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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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은 시간문제”

내년 1분기 첫 사례 나올 듯… 블랙록, 이더리움 현물 ETF 승인도 신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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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한경 기자

    hklee9@donga.com

    입력2023-11-28 09: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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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이더리움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출시 준비 소식으로 비트코인 가격이 상승했다. [뉴시스]

    미국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이더리움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출시 준비 소식으로 비트코인 가격이 상승했다. [뉴시스]

    가상자산 대표주자 비트코인이 또다시 연고점 기록을 세웠다.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10월 개당 4000만 원을 넘은 후 11월 10일 5000만 원을 돌파했다. 글로벌 가상자산 가격 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서도 상황은 같다. 역시 10월 3만 달러(약 3890만 원)를 넘어서면서 상승세를 탄 비트코인 가격은 11월 10일(현지 시간) 3만7000달러(약 4804만 원)까지 치솟으며 올해 최고가를 찍었다.

    10월에 이어 올해 두 번째 비트코인 가격의 상승 동력이 된 것은 11월 9일 미국 경제지 ‘블룸버그’가 보도한 미국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이더리움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출시 준비 소식이다. 앞서 6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신청을 한 블랙록은 11월 15일 이더리움 현물 ETF 승인도 신청했다. 이에 따라 이번에는 암호화폐 시가총액 2위 이더리움 가격도 동반 급등했다. 업비트에서는 11월 10일 올해 들어 처음 280만 원대를 찍었고, 코인마켓캡에서도 4월에 이어 또다시 2120달러(약 275만 원)까지 올랐다.

    코인시장 변화 이끈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최근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가격이 동반 상승하고 있는 것은 현물 ETF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영향이다. 시장에서는 이더리움 현물 ETF 승인 가능성이 현재 SEC가 심사 중인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여부에 달렸다고 전망하는 동시에,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적극적인 행보 때문이다. 블랙록은 1988년 설립된 자산운용사로 9조 달러(약 1경1680조 원) 이상 운용자산을 보유 중이며, 전체 운용자산 가운데 33%를 ETF가 차지하고 있다.

    업계는 블랙록을 비롯해 당국에 대응 논리를 갖춘 피델리티, 프랭클린 템플턴, 아크인베스트먼트, 그레이스케일, 위즈덤트리 등 대형 운용사들이 적극 뛰어들고 있다는 점에서 늦어도 내년 1분기 중에는 첫 상장 사례가 나올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홍성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비트코인 현물 ETF가 현실로 다가왔다”며 “주요 운용사들이 신청에 나선 만큼 승인은 시간문제”라고 전망했다. 홍춘욱 프리즘투자자문 대표도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그동안 SEC는 시장 조작과 사기 가능성, 투자자 보호 조치 부족 등을 이유로 비트코인 현물 ETF 출시를 반려해왔다. 블랙록 역시 처음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신청 당시 SEC로부터 이 같은 지적을 받았으나 미국 최대 가상자산거래소 코인베이스를 감시공유계약 파트너로 두겠다고 내용을 수정한 뒤 재신청 절차를 밟아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감시공유계약은 시장 조작 가능성을 방지하고자 비트코인 현물 거래 플랫폼과 시장 거래 활동, 청산 활동, 고객 지원 등에 관한 정보를 공유하는 것을 말한다.



    업계는 비트코인 ETF 승인으로 기관투자자의 시장 참여가 확대될 것이라는 기대도 갖고 있다. 현재 비트코인은 회계나 규제 등의 이유로 기관이 매입할 수 없는 자산이지만 현물 ETF가 출시되면 기관 포트폴리오에 간편하게 편입할 수 있다. 주식이나 퇴직연금계좌 등을 통해 운용되는 자금이 비트코인으로 유입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장기적으로 비트코인 가격에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홍춘욱 대표는 “투자비용 절감에 따른 개인투자자의 유입도 기대할 수 있다”며 “특히 자산 포트폴리오 편입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가상자산거래소 코빗 산하 코빗리서치센터는 최근 보고서에서 “보수적으로 잡아도 현물 ETF 승인 이후 기대되는 유입 자금은 200억 달러(약 26조 원) 이상”이라고 예측했다. 또한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 투자전략부는 10월 발표한 ‘2024년 비트코인이 온다’ 보고서에서 “보수적인 시나리오 하에서는 전 세계 ETF 운용자산 중 100억 달러(약 13조 원), 다소 낙관적인 시나리오에서는 금 ETF 총운용자산과 맞먹는 900억 달러(약 117조 원) 자금이 유입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현물 ETF 승인을 계기로 가상자산 시장에 활기가 돌면서 가상자산 시장이 빙하기를 끝내고 추세적 상승기에 들어설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나온다. 윤창배 업비트 투자자보호센터 연구원은 “비트코인 현물 ETF가 승인되면 운용사가 비트코인을 직접 매수해 보유해야 한다”며 “자금력이 거대한 기관들의 비트코인 매집 수요가 크면 클수록 기초자산 가격도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국민연금, 미국 가상자산거래소 투자로 40% 수익

    시장에서는 내년 1월 10일을 가장 유력한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시점으로 보고 있다. 아크인베스트먼트 ETF의 SEC 최종 승인 기한일이기 때문이다. 만약 이 ETF 신청이 거부된다 해도 블랙록의 ETF 최종 승인 기한일이 내년 3월 15일이기에 3월 중순을 넘기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더리움 현물 ETF 승인은 그 후인 내년 중후반이 될 전망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현물 ETF 출시로 수혜를 받는 종목이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에 한정되는 만큼, 직접적인 수혜를 입지 않는 나머지 알트코인(비트코인을 제외한 대체 가상자산)의 가격 조정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또한 과거 금융시장을 살펴보면 현물 ETF 출시가 모두 기초자산 가격 상승으로 이어진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2003년 금 현물 ETF가 출시된 후에는 금 시장에 풍부한 유동성이 공급되면서 시장 활성화로 이어졌지만, 구리의 경우 ETF 수급과 별개로 원자재 시장 수요에 따른 가격 변동성이 더 크게 나타났다는 것이다.

    한편 최근 국내에서는 국민연금이 나스닥에 상장된 가상자산거래소 코인베이스에 투자해 높은 수익을 올려 화제가 됐다. 그동안 변동성 등을 이유로 “가상자산에 직접 투자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밝혀온 국민연금이 코인베이스 매수를 통해 거둔 수익률이 40%에 육박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매수 이후 현물 ETF 승인 기대감으로 비트코인이 개당 5000만 원을 돌파하는 등 강세를 띤 결과다. 더욱이 반감기와 현물 ETF 승인 등 비트코인을 둘러싼 호재로 향후 수익률은 더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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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주간동아 이한경 기자입니다. 관심 분야인 거시경제, 부동산, 재테크 등에 관한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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