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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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매입 최적 타이밍은 내년 초

[조영광의 빅데이터 부동산] 은행 대출총량 리셋돼 여유 생겨… 서울 입주 물량도 3만 채로 늘어

  • 조영광 하우스노미스트

    입력2024-10-02 09: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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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동산 미분양이 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 중인 가운데 정부가 본격적으로 가계부채를 조이기 시작하자 부동산시장이 혼돈에 빠졌다. 이럴 때는 10년 이상 축적된 부동산 빅데이터의 시그널을 주목해야 한다. 혼돈의 부동산시장에 대한 궁금증을 부동산 빅데이터를 통해 해결하면 현명한 투자전략을 세울 수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현재 부동산시장 이슈에 대한 답을 찾아봤다.

    서울 남산공원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뉴시스]

    서울 남산공원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뉴시스]

    ‌Q1. 내 집 마련을 위한 최적 타이밍은.

    시장심리가 급변할 때 시장에 반하는 정부의 통제 조치는 더 큰 탈을 낳는다. 부동산시장 심리가 반등하자 정부는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2단계를 시행할 예정이다. 시중은행은 더 나아가 9월부터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을 아예 중단하거나, 금리인상 또는 만기 축소 등으로 한도 제한에 나설 것이라며 대출 절벽을 ‘예고’했다.

    8월 주담대 증가율 역대 최대

    전월 대비 8월 주담대가 통계 작성 이래 최대치인 8조2000억 원이나 증가하는 등 뜨거운 부동산 심리 상태에서 이런 규제 정책으로 혼란이 더욱 커졌다. 현 부동산 시세를 보면 대출 없이 근로소득으로만 집을 살 수 있는 중산층은 거의 없다. 부자는 대출 의존도가 극히 낮기에 대출 규제에 민감하지 않다. 결국 근로소득에 맞는 대출을 통해 내 집 마련을 시도하려던 중산층의 진입 장벽만 높아진 것이다. 금융당국은 뒤늦게 시장 반응을 파악해 은행 측에 ‘자율규제’를 설파하고 나섰다. 은행들도 실수요자에 한해 대출 규제를 풀기로 했다. 규제를 피하려는 실수요자들에 의해 8월 부동산 거래가 급증하면서 가계대출 또한 증가한 것이다.

    ‌전국은행연합회에 따르면 분할상환 방식 주담대 금리는 지난해 7월 4.53%에서 올해 8월 3.72%로 꾸준한 하향세다. 주담대 금리 산정을 위한 기준금리는 지난해 7월 3.80%에서 올해 8월 3.38%까지 내려왔다. 문제는 은행 재량으로 산출하는 가산금리인데, 올해 초 2.6%였던 가산금리는 8월 2.8%까지 상향됐다. 반면 은행 재량으로 금리를 내리는 ‘가감조정금리’는 연초 이후 갈수록 낮아져 대출금리 인하를 억제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의 ‘빅컷’(금리 0.5%p 인하)이 시사하듯이, 국내 기준금리도 낮아질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실수요자가 내 집 마련에 나설 최적의 타이밍은 언제일까. 마침 올해는 5대 은행장 임기가 만료되는 시즌이다. 은행장들은 연임을 위해 연말까지는 정부 규제에 민감하게 반응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미 5대 은행의 연초 경영계획 대비 가계대출 실적이 많게는 300%를 초과한 상황이다. 실수요자 위주로 대출 규제 환원을 한다 해도 연말까지는 대출을 늘리는 데 한계가 있다. 결국 은행장 인사가 마무리되고, 은행별 대출총량이 새롭게 리셋되는 내년 초가 은행의 대출 태도가 너그러워지는 시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마침 내년 서울 입주 물량이 3만 채가량이나 된다. 이후 2026년부터 2027년은 연평균 1만 채 미만으로 줄어든다. 내년 초 3만 채 입주 물량으로 가격 조정이 예상된다. ‘너그러운 대출 환경+조정된 가격’ 조합이 완성되는 내년 초가 서울 주택을 매입하기에 최적의 타이밍이 될 것이다.

    투자용 매입은 3040 선호 입지 선택해야

    Q2. 부동산 매입 시 고려해야 할 점은.

