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런데 또 다른 방법이 있습니다. 남들이 잘 찾지 못하는 항공권 가운데 놀랄 만큼 싼 항공권이 꽤 존재합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스톱오버(Tip 참조)가 포함된 항공권입니다. 스톱오버가 포함됐으니 당연히 다구간 항공권입니다. 다구간 항공권은 편도나 왕복에 비해 경우의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납니다. 자연히 어떤 날짜가 싼지, 어떤 도시의 조합이 싼지 알기가 매우 어렵죠. 어려운 게 꼭 나쁜 것만은 아닙니다. 어렵기에 반대급부로 싸고 좋은 항공권을 오랜 기간 고민한 뒤 구입할 수 있으니까요. 꼭꼭 숨어 있기 때문에 오랫동안 싼 가격이 유지되는 겁니다. 당연히 경쟁이 덜하고 좀 더 느긋하게 고민해도 됩니다. 그 대신 그게 뭔지, 어떻게 검색해야 하는지 알아야겠죠.
지금부터 스톱오버 항공권에 대한 모든 것을 다뤄보겠습니다. 그동안 제가 소개한 놀랄 만큼 싼 가격의 항공권은 대부분 스톱오버를 적절히 활용한 것들입니다. 물론 그게 다는 아니지만, 스톱오버는 그동안 소개한 항공권들의 놀라운 가격을 어느 정도 설명해줍니다. 이번에 소개하는 항공권은 이 글을 쓰는 시점에 새로 검색한 것들이고, 그중에는 이번 겨울 여행용 항공권도 상당수 있습니다.
Tip 스톱오버란?
‘스톱오버’는 경유지에서 체류하는 시간이 24시간을 초과하는 경우를 말합니다. 즉 최종 목적지에 가기 전 들르게 되는 경유지에서 만 하루를 초과해 체류해야 하는 거죠. 시간적으로 여유가 없는 분은 직항편을 선호하겠지만, 상대적으로 시간 여유가 있고 좀 더 값싸게 더 많은 곳을 여행하려는 분이라면 스톱오버를 활용할 경우 목적지까지 가는 여정에 경유지를 덤으로 여행할 수 있는 셈이죠.

여기서 잠깐, 스톱오버에 대해 많은 여행자가 오해하는 두 가지를 정리하고 가겠습니다. 가끔 스톱오버를 경유지에서 공항 밖으로 나갈 수 있는 허가 같은 것으로 오해하고 항공사나 여행사에 신청하겠다는 여행자가 있는데요, 공항 밖으로 나갈 수 있느냐는 입국 허가를 받을 수 있느냐의 문제일 뿐입니다. 무비자 입국이 가능하거나 적법한 비자를 소유하고 있다면 얼마든지 나갔다 와도 됩니다. 물론 시간이 충분할 때 한해서죠. 또한 왕복 항공권을 예약한 후 발권 전 여행사에 스톱오버를 신청하겠다는 여행자도 있는데요, 그건 옛날이야기입니다. 항공 검색 서비스가 너무 낙후됐던 과거에 다구간 항공권을 검색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기에 여행사 직원이 수작업으로 스톱오버 항공권을 예약해줬던 겁니다. 당연히 지금은 여행자가 다구간 검색으로 직접 예약해야 합니다.


직항 항공권과 경유 항공권.

경유 항공권을 이용한 스톱오버 항공권.
스톱오버가 가능한 경우
그럼 먼저 어떤 경우에 어떤 도시를 스톱오버할 수 있는지 알아야겠죠. 몇 가지 사례로 풀어보겠습니다.사례 1 스페인 바르셀로나에 다녀올 건데, 홍콩에 스톱오버하고 싶어요. 항공사는 대한항공이었으면 좋겠어요.
목적지는 바르셀로나인데 홍콩을 덤으로 여행하고 싶은 여행자입니다. 그런데 대한항공을 타고 싶다고 합니다. 이게 가능할까요. 스톱오버는 목적지로 가는 여정에서 경유지에 24시간을 초과해 체류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게 가능하려면 먼저 대한항공을 타고 바르셀로나를 가는 길에 홍콩을 경유해야 합니다. 대한항공은 서울-홍콩 구간을 운항하지만 홍콩-바르셀로나 구간은 없습니다. 항공사들이 아주 가끔은 다른 나라의 도시들 사이를 운항하지만, 이는 극히 예외적인 경우입니다. 따라서 홍콩-바르셀로나 구간을 운항하지 않는 대한항공을 이용한다면 서울에서 바르셀로나로 가는 여정에 홍콩을 경유할 수 없습니다. 경유하지 않으니 스톱오버를 할 수 있느냐를 따질 수도 없죠.

