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 영화 중 어느 쪽을 응원해야 할까? 척 보기에 ‘분홍신’이 더 가능성 있어 보인다. 김용균의 전작인 ‘와니와 준하’는 상당히 좋은 작품이다. 그냥 좋은 정도가 아니라 쿨하고 깔끔하며 기술적으로도 만족스러웠다. 지난해에 워낙 기본기도 안 돼 있는 영화들이 쏟아졌던 터라, 노련한 테크니션의 장르 진입이 반갑기만 하다. 반대로 ‘여고괴담’ 시리즈는 벌써 네 편째이니 매너리즘은 각오해야 할 것 같고.
그러나 막상 영화를 보니 생각이 바뀐다. 두 영화 모두 장단점이 있지만, 아무래도 나로서는 ‘분홍신’보다는 ‘목소리’의 손을 들어주고 싶다.
‘분홍신’은 제목만 봐도 알 수 있듯, 안데르센의 동명 동화에서 영감을 얻은 영화다. 동화에서 모티브를 얻고, 부정한 남편과 헤어지고 딸과 함께 사는 안과 의사가 우연히 지하철에서 분홍신을 주운 뒤 끔찍한 사건들을 겪는다는 줄거리를 새로 구성했다. ‘아름답고 슬픈 잔혹동화’라는 표현이 홍보자료 곳곳에 실려 있는 것으로 보아, 아마 이 영화는 ‘4인용 식탁’의 캔버스에 그린 ‘장화, 홍련’을 의도했던 모양이다.
유감스럽게도 김혜수라는 스타와 때깔 좋은 화면에도 ‘분홍신’은 크게 와 닿지가 않는다. 가장 큰 문제는 영화가 씹을 수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