    슬세권, 스세권, 공세권 등 날이 갈수록 ‘N세권 사전’에 등재되는 단어가 늘어나고 있다. 역세권에서 파생된 N세권이라는 단어는 주거 편의를 높이는 특정 인프라와 주거지가 가까울 경우 그 입지를 인증하는 차원에서 붙이는 ‘프리미엄 이름표’다. 직장 출퇴근이 편한 역세권 외에도 다양한 N세권이 늘어난다는 것은 사회가 단지 먹고사는 문제를 뛰어넘어 각자의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는 개성 사회로 진입했다는 증거다. 실거주를 위한 아파트 매입에 나설 경우 당연히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입지를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 빅데이터를 활용하면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도시를 선택할 수도 있다. 통계청이 발표하는 인구이동 통계 중 ‘전입사유 통계’를 참고하면 좋다. 시군구별 ‘직업’ ‘교육’ ‘주거환경’ ‘자연환경’ 중 어떤 사유로 전입한 인구가 많은지 통계로 기록돼 있어 추구하는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도시를 객관적으로 선택할 수 있다.

    투자를 위해 아파트 매입에 나서려는 사람은 라이프스타일이 아닌, 대세 트렌드에 기준점을 둬야 한다. “주식투자는 미인 선발대회와 같다”는 격언이 있다. 자신의 주관적 취향보다 다수 시장 참여자의 공통된 선호에 집중해야 투자수익률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 격언을 부동산에 적용해 주택을 매입하는 주연령층인 30, 40대가 선호하는 입지와 주택에 방점을 두고 투자 포인트를 잡는다면 투자에 성공할 확률이 높다. 또한 투자 목적의 매입은 부동산시장 사이클에 따른 수익률도 고려해야 한다. 매매가 하락폭이 역대급일 때, 거래량이 역대 최소일 때, 심리지수가 기준선을 큰 폭으로 하회할 때가 사이클 저점이다. 그 반대 상황이 펼쳐진다면 사이클 고점으로, 매도할 시기다.

    Q3. 신축 선호 현상은 언제까지 지속될까.

    ‘공급, 공급, 공급.’ 정부의 부동산대책 헤드라인에 단골로 등장하는 테마다. 공급 일변도의 대책이 수시로 업데이트된다는 것은 신축이 부족하고, 앞으로도 주택 고령화가 쉽게 해소되기 어렵다는 것을 시사한다. 올해 상반기 매매가가 전 고점에 다다른 아파트는 대부분 준공 5년 이하 신축이다.

    ‘8·8 공급 대책’의 최종 공급 목표 시점은 2030년으로, 해당 공급의 기준은 ‘입주’가 아닌 ‘분양’이다. 목표대로 2030년 대대적인 공급이 이뤄지더라도 실제 입주 시점은 2035년쯤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어느 정부의 공급대책이든 목표 시점 대비 적게는 5년에서, 많게는 10년 넘게 지연되는 경우가 허다했다. 2003년 노무현 정부 시절 발표된 2기 신도시 중 파주 운정, 양주 옥정, 평택 고덕, 인천검단 신도시는 현재 분양 중이거나 잔여 택지가 남아 있는 상황이다. 신축 강세는 결국 대량 공급으로 잠재울 수밖에 없다. 다만 과거 사례를 감안하면 현실적인 대량 공급 시점은 2040년쯤이 될 전망이다. 즉 신축 선호 현상은 이때까지 지속될 수밖에 없다.



    시공사 수주 의지 높은 재건축 단지 주목

    Q4. 구축 아파트마다 가격 상승 정도가 다른 이유는.

    주택 고령화 트렌드를 감안하면 구축도 신축으로 변신이 가능한지 여부에 따라 가치가 달라진다. 즉 ‘재건축 가능성’에 따라 구축 가치가 결정되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 당시 관심을 끌었던 ‘안전진단 통과’는 윤석열 정부에서는 큰 변수가 되지 못한다. 현재는 높은 공사비와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로 시공사들의 재건축 수주 태도가 보수적인 상황인것이 변수다. 그럼에도 시공사들이 적극적인 수주 의지를 표명하는 재건축 단지라면 높은 미래가치를 인정받은 곳이다. 시공사들의 수주 관심도는 길거리에 “◯◯아파트 재건축을 응원합니다” 같은 현수막이 얼마나 많이 걸려 있느냐로 가늠할 수 있다. 입주자들의 생활 의식, 에티켓 수준을 뜻하는 ‘민도’ 역시 구축 가치를 결정짓는 중요한 잣대로 떠오르고 있다. 구축의 민도를 판단할 길거리 데이터로는 지상주차 에티켓 수준, 엘리베이터나 커뮤니티 시설 등 공동시설 청결도, 아파트 경비원에 대한 존중 의식 등을 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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