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3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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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부터 묶어 기르는 마당 개, 2m 이내 짧은 목줄 사용 금지

[Pet ♥ Signal] 올해·내년 달라지는 반려동물 관련 제도

  • 구희언 기자 hawkeye@donga.com

    입력2023-01-12 1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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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존 동물보호법이 미국, 영국, 독일의 경우처럼 동물복지법으로 개편될 예정이다. [GettyImages]

    기존 동물보호법이 미국, 영국, 독일의 경우처럼 동물복지법으로 개편될 예정이다. [GettyImages]

    올해부터 달라지는 반려동물 관련 정책과 제도에는 어떤 게 있을까. 농림축산식품부(농식품부)가 2022년 12월 6일 발표한 동물복지 강화 비전과 전략을 담은 ‘동물복지 강화 방안’을 바탕으로 살펴봤다. 농식품부는 ‘사람·동물 모두 행복한 하나의 복지(One-Welfare) 실현’을 비전으로 한 3대 추진 전략과 77개 과제를 마련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영국, 미국 등 주요 선진국의 동물복지 정책 동향을 조사하고, 우리나라 정책 및 여건 등과 비교·분석했다”며 “동물보호단체, 반려동물영업자, 전문가·학계 등 다양한 의견을 수렴했다”고 밝혔다.

    ‘보호’ 넘어 ‘복지’로

    동물사랑배움터에서 수강할 수 있는 반려동물 입양 전 교육 프로그램. [동물사랑배움터 캡처]

    동물사랑배움터에서 수강할 수 있는 반려동물 입양 전 교육 프로그램. [동물사랑배움터 캡처]

    가장 눈에 띄는 건 동물 ‘보호’에서 ‘복지’로 관점을 전환했다는 점이다. 기존 ‘동물보호법’을 ‘동물복지법’ 체계로 개편하기로 한 것. 이는 동물 돌봄 의무를 강화하고 동물 학대 범위를 확대하며 무분별한 출생과 판매를 제한하기 위함이다.

    1991년 제정된 동물보호법은 2022년까지 29회에 걸쳐 개정됐다. 2011년과 2022년에는 국민 여론을 수렴해 전부개정이 이뤄지기도 했다. 동물복지법 체계에서는 동물 학대 방지를 넘어 출생부터 죽음까지 생애 주기 관점에서 동물의 건강·영양·안전 및 습성 존중 등 복지 요소를 강화할 계획이다. 올해 연구 기간을 거쳐 2024년 법안을 발의할 예정이다. 현재 미국, 영국, 독일 등이 동물복지법 체계를 갖추고 있다.

    이외에도 불법적이고 무분별한 반려동물 영업행위에 대한 관리 강화, 맹견·사고견 관리를 위한 기질평가 시범사업 추진, 민간동물보호시설 신고제 도입 및 동물보호센터 확충에 관한 내용도 담겼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이 신경 써야 할 사항도 늘어났다. ‘동물복지 강화 방안’은 건전한 반려동물 양육·돌봄 문화 정착을 위한 양육자의 돌봄 의무 강화를 골자로 한다.



    먼저 건전한 반려동물 양육·돌봄 문화 정착을 위해 양육자의 돌봄 의무가 4월부터 강화된다. 마당 개처럼 줄로 묶어 기르는 반려동물은 짧은 목줄(2m 이내) 사용이 금지되며 적정한 운동, 사람·동물과 접촉 제공 등 동물의 기본적 욕구 충족을 돌봄 의무로 확대하는 방안도 마련될 예정이다.

    또한 반려동물 입양 예정자를 대상으로 한 양육 관련 소양·지식 등 사전 교육을 확대하고, 충동적인 반려동물 입양을 방지하고자 반려동물 입양 전 교육 의무화 방안을 마련해나갈 계획이다. 양육 관련 소양·지식 등은 온라인 강의가 아닌 실습 훈련 등으로 사전 교육을 확대한다.

    현재는 온라인 강의를 통해 반려동물 입양 시 알아야 할 것을 배울 수 있다. 농식품부는 지난해 대국민 온라인 교육 플랫폼 ‘동물사랑배움터’를 개설했다. 동물사랑배움터에서는 반려동물 관련 영업자, 맹견 소유자, 동물보호명예감시원이 의무적으로 수강해야 할 정보 외에 일반 보호자를 위한 정보도 제공한다. 누구나 가입 후 설채현 수의사, 이찬종 훈련사, 김명철 수의사 등이 출연한 반려견과 반려묘 입양 전 교육 프로그램을 수강할 수 있다.

    반려견 이동 통제 범위 확대

    반려견을 직접 안거나 가슴 줄을 잡는 등 이동을 통제해야 하는 범위가 주택에서 준주택까지로 확대된다. [GettyImages]

    반려견을 직접 안거나 가슴 줄을 잡는 등 이동을 통제해야 하는 범위가 주택에서 준주택까지로 확대된다. [GettyImages]

    동물학대 처벌과 방지책도 강화된다. 동물학대를 한 사람에 대해서는 형사처벌(최대 징역 3년, 벌금 3000만 원) 외에도 재발 방지를 위한 치료프로그램 수강·이수 명령을 부과할 수 있고, 피학대 동물을 소유자에게 반환할 경우 소유자의 사육계획서 제출이 의무화된다. 장기적으로 학대 행위자의 동물 양육을 제한하는 제도를 도입하고, 동물학대 개념을 ‘상해·질병 유발 여부’에서 ‘고통을 주는지 여부’로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해나간다.

    동물 유실·유기 방지를 위한 선제 조치도 확대된다. 동물을 입양할 때 등록을 의무화하는 게 대표적이다. 현재는 생후 2개월 이상 개만 등록 대상이며 고양이는 등록 대상이 아니다. 소유자가 장기 입원, 재난 등으로 불가피하게 동물 양육이 어렵다면 지방자치단체가 이를 인수하도록 할 계획이다. 유기동물 입양 시 돌봄·양육 계획서 제출을 의무화해 양육 포기로 인한 유기 발생을 방지한다.

    개 물림 사고 예방을 위한 관리 체계도 개선한다. 2021년 소방청 통계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2016∼2020)간 개 물림 사고 환자 이송 건수가 약 1만1000건으로 집계됐다. 반려견이 보호자 없이 기르는 곳을 벗어나지 않도록 관리 의무를 부과하고, 반려견을 직접 안거나 가슴 줄을 잡는 등 이동을 통제해야 하는 장소 범위를 주택에서 오피스텔이나 다중생활시설 등 준주택까지로 확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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