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3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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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현대차·기아 ‘인증 중고차’ 판매, 올 하반기 스타트

당초 예정보다 미뤄져… 한 달 먼저 타보고 구매하는 프로그램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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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우정 기자

    friend@donga.com

    입력2023-01-06 10: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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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아 인증 중고차 디지털 플랫폼.  [현대자동차그룹 제공]

    기아 인증 중고차 디지털 플랫폼. [현대자동차그룹 제공]

    현대차 인증 중고차 가상현실(VR) 시승 체험 서비스의 콘셉트 이미지. [현대자동차그룹 제공]

    현대차 인증 중고차 가상현실(VR) 시승 체험 서비스의 콘셉트 이미지. [현대자동차그룹 제공]

    1월부터 시작하려던 현대자동차그룹의 ‘인증 중고차’ 판매가 하반기로 연기됐다. 지난해 4월 중소벤처기업부 중소기업사업조정심의회(심의회) 권고에 따라 현대차와 기아는 올해 1~4월 시범 판매를 거쳐 5월부터 본격적으로 중고차 판매 사업에 나설 예정이었다. 현대자동차그룹 측은 “소비자에게 최상의 중고차 판매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철저한 준비가 필요했다”고 연기 배경을 밝혔다. 사실상 시범판매 단계가 생략되고, 실제 중고차 판매 시점도 당초 예상보다 수개월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로 인해 현대차·기아 측의 중고차 매입도 늦춰질 전망이다.

    “신뢰도 높은 중고차 제공할 것”

    인증 중고차는 자동차 제조사가 직접 중고차를 매입해 품질 검사와 정비를 거친 후 판매하는 게 핵심이다. 그간 국내에선 외국 완성차 브랜드들이 인증 중고차 판매 방식을 선보였다. 소비자 사이에선 현대차로 대표되는 국산 브랜드도 중고차 사업에 참여해야 한다는 요구가 높았으나, 규제로 무위에 그쳤다. 중고차 매매업은 2013~2019년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돼 대기업 진출이 금지됐다. 규제 기간이 만료된 후에도 기존 중고차업계의 반발로 대기업 진출이 늦춰졌다. 현대차는 장재훈 사장이 1월 3일 경기 화성시 현대기아자동차남양기술연구소에서 열린 ‘2023 현대차그룹 신년회’에서 “인증 중고차 사업을 통해 신뢰도 높은 중고차를 제공하겠다”고 밝히는 등 해당 사업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소비자들은 대기업의 중고차 시장 진출을 대체로 환영한다. 2021년 ‘소비자주권시민회의’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56.1%가 완성차 브랜드의 중고차 시장 진입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부정적 의견은 16.3%에 불과했다. 그간 판매자-소비자 간 정보 비대칭이 심한 ‘레몬마켓’인 중고차 시장에서 불투명한 가격 산정 기준과 일부 허위·불량 매물에 대한 우려가 높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현대차·기아의 중고차 사업엔 판매 가능 대수 및 매입 조건 등 여전히 제약이 뒤따른다. 심의회는 현대차에 대해 2023년 5월 1일∼2024년 4월 30일 2.9%(직전 연도 자동차 총 거래 대수와 사업자 거래 대수 평균값 기준), 2024년 5월 1일∼2025년 4월 30일 4.1% 이내로 중고차 판매 대수를 제한했다. 같은 시기 기아는 2.1%, 2.9%로 점유율이 제한된다. 이에 따라 올해 인증 중고차 판매 가능 대수는 현대차 약 5만4000대, 기아 약 3만9000대로 추산된다. 또 현대차·기아 신차를 사는 소비자에 한해 사측에 자신이 보유한 중고차를 판매할 수 있다.

    약 200가지 항목 품질 검사

    하반기에 본격화될 현대차·기아의 인증 중고차 사업은 어떤 형태일까. 현대차는 출고한 지 5년, 누적 주행거리 10만㎞ 이내인 자사 차량 중 약 200가지 항목에 대한 안전·품질 검사를 통과한 차량을 인증 중고차로 판매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중고차 통합정보 포털’을 구축해 중고차 성능·상태 통합정보, 적정 가격 산정 기준, 모델별 시세 추이 같은 정보도 소비자에게 공개할 방침이다. 기아는 인증 중고차 전용 시설인 리컨디셔닝센터를 구축하고, 소비자가 중고차를 최장 1개월 동안 시승한 후 구매를 결정할 수 있는 ‘선(先)구독, 후(後)구매 프로그램’도 선보일 예정이다. 현대자동차그룹 관계자는 “판매 플랫폼 고도화와 합리적 가격 산정 체계 마련 등 서비스 완성도를 높이는 작업을 거쳐 올해 하반기 본격적으로 중고차 판매 사업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중고차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려면 중고차 매입부터 성능 평가까지 여러 단계를 준비해야 하므로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면서 “소비자의 기대감이 높은 만큼 국내 완성차 브랜드가 철저한 사전 준비 작업을 거쳐 중고차 시장에 진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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