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3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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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0조 거대 시장 전진기지 K-제약바이오 ‘글로벌 오픈 이노베이션’

미국 보스턴 등에 거점 구축해 공동연구… 한국제약바이오협회, 해외 파트너십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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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한경 기자

    hklee9@donga.com

    입력2023-02-03 10: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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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적인 바이오 클러스터인 미국 보스턴 케임브리지 이노베이션 센터(CIC)에는 국내 제약바이오기업 15개사가 입주해 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제공]

    세계적인 바이오 클러스터인 미국 보스턴 케임브리지 이노베이션 센터(CIC)에는 국내 제약바이오기업 15개사가 입주해 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제공]

    세계 의약품 시장은 코로나19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1년에도 기존 연평균 성장률의 2배가 넘는 9.4% 성장세를 보이며 약 1조2805억 달러(약 1577조 원) 규모로 커졌다(그래프 참조). 같은 시기 전 세계 반도체 시장 매출 5950억 달러(약 732조7000억 원)보다 2배 이상 크다. 고령화와 만성·신종 질병 증가 추세에서 제약바이오가 반도체·미래차와 더불어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할 3대 주력 산업 중 하나로 꼽히는 이유다.

    국내 의약품 시장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한국은 시장 규모가 2021년 기준 25조3931억 원으로, 국가별 의약품 시장에서 상위 13위에 올라 있다. K-제약바이오 성장에는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노력이 큰 몫을 했다. 세계 의약품 시장에서 항암제와 항당뇨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수요가 증가하는 가운데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다양한 신약을 개발하며 세계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최대 의약품 시장인 미국은 물론,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중동, 중남미 등 성장 가능성이 높고 임상 개발비용은 낮은 신흥 제약 시장 ‘파머징 마켓’ 진출에도 속도를 높이고 있다.

    세계 의약품 시장, 코로나19 팬데믹에도 9.4% 성장

    한국 제약바이오업계는 1999년 항암제 ‘선플라주’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36개 국산 신약을 출시했다. 특히 2021년 이후에는 유한양행의 폐암치료제 ‘렉라자정’, 셀트리온의 코로나19 치료제 ‘렉키로나주’, 한미약품의 호중구 감소증 치료제 ‘롤론티스’, 대웅제약의 소화성궤양용제 ‘펙수클루정’, SK바이오사이언스의 코로나19 예방백신 ‘스카이코비원’, 대웅제약의 당뇨 치료제 ‘엔블로정’ 등 6개 신약이 쏟아져 나와 국내 제약바이오업계의 위상을 높였다.

    지난해 항암 분야 신약 ‘롤론티스’를 미국에 출시하는 성과를 거둔 한미약품 연구소 내부. [한미약품 제공]

    지난해 항암 분야 신약 ‘롤론티스’를 미국에 출시하는 성과를 거둔 한미약품 연구소 내부. [한미약품 제공]

    그중 유한양행의 ‘렉라자’는 2018년 신약 후보물질 발전 단계에서 글로벌 제약기업 얀센에 1조4000억 규모의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해 세계 제약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유한양행은 올해 얀센과 함께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도 추진한다. 또 한미약품의 ‘롤론티스’(미국 제품명 롤베돈)는 지난해 항암 분야 신약으로는 국내 최초로 미 FDA 시판허가 승인을 받은 데 이어, 미국 파트너사 스펙트럼을 통해 미국 전역에 출시돼 8조 원에 이르는 글로벌 호중구 감소증 치료제 시장에 첫발을 내디뎠다.

    현재 국내 제약바이오업계는 1600조 원대 거대 시장에서 파이를 키우기 위해 오픈 이노베이션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인적 자원과 생산 설비 등 인프라가 글로벌 수준에 이른 만큼 적극적인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부족한 자본과 기술력만 극복하면 퀀텀점프(비약적 도약)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오픈 이노베이션은 국내외 제약바이오기업 간 전략적 제휴, 라이센싱 이전, 아웃소싱, 조인트벤처 같은 형태뿐 아니라, 인공지능(AI) 기반 기업과의 이종기술 융합 형태로도 진행된다. 신약 후보물질을 찾는 데 일반적으로 4~5년 걸리던 기간을 AI 기술을 활용하면 획기적으로 단축할 수 있어서다.



    또 오픈 이노베이션은 국내에서 신약 개발을 가속화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해외 시장 진출에도 활용된다. 해외 현지 기업이나 연구소, 민간단체 등과 네트워크 및 협력을 확대하고 직접 지사 혹은 합작사 설립 등으로 둥지를 트는 것이다. 특히 기업들이 관심을 보이는 부분은 제약업체뿐 아니라 대학, 연구소, 벤처캐피털, 컨설팅업체 등이 모여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바이오 클러스터(산업집적지)다. 하버드대, 매사추세츠공대(MIT) 등 명문대와 바이오기업들이 모인 미국 보스턴, 글로벌 빅파마와 700여 개 생명과학회사가 모인 스위스 바젤은 대표적인 바이오 클러스터다.

    CIC 입주, MIT ILP 멤버십 가입… 현지 거점 마련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은 미국 보스턴 지역에 오픈 이노베이션 전진기지를 구축했다. 2019년 GC녹십자와 유한양행이 보스턴 케임브리지 이노베이션 센터(CIC)에 입주한 것을 시작으로 대웅제약, 한미약품, 팜캐드, 웰트, 스탠다임, 보로노이, 아리바이오, 일동제약, 휴온스, 라이플렉스, 일리미스, 제너로스, JW중외제약 등이 합류하면서 최근 3년 동안 입주 기업 수가 7배로 늘었다. 정부 차원에서도 해외 거점 진출을 지원한다.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지난해 4월 ‘K-블록버스터 사업’을 발표하고, 보스턴을 찾는 기업들의 임차료와 현지 컨설턴트 자문, 투자자 모집 등을 지원하고 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도 글로벌 오픈 이노베이션을 주도한다. 해외 한인과학단체 및 현지 주요 기관 등과 현지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한편,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도 비대면 정기 세미나 등을 열어 교류를 지속하면서 국내 제약바이오기업의 해외 진출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보스턴 CIC 진출 기업들을 위해서는 특허·법률, 사업개발, 투자, 임상, 인허가, 네트워킹 등 분야별로 미국 현지 전문가로 구성된 자문단 운영을 통해 온라인 컨설팅을 다수 진행했다. 협회는 또 미국 현지 대학, 바이오벤처, 연구소 등과 신약 개발 및 과제 발굴, 공동연구, 기술이전 등 협력을 진행하고자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과 함께 미국 MIT 기업 연계프로그램(ILP) 멤버십에 세계 최초로 컨소시엄 형태로 가입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는 국내 기업의 유럽 시장 진출을 돕기 위해 스위스 바젤투자청이 운영하는 헬스케어 액셀러레이터(제약사·스타트업 등과 파트너십을 맺고 투자, 네트워크 확장 및 사업 자문 등을 지원하는 프로그램) 바젤론치와 협력하고, 영국 케임브리지대 바이오의약캠퍼스의 밀너 의약연구소와 국내 제약바이오기업 간 공동 신약 개발 협력 기회를 마련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 관계자는 “제약바이오 강국으로 도약하려면 글로벌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해외 진출을 가속화하는 것이 필수”라면서 “향후에도 글로벌 시장 진출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세미나와 현지 기업 간 파트너링 등을 추진해 국내 제약바이오사의 세계 의약품 시장 진출을 가속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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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주간동아 이한경 기자입니다. 관심 분야인 거시경제, 부동산, 재테크 등에 관한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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