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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女心 훔친 국민 남친 이승기

‘엄친아’ 이미지 광고계 블루칩으로 … 최근 ‘짐승남’ 변신 30, 40대 여성 환호성

  • 노혜진 한국CM전략연구소 연구원 acoustichj@paran.com

    입력2010-04-26 1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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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女心 훔친 국민 남친 이승기
    그동안 광고계는 여성 모델이 이끌어왔다. 당대 가장 인기 있는 여자 연예인은 자연스레 ‘CF퀸’이라는 수식어와 함께 최고의 광고 모델로 선호됐다. 김희선, 이영애, 전지현, 이효리, 김태희로, 그리고 연예인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는 김연아로 CF퀸의 계보가 이어져온 반면, 남자 연예인은 광고 모델로서의 입지가 상대적으로 약했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이승기의 등장으로 이런 고정관념이 깨지고 있다.

    이승기는 2010년 3월 한국CM전략연구소의 선호도 조사에서 소비자가 가장 좋아하는 광고 모델 1위로 뽑혔다. 2위는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피겨 여왕’ 김연아. 동계올림픽 열기가 아직 식지 않았는데도 이승기가 김연아를 제치고 1위를 한 것은 실로 놀라운 결과다.

    2004년 ‘내 여자라니까’로 데뷔한 이승기는 ‘누나들의 로망’으로 불리며 큰 사랑을 받았다. 그의 여심 잡기는 이때부터 시작됐지만, 당시 누구도 이승기가 ‘국민 남동생’ ‘국민 남친(남자친구)’이란 수식어를 갖게 되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드라마와 예능, 두 날개로 날다!

    이승기의 활동 이력을 살펴보면 가수에서 연기자, 예능인까지 범주가 넓다. 가수로 데뷔했지만 활발한 연기활동으로 꾸준히 인지도를 높여왔다. 시트콤 ‘논스톱’을 시작으로 2006년 드라마 ‘소문난 칠공주’에 출연했고, 2009년엔 주연을 맡은 드라마 ‘찬란한 유산’이 시청자들의 큰 사랑을 받으면서 이승기의 인기도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드라마가 이승기 인기의 한쪽 날개였다면, 예능 프로그램 ‘1박 2일’은 또 다른 날개였다. 그동안 성실하고 모범적인 모습으로 ‘엄친아’ ‘바른생활 청년’의 이미지를 구축했지만, ‘1박 2일’ 속 이승기는 허술하고 엉뚱했다. 이런 친근감 있는 모습이 이승기의 또 다른 매력으로 다가왔다. 이 같은 팔색조 매력은 이승기가 소비자들이 가장 좋아하는 모델로 자리매김할 수 있게 만들었다.

    현재 이승기는 삼성 지펠, 청정원을 비롯해 KB금융, 썬키스트, 피자헛, 강원 평창수, 둥지냉면 등 10여 브랜드의 광고 모델로 활동하고 있다. 식음료는 물론 가전, 금융, 기업 PR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선호된다는 점이 특징이다. 특히 이승기가 광고하는 제품은 여성을 주 타깃으로 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 원인은 성별, 연령별로 이승기에 대한 선호도를 살펴보면 쉽게 찾을 수 있다(‘그래프 1’ 참조). 이승기는 남성보다 여성, 그중에서도 30, 40대의 선호도가 높다. 데뷔곡 ‘내 여자라니까’의 영향일까? 그의 나이를 고려할 때 또래인 10, 20대 여성의 호감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나 실제로는 30대 이상, 그리고 미혼보다 기혼 여성이 더 좋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아이돌 그룹의 남성 멤버들이 속속 광고 모델로 등장하면서 이승기의 입지가 약해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었다. 하지만 아이돌 그룹 멤버들이 10, 20대 여성의 마음을 사로잡았다면, 이승기는 그들보다 구매력이 있는 30, 40대 알짜 여성 소비자의 마음을 빼앗았다.

    女心 훔친 국민 남친 이승기

    1 ‘KB금융’ 광고에서 이승기는 신뢰성은 물론 혁신적이고 젊은 이미지까지 전달한다. 2 댄디한 이미지로 여심을 공략하는 삼성 지펠 ‘마시모주끼’ 광고. 3 살짝 보여주는 이승기의 복근이 더욱 매력적인 ‘청정원’ 광고.

    또 이승기가 ‘KB금융’이라는 금융권의 모델로 발탁된 것은 광고업계에서도 의외로 받아들이는 일이다. 일반적으로 금융권 광고는 높은 신뢰감을 요구하기 때문에 광고 모델 기용에 더욱 신중을 기한다. 그런데 이승기가 가진 신뢰감과 진실함, 믿음직한 이미지는 또래 연예인에게서 찾기 어렵다(‘그래프 2’ 참조). 특히 그가 음주운전이나 폭행사고, 스캔들이 전혀 없다는 점도 이런 이미지를 뒷받침한다.

    그러나 금융시장 환경이 변하기 때문에 신뢰감만으론 한계가 있다. 새로운 금융상품이 계속 출시되고, 위기를 극복하고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이승기는 이런 욕구를 만족시킨다. 이승기를 통해 소비자에게 신뢰감은 물론 혁신적이고 젊은 이미지까지 전달할 수 있다.

    신뢰감과 혁신성으로 금융권 광고 접수

    이승기가 식음료 광고 모델로 선호되는 것도 이와 비슷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음식을 고를 때 안전한가와 건강에 좋은지가 중요한 기준이 되는 이때, 제품에 신뢰를 주는 광고 모델을 좋아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최근 광고 속 이승기의 이미지가 조금 변하고 있다. 기존엔 남동생 같은 모습으로 나타났다면 최근에는 ‘짐승돌’에 가까운 남성적 이미지를 강조한다. ‘청정원’ 광고에서는 하나하나 풀리는 와이셔츠 단추 사이로 이승기의 탄탄한 몸을 볼 수 있다. 삼성 지펠 ‘마시모주끼’ 광고에선 블랙 슈트를 차려입은 이승기가 화려한 디자인의 냉장고보다 먼저 눈에 들어온다. 노골적으로 여심을 공략하지만, 공략당하는 여성의 입가엔 ‘엄마 미소’가 떠오른다.

    이승기가 출연한 광고는 효과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010년 3월 한국CM전략연구소의 선호도 조사에서 이승기가 등장한 마시모주끼 광고가 소비자가 가장 선호하는 광고로 선정됐다. 소비자에게 사랑받는 모델은 광고주에게도 가장 매력적인 모델일 수밖에 없다. 당분간 이승기는 소비자와 광고주 모두 좋아하는 모델 1순위에 이름을 올려놓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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