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6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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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적인 쿨한 개그로 60년 사랑받아

  • 한창완 세종대 만화애니메이션학과 교수 htank@sejong.ac.kr

    입력2009-01-07 18:2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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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적인 쿨한 개그로 60년 사랑받아
    미국 TV 토크쇼에는 미국식 유머가 녹아 있다. 너무나도 사소한 것들을 공개함으로써 의외의 웃음을 만들고, 여러 겹 의미가 숨어 있는 양파같이 매운 질문에도 담담하게 대답하는 카리스마가 관객의 기립박수를 유도해내기도 한다.

    이러한 토크쇼 속 인물처럼 ‘쿨’한 캐릭터가 있다. 말이 없는 듯하면서 많고, 의미가 없는 듯하면서 무슨 의미인지 이해하기 힘들 정도로 깊이가 있는 숙제를 준다. 어린아이들의 일상과 대화 속에서 세상을 보게 하는 쿨한 개그 캐릭터. 찰리 브라운이 그렇다. 일간신문에서 미국 캐릭터가 소개되기 시작한 것은 신문만화 프랜차이즈 네트워크인 신디케이션 서비스가 국내에 도입되면서부터다. 찰리 브라운은 그렇게 국내에 소개됐다.

    찰리 브라운은 슐츠(Charles M. Schulz)의 연재 만화 ‘피너츠(peanuts)’의 주인공이며, 1950년 10월2일부터 워싱턴 포스트를 비롯한 7개 일간지에 연재된 이래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신문에 최장기간 실린 만화와 캐릭터로 기록되고 있다. 국내에는 신문만화, 만화책, TV 시리즈 애니메이션으로도 소개됐다.

    찰리 브라운은 쉽지 않은 캐릭터로 보인다. 늘 무표정한 인상에 자신의 애완견 스누피와는 수평적 관계를 유지하는, 무개성의 캐릭터처럼 느껴지면서도 주위의 다양한 캐릭터를 아우르는 숨겨진 리더십도 있다. 바로 그러한 모습이 찰리 브라운의 쿨한 휴머니즘이다.

    스누피에게 먹이를 주면서 인생을 보내기 위해 학교를 그만두려고 한다. 자신이 감독과 투수를 겸직하고 있는 야구팀은 늘 연전연패를 기록한다. 우익수 루시 때문에 지면서도 싫은 내색을 하지 않고, 좋아하는 빨간 머리 소녀에게 사랑고백을 하지도 못하면서 페퍼민트 페티와 마시의 사랑고백에 힘들어하는 착한 소년이 찰리 브라운이다.



    1969년 미 항공우주국 나사(NASA)는 달착륙선 아폴로 10호에 ‘스누피’, 사령선에 ‘찰리 브라운’이란 닉네임을 붙인다. 인류가 최초로 달에 발을 디디는 아폴로 11호 프로젝트 직전 테스트 비행이던 아폴로 10호, 그 중요한 비행에 찰리 브라운과 스누피의 이름이 명명된 것이다. 이는 미국식 재치에 대한 애정과 캐릭터의 대표성이 드러나는 부분이다. 무표정한 배우의 연기에 관객이 더욱 공감하듯, 찰리 브라운과 스누피의 쿨한 표정은 캐릭터의 깊은 내공을 느끼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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