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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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뜰 주식 미리 잡아 돈벼락 맞자”

비상장 비등록주식 투자자 급증… 3월엔 ‘제3 주식시장’ 개장

  • 입력2006-06-27 10:3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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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뜰 주식 미리 잡아 돈벼락 맞자”
    매일매일의 주가 흐름에 온 나라가 들썩이고 있다. 주식투자로 한몫 잡으려는 수많은 소시민들의 환희와 한숨이 주가와 함께 요동치는 요즘이다. 특히 몇몇 성공한 벤처기업의 주가 등락은 직장인들의 대화에 단골로 등장하는 주제가 됐다. 새롬기술이나 다음커뮤니케이션 한통프리텔과 같은 이른바 코스닥시장의 황제주는 삼척동자라 할지라도 적어도 한번쯤은 얘기를 들어봤음 직하다. 이들 회사의 주식은 지난해 코스닥시장에 등록하자마자 연이은 상한가 행진을 펼치며 손쉽게 주식가격이 액면가의 100배 이상으로 뛰어올랐다. 자연히 1000만원 안팎의 소액 투자자들도 최소 수억원대의 남부럽지 않은 재산가가 됐다. 언제나 그렇듯이 화려한 성공 신화는 또다른 추종자를 낳는다. 그런 의미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제2, 제3의 새롬기술이나 다음커뮤니케이션을 찾아나서는 것은 조금도 이상할 게 없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갑작스레 장외주식거래가 주목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많은 투자자들은 비상장 벤처기업의 주식을 미리 확보해 놓으면 상장후 더 많은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믿고 있다. 주식투자 경험이 조금이라도 있는 사람을 만나면 ‘이제부턴 장외시장’이란 말을 듣게 된다. 증권거래소시장이나 코스닥시장에 상장되지 않은 벤처기업의 주식 거래를 중개하는 인터넷사이트도 붐을 이루고 있다. 실제로 삼성SDS나 두루넷과 같은 회사의 주식은 거래가 비교적 활발할 뿐 아니라 장외거래시장의 황제주로 각광받고 있다. 공식적인 추산은 아니라 할지라도 현재 비상장 비등록 주식에 투자하는 사람이 최소한 30만명은 넘을 것으로 관련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잘 잡으면 100배 이상 튀겨

    이에 따라 남보다 한 발 앞서 유망한 벤처기업 주식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은 날로 치열해지고 있다. 괜히 상장된 주식에 투자해 하루하루의 주가 등락에 신경을 곤두세우기보다 쓸 만한 벤처기업 주식을 잡아놓고 느긋하게 10배, 20배 차익을 챙길 날을 기다린다는 계산이다.

    사실 종합금융회사를 비롯한 금융기관들은 개인투자자들이 이같은 장외주식거래에 관심을 갖기 훨씬 전부터 이곳에 눈을 돌렸다. 그리고 이미 엄청난 시세차익을 남겼다. 코스닥시장의 샛별로 떠오른 주성엔지니어링, 심텍, 드림라인, 싸이버텍홀딩스 등에 투자해 최소한 투자원금의 서너배를 건진 것이다. 지금도 은행, 종금사, 창업투자회사들은 쓸 만한 벤처기업을 찾느라 혈안이 돼 있다.



    물론 ‘형보다 나은 아우 없다’는 말처럼 최근 들어 장외주식의 매력이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가 없는 것은 아니다. 제2의 새롬기술이 될 만한 벤처기업을 찾기가 쉽지 않은 데다 너도나도 이 시장에 눈독을 들이면서 주식거래 질서가 크게 혼탁해진 것. 최근 코스닥시장이 폭락하면서 장외거래 주식의 경우도 기업가치에 비해 주가가 지나치게 부풀려져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물론 이들 주식가격도 코스닥시장에 한파가 몰아닥치면서 대부분 하락했다. 또 일부 벤처기업의 경우 기업경영에는 별다른 관심이 없으면서 투자자로부터 돈을 끌어들이는 데만 관심을 갖는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현재 상장하지 않은 벤처기업의 주식을 살 수 있는 방법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먼저 사설 인터넷중개사이트 등을 통해 주식을 팔 사람을 확인하고 가격과 물량 등을 서로 협의해 구입할 수 있다. 이는 일반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방법이다.

    다음은 벤처기업에 직접 투자하는 방식. 개인투자자들은 이용하기가 쉽지 않은 방법이지만 엔젤클럽 등의 투자조합을 통하면 가능하다.

    세 번째는 인터넷 주식공모를 통하는 방법이다. 벤처기업이 인터넷을 통해 증자에 참여할 투자자를 모집할 때 참여하면 된다. 미상장기업의 주식을 투자자가 필요에 따라 사고 팔 수 있다는 관점에서 볼 때 현재의 장외주식거래시장은 첫 번째 경우로 국한된다.

