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신용평가사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tandard & Poor’s·이하 S&P)는 최근 현대차와 기아의 신용등급을 기존 ‘BBB+’에서 ‘A-’로 상향했다. 신용등급 전망은 ‘Stable(안정적)’로 제시했다. S&P는 AAA부터 D까지 22개 등급으로 나눠 국가나 회사 신용을 평가한다. 상위 7번째 신용등급인 ‘A-’는 신용 상태가 양호해 신용 위험이 크게 낮은 수준임을 의미한다. S&P 신용등급 평가에서 A 등급을 획득한 자동차 기업은 현대차와 기아를 비롯해 도요타, 메르세데스벤츠, BMW, 혼다 등 6곳에 불과하다.
2월 무디스·피치에 이어 8월 S&P ‘A 등급’ 받아
현대자동차그룹 서울 양재동 본사 전경. [현대자동차그룹 제공]
앞서 2월 현대차와 기아는 세계 3대 신용평가사로 꼽히는 무디스(Moody’s)에서는 신용등급 ‘A3’, 피치(Fitch)에서는 ‘A-’를 받았다. 3대 신용평가사로부터 모두 A 등급을 받은 자동차 회사는 현대차와 기아를 포함해 메르세데스벤츠, 도요타, 혼다 등 4곳뿐이다.
폭스바겐은 연간 생산 대수는 현대차·기아보다 많지만, S&P 신용등급은 한 단계 낮은 BBB+(안정적)다. 미국의 전통 자동차 기업 ‘빅3’로 일컬어지는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 스텔란티스는 신용평가사 3곳 모두에서 B 등급을 받는 데 그쳤다.
‘올 A’ 벤츠, 도요타, 혼다와 어깨 나란히
풀체인지급으로 디자인을 변경한 ‘더 뉴 K8’. [현대자동차그룹 제공]
현대차·기아의 올해 상반기 합산 매출액은 139조 4599억 원, 합산 영업이익은 14조9059억 원이다. 현대차의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전년 대비 7.1% 증가한 85조6791억 원, 영업이익은 0.7% 감소한 7조8365억 원이었으며, 글로벌 시장에서 206만3934대 차량을 판매했다. 기아의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전년 대비 7.7% 증가한 53조7808억 원, 영업이익은 12.6% 증가한 7조694억 원을 기록했으며, 글로벌 시장에서 155만5697대 차량을 판매했다.
또한 현대차·기아의 합산 ‘상각전 영업이익(EBITDA)’ 마진율은 10%를 넘어섰다. 대표적인 회계지표인 EBITDA는 이자비용과 세금, 감가상각비용 등을 차감하기 전 이익을 일컫는다. 이 지표가 높을수록 기업이 돈을 벌어들이는 능력, 즉 현금 창출 능력이 뛰어난 것으로 평가받는다. 현대차가 최근 자동차 시장 성장 속도가 가파른 인도에서 최대 30억 달러(약 4조 원) 규모의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는 점도 유동성 확보 측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EV와 하이브리드차 동시 대응이 가능한 유연한 생산능력도 3대 신용평가사의 주요 판단 근거가 됐다. EV만 생산하는 테슬라, 하이브리드차 생산에 주력하는 도요타와 비교하면 현대차·기아는 시장 상황에 맞춰 차량 생산을 조절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현대차그룹은 미국 남부 조지아주에 새로운 공장인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를 건설 중인데, 이곳에서는 EV뿐 아니라 하이브리드차도 생산할 계획이다. 현지에서 하이브리드차 수요가 늘어나자 기민하게 시장 변화를 반영한 것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글로벌 신용평가사 3사 모두로부터 A 등급을 받은 것은 현대차·기아의 우수한 재무건전성과 글로벌 시장 경쟁력을 공식적으로 인정받은 것”이라며 “이번 등급 상향으로 글로벌 시장 대외 신인도 상승과 자금 조달 비용 절감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향후에도 시장 변화에 유연하고 민첩하게 대응하면서 재무건전성과 시장 경쟁력 강화를 위한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내외장을 모두 블랙 색상으로 마감해 고급스러움을 극대화한 ‘제네시스 G90 블랙’. [현대자동차그룹 제공]
강현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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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주간동아 강현숙 기자입니다. 재계, 산업, 생활경제, 부동산, 생활문화 트렌드를 두루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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