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린이날을 앞두고 막을 올린 아동극 ‘넌 특별하단다’는 좋은 오락거리일 뿐 아니라 위기에 처한 아이들을 구할 방법을 담았다. 목수 엘리가 만든 ‘나무 사람’은 한마을에 모여 산다. 힘이 센 ‘장사’, 새침데기 ‘예쁜이’, 재주 많은 ‘마술사’, 늘 밝은 ‘루’ 등 각자 특징이 있다. 나무 사람들은 하루 종일 서로에게 ‘별표’나 ‘똥표’를 붙인다. 예쁘고 잘난 사람에겐 별표를, 못나고 싫은 사람에겐 똥표를 주는 것. 나무 사람들은 지저분하고 실수투성이인 청소부 ‘펀’에게 늘 똥표만 붙여주고, 펀은 ‘똥표투성이’인 자신을 보며 “나는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사람”이라고 실망한다. 그러던 중 펀은 온몸에 별표와 똥표가 없는 루를 만난다. “너는 왜 똥표도 별표도 없니?”라고 묻자 루는 목수 엘리에게 들은 비법을 알려준다.
“모든 사람에게는 자기만의 장점이 있어. 내가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가 중요하지 남의 생각은 중요하지 않아. 그렇게 생각하니 내 몸에 있던 똥표와 별표가 다 떨어져 하나도 남지 않았단다.”
모두가 싫어하는 궂은일을 도맡아 하고, 재미난 동시를 잘 쓰면서도 늘 자기를 부끄러워하던 펀. 그 역시 특별하고 소중한 사람이라는 걸 깨닫자 몸에 붙은 똥표가 다 떨어진다.

사실 아이가 어려서부터 별표와 똥표, 즉 남의 시선에 목숨을 거는 건 엄마 탓이 크다. 수백만 원짜리 유모차에 명품 옷을 입히면서 내 아이가 다문화가정, 이혼 가정, 저소득층 가정의 아이와 어울리는 것을 막는다. 이 연극을 통해 내 아이가 멀리하기 바랐던 그 아이도 누군가에겐 소중한 아이라는 사실, 또한 내 이기심 때문에 우리 아이가 남들에게 제멋대로 똥표나 붙이고 다니는 폭력적인 아이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어린이날을 겨냥한 수많은 뮤지컬 중 이 공연이 돋보이는 이유는 재미뿐 아니라 감동과 메시지도 담았기 때문. 이번 어린이날에는 나무 사람들의 율동과 연기를 보며 함께 즐거워하는 아이 귓가에 “너는 정말 특별하단다. 그리고 네 친구들 모두 특별한 존재란다”라고 속삭여주는 건 어떨까. 5월 5일까지 서울 CTS 아트홀. 문의 02-766-6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