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희 집에는 홍삼 캡슐이나 홍삼 농축액 같은 것이 끊이지 않습니다.
- 홍삼으로 만든 연양갱도 좋아하고 홍삼차도 좋아하죠.
● 경희대 한의과대학 졸업, 동대학원 석·박사<br>● 경희대 부속 한방병원 내과전공의 과정<br>● 국제교류협력단 지원 중국 산둥성 중의약대학 파견<br>● 현재 경희대 한의과대학 심계내과 조교수, 의료선진화위원회 T/F팀 위원, 한국보건산업진흥원 BK21 기획의원
“제가 지금은 이렇게 건강하지만 어렸을 때는 많이 약했어요. 숙부님이 한약방을 하셨는데 거기서 약을 많이 해먹었죠. 특히 원기회복에 좋은 인삼 덕을 톡톡히 봤어요. 지금은 한약을 따로 지어 먹지 않고 매일 홍삼을 먹고 있어요. 저희 집에는 홍삼 캡슐이나 홍삼 농축액 같은 것이 끊이지 않습니다. 홍삼으로 만든 연양갱도 좋아하고 홍삼차도 좋아하죠. 중국 사람들이 우리 홍삼차를 그렇게 좋아한다는군요. 홍삼은 스트레스와 피로 해소 효과도 있으니 현대인들에게 더할 나위 없이 좋죠.”
고 교수는 숙부의 한약방에 드나들면서 자연스럽게 약초에 관심이 생겼다. 그가 한의학과를 선택한 것도 이 때문. 대학 시절에는 약초를 채집하고 그 효과를 연구하는 ‘본초학회’라는 동아리에서 활동했다. 동아리 활동 중 산삼을 처음 보던 순간의 가슴 떨림은 지금도 생생하다는 게 고 교수의 이야기다. 이후 그는 산삼과 인삼 연구에 빠져들었다.
찌고 말린 홍삼 효능 인삼보다 탁월
“산삼과 인삼의 약효 차이요? 한약을 선호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자연적으로 자란 산삼이 훨씬 약효가 크다고 믿어요. 반면 그 차이가 별로 없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아요. 대부분의 의사학자들은 삼의 유전자 분석 결과를 통해 학술적으로 인삼과 산삼의 약효에 별 차이가 없다고 말해요. 산삼은 구하기 어려운 만큼 신성시해 효과를 부풀린 면도 없지 않을 거예요. 그러니까 같은 오가피과에 속하고 효과 면에서도 비슷하다고 생각되는, 그러면서도 구하기 쉽고 가격도 저렴한 인삼, 특히 홍삼을 산삼 대용으로 하는 것도 좋겠죠.”
말린 인삼이 주로 한약재로 쓰이는 반면, 인삼을 증기로 찌고 말리기를 반복해 만든 홍삼은 그 성질이 부드러워 일상에서 더 쉽고 편하게 사용할 수 있다. 게다가 효능도 말린 인삼보다 탁월하다는 게 고 교수의 주장이다.
“생마늘을 먹으면 속이 쓰린 데 비해 구워서 먹으면 순하잖아요. 인삼도 마찬가지예요. 수삼이나 백삼보다 홍삼은 성질이 부드럽고 순해 노약자나 어린이가 복용하기에 좋습니다. 그렇다고 효능이 떨어지는 것도 아니죠.”
고 교수는 이어 “홍삼은 인삼의 한 종류여서 인삼의 효능을 모두 갖고 있으면서 홍삼만의 독특한 효능이 추가되고 강화된 것”이라고 말했다.
고 교수에 따르면 홍삼의 효능은 특별하다. 소화기인 비위계통의 기운을 북돋워줄 뿐 아니라, 특히 신장의 기력을 북돋고 남성의 정력 강화에 탁월하다.
고 교수는 발기부전 환자에게 3개월간 홍삼을 투여한 결과 상당수가 발기력이 증진되는 효과를 확인했다고 한다. 또한 정자 수를 늘리고 정자 활동을 활발하게 하는 성분이 있어 남성의 양기 부족을 개선하고 불임증을 치료하는 데도 효과가 있다는 것.
홍삼의 효능은 세계적으로 널리 인정받고 있다. 위염과 만성 폐질환, 피부질환 등에 대한 치료효과가 잇따라 알려지면서 세계 곳곳에서 홍삼 연구가 활발히 진행 중이고, 새로운 연구 결과가 쏟아지고 있다.
얼마 전에는 후천성면역결핍증(AIDS) 환자들에게 홍삼을 먹였더니 상태가 호전됐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고 교수는 그 결과에 특히 관심을 갖고 있다.
하지만 홍삼이라고 해서 다 같은 홍삼이 아니다. 고 교수는 3년 전 한국 인삼과 중국삼, 서양삼을 비교하는 임상시험을 했다. 보통 중국 사람들은 한국 인삼이 중국 것보다 효능이 떨어진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는 임상시험을 통해 중국 사람들의 생각이 잘못됐음을 증명했다.
세계 곳곳에서 홍삼 연구 활발
고 교수는 “임상시험 결과 한국삼의 효능이 가장 뛰어났다. 특히 항암효과에서는 한국삼이 단연 탁월한 효과를 보였다”면서 “중국삼이나 서양삼에는 항암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고 교수의 이어지는 설명이다.
“암 환자들에게 홍삼을 복용시켰더니 암세포가 전이되는 것을 억제해주고, 암세포가 전이되지 않을 땐 암세포를 소멸시키기도 했어요. 그런데 이런 효능은 우리 인삼만이 가지고 있습니다. 중국 사람들이 아무리 자기 것이 좋다 해도 이 결과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는 거죠.”
많은 사람들이 우리 홍삼은 양(陽)의 성질이 있어 열이 많은 사람에게는 맞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 고 교수는 이에 대해 “잘못 알려진 상식”이라고 지적했다. 단지 효과가 좀더 높게 나타나느냐 낮게 나타나느냐의 차이가 있을 뿐 안 맞는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몸에 열이 많다고 하는 것도 대부분은 ‘실열’이 아니라 ‘허열’을 의미합니다. 허열 때문에 인삼을 못 먹을 이유는 없죠. 다만 감기에 걸려 실열이 높을 때, 임신부가 출산했을 때는 복용을 삼가는 것이 좋아요. 열이 있을 때 인삼이나 홍삼을 먹으면 피부질환이 생길 수 있고, 출산 후 지나치게 복용하면 출혈이 심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이때는 전문가와 상의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그는 홍삼이나 인삼은 식후에 먹는 것이 일반적이며, 체내 흡수를 높이기 위해 기름진 음식이나 자극성 강한 음식은 피하라고 덧붙였다.
인삼에 비해 효능이 떨어지지도 않고(오히려 더 탁월한 면도 있다) 가공이나 보관도 용이한 홍삼은 시장 발전성이 높다. 고 교수가 인삼 중에서 홍삼에 관심을 갖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는 앞으로 홍삼을 더욱 대중화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