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성급 한옥호텔 ‘경원재 앰배서더 인천’의 야경. [사진 제공 · 경원재 앰배서더 인천]
정갈한 한옥호텔 인기
‘옥캉스’를 즐길 수 있는 한옥호텔이 꽤 인기다. 편안한 서비스와 시설은 물론, 넓은 주차장과 조식 제공 같은 편리함도 갖췄다. 게다가 거대한 정원이 있어 마음껏 산책도 할 수 있다. 숙소 면적이 넓은 편이라 여럿이 묵더라도 한 공간에 머물기 좋다. 투숙 가격이 저렴하지는 않지만, 같은 가격대 빌딩형 호텔의 공간 규모나 주변 자연환경을 생각하면 납득할 만한 수준이다. 5성급 한옥호텔인 인천 송도 ‘경원재 앰배서더 인천’은 시설, 서비스, 경관 등 모든 면에서 최고로 꼽힌다. 전남 영암군의 ‘영산재’는 산과 바다를 동시에 눈에 담을 수 있다. 객실 형태가 다양해 개인 뜰이 있는 방부터 누마루가 포함된 독채까지 선택 폭이 넓다. 일출과 일몰이 아름다운 전남 여수시에 자리한 ‘오동재’는 바다를 코앞에 둔 한옥호텔이다. 전북 남원시에 있는 ‘남원예촌 by 켄싱턴’은 걸어서 둘러볼 만한 관광지가 많아 자녀를 둔 가족 단위 여행객에게 더없이 좋다.경북 경주시에는 워낙 다양한 한옥 숙소가 자리하지만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이럴 때는 ‘라궁’이나 ‘황남관’ 같은 호텔형을 선택하면 무난하다. 강원 평창시 ‘고려궁 전통 한옥호텔’은 조용하고 아름다운 산세가 일품이다. 방마다 향긋한 편백나무 욕조가 마련돼 있다. 서울 북촌에는 독특한 한옥호텔 ‘보눔 1957 한옥 앤 부티크’가 있다. 호텔이라고 부르지만 부유한 한옥집에서 대접받는 듯한 재미를 선사하는 곳이다.
최소 100년 전에 지은 옛 한옥에서 하룻밤은 어떨까. 공간의 낯섦만큼이나 헤아릴 수 없는 시간의 간격을 몸소 느낄 수 있는 곳이 바로 고택이다. 한옥에 속하지만 역사적으로 존경받는 이들의 가옥을 보존 및 정비한 곳이 대부분이라 ‘구옥(舊屋)’보다 ‘고택(古宅)’이라고 부른다. 이맘때 가면 여민 문 사이로 들어오는 찬바람 덕에 엉덩이는 뜨끈하나 코끝은 시린 정겨운 겨울밤을 경험할 수 있다. 고택은 대체로 양지바르고 아늑한 땅에 자리 잡아 따스함과 옹골진 기운이 감돈다. 북적거림은 피하고, 자연 속에 현재를 잠시 묻어두고 싶다면 고택을 추천한다.
‘3917마중’의 목서원 본채 난파정은 숙소가 온돌로 돼 있다. [사진 제공 · 3917마중]
오롯이 누리는 시공간
요즘 가장 핫한 한옥 숙소는 ‘요즘 한옥’이다. ‘요즘 한옥’은 한옥 뼈대는 살리고, 현대 기술과 감성을 더해 완전히 새로 지은, 말 그대로 요즘 스타일의 한옥이다. 구도심의 오래된 골목에 있는 편이라 도보여행 중 들르기 좋다. 대문을 여는 순간 전혀 다른 세계가 펼쳐진다. 낮은 천장에 드리운 서까래, 따스한 나무 소품들, 아담한 마당과 툇마루, 탁 트인 넓은 문이 부각된다.‘응정헌’은 숙박객에게 조식과 피크닉 박스를 제공한다(왼쪽). ‘아모’의 요리하고 싶어지는, 탁 트인 감성 주방. [사진 제공 · 응정헌, 사진 제공 · 아모]
한옥 숙소는 한옥을 체험하는 시간을 선사할 뿐 아니라, 그 안에 들어온 사람은 누구라도 온전히 쉬게 하는 매력을 지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