    어쨌든 이같이 비상장주식을 투자자끼리 자유롭게 사고 팔 수 있는 장외시장이 활성화되는 것은 벤처기업과 투자자 모두에 이득이라고 볼 수 있다. 벤처기업 입장에서는 비상장 주식을 매매할 수 있는 시장이 만들어지면서 보다 쉽게 다양한 투자자를 끌어들일 수 있다. 예전에 비해 훨씬 많은 투자자로부터 자본을 유치해 사업확장을 꾀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상장 때까지 무작정 기다리지 않고 보유주식을 처분할 수 있기 때문에 투자 결정이 한결 수월해진다. 아울러 상장기업에 투자하는 것보다 많은 수익을 기대할 수도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장외주식거래시장을 제도권으로 끌어들이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3월초 개장을 목표로 준비작업이 한창 진행중인 ‘제3시장’이 바로 그것. 현재와 같이 기업정보를 제대로 알지 못한 채 무분별하게 이뤄지는 장외시장 거래를 막아 소액 투자자를 보호한다는 취지다. 비록 비상장 주식이지만 사고 팔 때 투명한 거래를 하자는 얘기다.

    이곳에서 거래되는 주식은 증권거래소 시장이나 코스닥시장의 상장 및 등록요건에 미달하거나 상장 폐지된 업체의 주식이다. 또 조만간 기존 주식거래시장에 상장이나 등록할 계획인 업체도 포함시킬 방침이다. 제3시장 운영은 코스닥증권을 통해 증권업협회가 맡는다. 최근 코스닥증권이 벤처기업 등에 이 시장에 참여할 의사를 물은 결과 네띠앙, 나우콤, 아리수인터넷을 비롯한 115개 업체가 동참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 가운데 절반이 넘는 62개사가 인터넷 관련 업체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렇듯 일단 시장이 형성될 외부 조건은 갖춰진 것으로 보인다. 코스닥증권은 삼성SDS, 강원랜드, 나래이동통신, 안철수바이러스연구소, 야후코리아 등 지명도가 높은 기업을 대상으로 추가적인 접촉에 나설 계획이다.

    그러나 제3시장에서 주식을 거래할 경우 증권거래세 외에 매매차익에 따른 양도세를 내야 된다는 점은 이 시장이 자리를 잡는 데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란 지적이 많다. 투자자 입장에서 보면 보다 많은 기업정보를 얻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시세차익을 얻었을 때마다 세금을 낸다는 사실은 그다지 달가울 게 없다. 현재 인터넷을 통해 이뤄지는 장외거래의 경우 99%가 세금을 내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이헌재 신임 재정경제부장관은 ‘산업경제의 시대’에서 ‘디지털 경제의 시대’로 바뀌고 있다며 정부정책도 디지털 경제에 맞도록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최근 벤처기업이 중심이 된 코스닥시장이 과열됐다는 보고서를 낸 것과 관련해서도 시대흐름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구태라고 비판했다. 그의 이같은 발언에 대해 우리 경제의 무게 중심이 벤처기업으로 옮아갈 것이란 점을 명확히 한 것으로 해석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이 경우 제3시장은 벤처기업 육성을 위한 효율적인 인큐베이터로서의 기능도 갖게 될 것으로 보인다. 제도권 시장인 제3시장에 등록된 벤처기업의 경우 엔젤클럽으로부터 투자를 받거나 인터넷공모를 통해 자본금을 늘리는 데 유리해지기 때문이다. 장외주식거래시장이 갑작스레 커지자 이를 제도권으로 끌어들여 양성화하겠다는 정부 입장에는 이같은 정책적 효과를 기대하는 측면도 있다. 경수종합금융 하인재과장은 “개인들이 별다른 정보도 없는 상태에서 직접 벤처기업 투자에 나서는 데는 위험이 따른다”며 “제3시장이 개설되면 이같은 위험이 상당히 해소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이어 “이같은 관점에서 볼 때 제3시장 개설은 상대적으로 자본력이 취약한 벤처기업의 투자자 유인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고 말했다.

    그러나 제3시장이 제자리를 찾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증권거래소나 코스닥시장에서 주식을 거래하면서 매매차익에 대한 세금을 내지 않았던 투자자들이 제3시장 거래에 부과되는 양도세를 어떻게 받아들일지 분명히 드러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제3시장의 각종 기업정보만을 이용하고 실제 거래는 현재처럼 인터넷 등을 통하는 투자자가 많을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그럼에도 비상장주식 거래는 앞으로 더욱 활성화될 것이 분명해 보인다. 주식거래라는 관점에서 보면 그 방법이 제3시장인지 종전과 같은 인터넷거래인지는 무의미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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