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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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 아모레퍼시픽 사옥 서향이라 흉하다? 풍수적 진실은…

[안영배의 웰빙 풍수] 물길 영향 강하게 받는 건물, 방향보다 물길 흘러가는 방위가 중요

  • 안영배 미국 캐롤라인대 철학과 교수(풍수학 박사)

    입력2026-01-28 07: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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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용산구 하이브 사옥. 뉴스1

    서울 용산구 하이브 사옥. 뉴스1

    병오년 새해 벽두부터 K팝과 K-뷰티가 지구촌을 뜨겁게 달굴 것이라는 소식이 들려온다. 일단 지난해 전원 국방의 의무를 마친 그룹 BTS(방탄소년단)가 세계 34개 도시에서 공연을 펼칠 예정이다. BTS 소속사 하이브는 이번 월드 투어 공연 매출이 1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한다. 

    또 이재명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연초 정상회담을 가진 후 한한령(限韓令) 완화와 함께 K-뷰티의 중국시장 진출 길이 활짝 열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에 따라 아모레퍼시픽 등 K-뷰티 기업은 올해 예상 매출액을 크게 올려 잡았다.  

    서울을 가로질러 흐르는 한강. 풍수적 관점에서 물길은 재물운에 큰 영향을 미친다. 동아DB

    서울을 가로질러 흐르는 한강. 풍수적 관점에서 물길은 재물운에 큰 영향을 미친다. 동아DB

    아모레퍼시픽과 하이브의 부침

    앞서 언급한 하이브와 아모레퍼시픽은 각각 K팝과 K-뷰티 분야 대표주자로, 글로벌 K-컬처를 선도한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이외에도 유사한 점이 더 눈에 띈다. 먼저 두 회사 사옥이 서울 용산구 한강대로변에서 600여m 거리를 두고 이웃한다는 점이다. 아모레퍼시픽은 2017년 현 사옥(지상 22층)에 입주했다. 하이브는 2021년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서 용산 트레이드센터(지상 19층)로 이전하며 ‘빅히트엔터테인먼트’라는 옛 사명을 ‘하이브’로 바꿨다. 

    이웃사촌인 두 기업은 신사옥 입주 후 평탄치 않은 길을 걸었다는 점에서도 비슷하다. 아모레퍼시픽은 용산에 온 뒤 영업이익이 꾸준히 줄어든 데 이어 화장품 최대 수출국이던 중국시장 내 입지까지 좁아져 큰 타격을 입었다. 아모레퍼시픽은 현재까지도 본사 이전 직전 해인 2016년 영업이익(1조828억 원)의 절반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화장품업계 시가총액 1위 자리를 신생 기업 에이피알에 내주는 수모까지 겪었다. 

    하이브 역시 용산 시대를 열며 글로벌 확장에 속도를 내겠다던 의지가 무색하게 경영권 싸움과 방시혁 의장의 오너 리스크로 어려움을 겪었다. 주가가 크게 떨어졌고, 기업 이미지에도 큰 손상을 입었다.  



    한강대로변에 이웃한 두 회사가 나란히 힘든 시기를 겪다 보니 사옥에 풍수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소문이 나돌기도 했다. 이른바 ‘서향(西向) 괴담’이다. 서쪽은 해가 지는 방향이라 쇠퇴 기운을 갖고 있는데, 아모레퍼시픽과 하이브 사옥 모두 서쪽을 바라보는 형태라 흉한 일이 생긴다는 것이다. 

    이런 괴담은 1990년대 말 한국이 외환위기를 겪을 당시 서울역 맞은편 서향 건물에 입주했던 기업이 잇달아 쓰러진 역사를 떠올리게 하면서 그럴듯한 풍수 담론으로 부풀려졌다. 일각에서는 대우그룹이 서향 건물인 서울스퀘어(옛 대우빌딩)에 입주한 이후 몰락의 길을 걸었던 것을 대표 사례로 꼽기도 한다. 

    그러나 서향 건물이 흉하다는 의견의 근거는 풍수론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다. 서향 괴담은 경제 불황과 위기 관리에 실패한 기업들의 불운이 우연히 서향 사옥과 겹친 것으로 해석하는 게 타당하다. 

    풍수에서는 기업이 들어선 빌딩의 경우 건물 자체 방향보다 인근 물길의 방향을 우선적으로 살핀다. 사업을 운영해 이익을 남겨야 하는 기업으로서는 ‘돈줄’과 연관되는 ‘물길’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조선시대 과거시험에서 지리학(풍수학) 교재로 채택됐던 ‘지리신법’에는 “길흉화복은 (산보다) 물에서 나타나는 것이 더욱 빠르다”는 대목이 있다. 풍수에서 물길의 흐름, 방향 등을 중시한 것이다. 특히 이 책은 “물길은 ‘좋은 방위’에서 흘러들어와야 좋은 기를 가져다주고, ‘나쁜 방위’로 빠져나가야 나쁜 기운을 쓸어가 버린다”고 주장했다.

