월 중순으로 예정된 FOMC 정례회의 등 일련의 대형 이벤트를 치르는 과정에서 한 차례 더 홍역을 치를 가능성도 있다. 이에 따라 달러화나 금리가 고점을 찍은 후 가격 레벨이 내려가는 속도와 폭은 점진적이고 완만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대외경제 및 미국 금융시장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한국 경제와 주식시장에 부담스러울 수 있다. 달러/원 환율은 4월 18일 1400원대를 터치한 이후 한미일 공동 구두 개입 선언, 5월 FOMC 정례회의 이후 안도감 등으로 1350~1360원대 수준을 나타내고 있지만 여전히 고환율 구간에 있다(현 시장 분위기상 1300원대 이상을 고환율이라고 부름. 그래프1 참조). 그리고 앞서 언급했듯이 연준의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상당 기간 잔재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달러/원 환율이 조기에 1200원대로 빠르게 하향 안정화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달러/원 환율 10% 상승 시 영업이익률 1.3%p 개선
그동안 한국에 고환율이 출현했던 과거 사례(외환위기, 글로벌 금융위기, 코로나19 팬데믹 위기 등)를 떠올려보면 현 고환율이 경제 주체나 주식시장 참여자에게는 불편한 요소일 수 있다. 하지만 모든 산업에 그런 것은 아니다. 과거 고환율 시기에는 리먼 브라더스 파산, 버블 붕괴 같은 초대형 위기가 수반된 반면, 현재는 전반적인 한국 펀더멘털이 양호한 상태라 오히려 기업 이익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달러/원 환율 상승은 시차를 두고 해외시장에서 국내 기업들의 달러 등 해외 통화 수출 금액 확대를 만들어낼 수 있다.한국개발연구원(KDI)이 2022년 10월 발표한 ‘환율 변동이 수출입과 무역수지에 미치는 영향’에 따르면 달러/원 환율이 1% 상승할 시 단기적으로는 수출과 수출이 각각 0.5%, 0.7% 감소하지만, 중기적으로는 수출이 0.5% 증가하고 수입은 0.3% 감소하는 것으로 확인됐다(그래프2 참조). 물론 수출 부진 및 수입 증가로 무역수지가 악화되면서 발생하는 달러/원 환율 상승은 기업 채산성을 약화할 수 있다. 하지만 5월 1일 발표된 4월 수출 데이터상으로 한국 무역수지는 11개월 연속 흑자 기조를 이어가고 있으며, 수입물가는 3월 기준 전년 대비 -0.7%를 기록하는 등 과거 무역수지 적자 및 수입물가 상승 시기에 나타난 원화 약세 당시와 차별화되는 모습이다.
이 같은 환율 효과는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자동차, 기계 같은 수출 업종을 중심으로 수혜가 이어질 전망이다. 2019년 말 한국무역협회(KITA)가 ‘달러/원 환율 상승에 따른 영업이익률 변동요인(매출 증가율-매출원가 증가율. 2010~2019년)’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달러/원 환율 10% 상승 시 제조업체 전반에 걸쳐 영업이익률이 평균 1.3%p 개선됐다. 달러/원 환율 상승(원화 약세)이 ‘수입 원재료비 증가에 따른 영업이익률 감소’를 만들어내는 영향보다 ‘수출액 증가에 따른 영업이익률 개선’을 만들어내는 영향이 컸다는 의미다. 그중 기계 및 장비(3.5%p),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2.5%p), 운송장비(2.4%p) 순으로 제조업체 영업이익률 개선 폭이 컸다. 현 고환율은 위기 상황에서 발생했던 과거 고환율과 달리 무역수지 흑자 기조 및 주요 교역국의 경기 모멘텀이 양호한 가운데 발생한 것이라는 점에 무게중심을 둬야 한다.
*유튜브와 포털에서 각각 ‘매거진동아’와 ‘투벤저스’를 검색해 팔로잉하시면 기사 외에도 동영상 등 다채로운 투자 정보를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