항공사의 허브 공항, 스톱오버의 최적지
사례 2 에어프랑스 타고 프랑스 파리에 스톱오버한 후 바르셀로나를 다녀오고 싶어요.이번에는 에어프랑스입니다. 에어프랑스는 파리가 허브입니다. 서울-파리 구간은 물론, 파리-바르셀로나 구간도 취항합니다.


스톱오버 저렴하면 매력
사례 3 영국항공을 타고 바르셀로나를 가는 길에 마드리드에 스톱오버할 수 있나요?이게 가능할까요.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는 모두 스페인입니다. 스페인 국적기가 아닌 영국항공은 마드리드-바르셀로나 구간을 운항하지 않습니다. 그런데도 바르셀로나로 가는 길에 마드리드를 경유해 스톱오버할 수 있을까요.
![[gettyimages]](https://dimg.donga.com/ugc/CDB/WEEKLY/Article/5d/f3/1c/cd/5df31ccd1b45d2738de6.jpg)
[gettyimages]
영국항공과 이베리아항공은 한 회사라 그런지 매우 폭넓게 협력하고 있습니다. 영국항공을 타고 스페인에 갈 때 마드리드를 경유할 수 있고, 마드리드 이후 구간은 이베리아항공을 탑승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영국항공은 이베리아항공 외에도 다른 많은 항공사와 협력을 통해 해당 항공사의 탑승을 허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영국항공은 방향당 2회 스톱오버가 무료이기 때문에 싼 가격에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를 함께 여행할 수 있습니다.
요약 : 다른 항공사의 탑승을 허용하기도 하고, 허브 공항이 아닌 곳도 스톱오버가 대부분 가능하다.
의문 : 그럼 어떤 도시가 스톱오버가 가능한지 어찌 아나요?
허브 공항까지는 알겠지만 다른 도시는 스톱오버할 수 있는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딱히 방법은 없습니다. 현존하는 항공 검색 사이트 가운데 그런 정보를 제공하는 곳은 없습니다. 저처럼 항공권 검색이 취미이자 직업인 사람은 경험으로 알고 있고, 또 필요한 경우 항공사가 정한 규정을 보고 파악합니다. 하지만 1년에 한두 번 여행하는 여행자가 그럴 수는 없겠죠. 운에 맡기거나 저를 포함해 누군가가 찾은 항공권과 유사하게 검색하는 방법밖에 없습니다.
마법 같은 스톱오버 항공권 모음
스톱오버는 경유지를 덤으로 여행하는 방법입니다. 그런데 이 스톱오버를 잘 활용하면 마법 같은 현상이 발생하곤 합니다. 경유지를 덤으로 여행하는 효과 그 이상을 볼 수 있는 거죠. 이것 역시 몇 가지 사례로 알아보겠습니다.![[gettyimages]](https://dimg.donga.com/ugc/CDB/WEEKLY/Article/5d/f3/1c/fe/5df31cfe1dc6d2738de6.jpg)
[gettyimages]



일반적으로 스톱오버 항공권은 경유지를 덤으로 여행하는 방법으로 접근합니다. 그런데 생각을 바꿔보세요. 아예 아부다비에 가고 싶을 때 다른 곳을 더 갔다 와도 되는 겁니다. 애초 목적지는 스톱오버하고 다른 곳을 덤으로 다녀오는 거죠. 그럼 내가 가고 싶은 목적지를 직항으로 갈 수 있고, 추가 여행지는 덤이 되는 겁니다. 항공권 가격이 더 싼 것은 물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