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 포도 품종 ‘캠벨’은 8~9월에 가장 맛있다. [GETTYIMAGES]
포도는 전 세계적으로 수천 가지 품종이 있다. 과육이 단단하고 껍질째 먹는 수입 품종은 1년 내내 마트에서 볼 수 있으나, 과육이 말랑하고 껍질과 과육을 분리해 먹는 국산 포도는 8월쯤 제철을 맞는다.
‘포도’ 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진한 보라색 포도는 ‘캠벨’이라는 품종이다. 풍부한 과즙, 새콤달콤한 맛이 특징이며, 장마가 지난 뒤 본격적으로 맛이 들기 시작해 9월까지 가장 맛있다. 캠벨처럼 흔히 볼 수는 없지만 캠벨보다 더 달콤하고 특유의 향이 기분 좋게 느껴지는 청포도 또한 이 시기에 가장 맛이 뛰어나다.
‘포도계의 에르메스’로 불리는 샤인머스켓이 등장하기 전까지 알이 굵고 당도도 높아 ‘포도의 왕’으로 자리매김하던 거봉은 보통 추석 전후에 찾아볼 수 있다. 거봉은 수확 시기가 짧은 만큼 맛볼 수 있는 시기도 짧은 편이다. 캠벨 포도가 끝물일 때쯤 잠깐 얼굴을 내미는 머루포도는 짙은 머루 맛과 향이 특징으로, 캠벨에 비해 알이 살짝 작고 신맛이 거의 없으며 당도가 매우 높다. 이처럼 다양한 품종의 여름 포도는 저마다 맛과 향을 지니고 있으니 여름이 가기 전 취향에 따라 충분히 즐겨보기를 권한다.
여름 포도를 먹어야 하는 또 다른 이유는 ‘무더위를 이기는 천연 피로 해소제’이기 때문이다. 포도에는 비타민C·B1·B2·E 등이 풍부할 뿐 아니라 칼슘, 칼륨, 철분 등 영양소가 다양하게 들어 있어 피로를 풀고 활력을 증진하는 데 도움이 된다. 포도의 보랏빛을 내는 안토시아닌과 리코펜, 레스베라스톨에는 항암 및 항산화 효과가 있으며, 플라보노이드는 혈전 생성을 억제해 동맥경화, 심장병, 뇌졸중 등을 예방한다.
포도가 한창 맛있는 8~9월에 포도를 넉넉히 구매한 뒤 깨끗이 씻어 알알이 냉동실에 얼리면 그 어떤 아이스크림보다 맛있고 시원한 디저트로 즐길 수 있다. 또 포도 철이 끝나갈 무렵에는 저렴한 가격에 포도를 잔뜩 살 수 있는데, 그때 포도잼을 만들어두면 철이 지나도 포도를 알차게 먹을 수 있다.
포도를 구입할 때는 반드시 꼭지를 확인하기를 권한다. 꼭지가 짙은 초록색을 띠고 마르지 않아야 신선한 포도다. 또 껍질에 흠집이 없고 알이 균일하면서도 빽빽하게 들어 찬 송이를 고르는 게 좋다. 마지막으로 포도 껍질에 있는 하얀 가루의 정체는 과실을 보호하기 위해 사용하는 천연 왁스(과분)이니 잔여 농약이라는 오해는 하지 않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