    서울 용산구 아모레퍼시픽 사옥. 뉴스1

    서울 용산구 아모레퍼시픽 사옥. 뉴스1

    물 빠지는 방향 건물에선 돈도 빠져나가

    한편 물길은 수량이나 수질에 비례해 재물 크기가 달라진다고도 한다. 일본인 무라야마 지준(村山智順)이 한반도 곳곳을 조사해 저술한 ‘조선의 풍수’에는 이런 대목이 있다. “물이 깊은 곳에 백성이 많이 살고, 물이 얕은 곳에 백성이 적으며 이들은 가난하다. 물이 모이는 곳은 백성이 빽빽하게 많다.” 수량이 풍부할수록 복을 더 받게 된다는 얘기다. 또 한강처럼 큰 강의 경우 강폭의 약 1~1.5배 거리 안에 있는 건물은 해당 강물의 흐름에 큰 영향을 받는다고 한다. 

    이 이론에 비추어 두 기업 사옥을 살펴보면 흥미로운 점이 발견된다. 하이브와 아모레퍼시킥 사옥 모두 한강대교가 설치된 한강 폭(약 820m)의 1.5배 거리 안에 위치한다. 한강 물길의 영향을 강하게 받는 셈이다. 게다가 한강 뷰가 빼어나기로 유명한 두 건물 모두 물이 들어오는 상류 쪽이 아니라 물이 빠져나가는 하류 쪽을 바라보고 있다. 마침 그것이 서향이다. 한강과 남한강이 합수돼 구불구불 흐르던 한강은 여의도를 지나면서부터 직선으로 뻗어나가는 직류수(直流水)로 변해 서해로 향한다. 물길이 직류수 형태로 곧장 빠져나가는 것은 풍수에서 재물을 벌어도 곧장 빠져나가는 것으로 여겨 흉하다고 본다. 두 사옥은 모두 재물 기운이 빠져나간다는 점이 풍수상 결함으로 지적된다. 

    이는 다른 방향의 물길에서도 똑같이 적용될 수 있다. 즉 동쪽으로 곧장 흘러나가는 물길을 낀 건물의 경우 동향이 좋지 않다. 남쪽으로 빠져나가는 물길에서는 남향 건물이, 북쪽으로 빠지는 물길에서는 북향 건물이 풍수적 약점이 된다.

    이와 반대로 물길이 흘러들어오는 쪽을 바라보는 건물은 재물 기운이 왕성하다고 본다. 서울 서초구 양재동 현대차그룹 사옥이 대표적 사례다. 남향인 이 사옥은 건물 남쪽 청계산에서 발원한 여의천을 마주하고 있다. 여의천은 직류수가 아니라 굽이굽이 흐르는 곡류수로, 그 물길이 현대차 사옥 쪽으로 뻗어온 후 건물을 휘감듯 돌아 양재천으로 흘러나간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은 이 자리에 사옥을 마련한 뒤 엄청난 성장을 이어갈 수 있었다. 

    서울 서초구 현대차그룹 사옥. 뉴스1

    서울 서초구 현대차그룹 사옥. 뉴스1

    직류수는 흉, 곡류수는 길

    그렇다면 물길이 빠져나가는 쪽을 바라보는 형태의 집터나 건물의 경우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일단 시각적으로 물이 빠져나가는 모습이 보이지 않게 나무숲으로 가리는 등 비보(裨補) 장치가 필요하다. 실내에서 물이 빠져나가는 광경이 보이지 않도록 창문이나 커튼을 이용해 조절하는 것도 임시방편이 될 수 있다. 강변 경관을 보고 싶을 때 잠시 열더라도 평상시에는 물이 잘 보이지 않게 가려두는 것이다. 

    다행스러운 건 하이브나 아모레퍼시픽 사옥의 경우 한강대로 건너편 용산국제업무지구(약 45만6099㎡)가 비보 장치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한국철도공사가 보유한 용산 철도정비창 부지에 100층 안팎의 초고층 건물들이 들어서면 자연스럽게 서해로 나가는 한강 물길이 보이지 않을 것이다. 

    사실 하이브와 아모레퍼시픽 사옥 자리는 예부터 명당터로 알려졌다. 조선 왕실에서 쓰는 기와를 관리하는 관청이 들어섰던 곳이자, 물류 활동이 왕성한 터였다. 다만 명당터라고 무조건 금세 발복되는 건 아니다. 시절 인연과 맞아야 하는 법이다. 바로 이 점에서 K팝과 K-뷰티를 선도하는 두 기업은 잠시의 험난함을 겪었어도 미래가 밝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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