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을 암시하는 것은 시청률만이 아니다. 강수연이 불혹의 나이로 여고생 연기를 선보인 첫 회가 끝난 직후 ‘여고생 강수연’에 관한 논쟁이 드라마 홈페이지에서 활발히 이뤄지는가 하면, ‘문희’와 ‘강수연’이 주요 포털사이트 인기검색어 상위권에 오르기도 했다.
‘문희’는 열여덟 살에 낳은 아이를 어쩔 수 없이 입양 보낸 소녀(강수연 분)가 겪는 파란만장한 인생사를 다룬 작품으로, 백화점 ‘신천지’를 소유하고 있는 문 회장(이정길 분)의 사생아로 태어난 문희가 원래 후계자인 문호(정웅인 분)와 문현(이재은 분)을 제치고 신천지의 후계자가 되기까지의 과정을 담을 예정이다.
설정만으로 보면 식상하기 그지없다. 그럼에도 ‘문희’가 호평받을 수 있었던 까닭은 배우들의 연기력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시청자들은 게시판을 통해 “역시 명배우 강수연이다” “어제는 강수연 씨가 내뿜는 카리스마에 압도됐다면, 오늘은 가슴에 칼을 품은 여인의 처연한 미소가 명치를 찌른다”는 등의 의견을 올리며 강수연의 연기를 칭찬했다.
‘문희’가 기대되는 또 다른 이유는 시청자의 호기심과 긴장감을 유발하는 설정들이 곳곳에 포진돼 있어서다. 사랑에 빠져 열여덟 살 소녀의 몸으로 아이까지 낳게 한 문희의 첫사랑은 누구인지, 문희의 아들을 몰래 입양해 자신의 아들로 키우는 통주상회 며느리 한나(김해숙 분)는 언제까지 그 비밀을 지킬 수 있을지, 문희가 보여줄 성공과 복수의 드라마는 어떤 내용일지 등이 그것이다.
그래서 MBC 한 관계자가 “‘문희’는 ‘선 굵은 여성 드라마’로서 드라마의 정통과 기본을 보여줄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치는 것이 충분히 이해가 간다. MBC 측이 “지금이야말로 2004년 이후 주말드라마에 약세를 보였던 MBC가 왕좌를 되찾을 절호의 기회”라고 말하는 것도 전혀 억지스럽지 않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문희’의 초반 2회만을 두고 내린 기대이자 편견일 뿐이다. 50부작의 긴 항해를 떠나는 ‘문희’가 앞으로 어떤 평가를 받게 될지 그저 궁금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