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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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우 뚫은 흥겨운 국악 장단

  • 박길명 나눔예술특별기고가 myung65@dreamwiz.com

    입력2010-09-20 11:3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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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폭우 뚫은 흥겨운 국악 장단

    여성민요단 ‘아리수’가 노인요양시설 유자원에서 공연하는 모습.

    ‘우르르 쾅쾅.’ 추석을 2주가량 앞둔 9월 첫째 일요일. 서울 송파구 서울놀이마당에선 서울시무용단의 공연이 임박한 가운데 천둥, 번개, 폭우가 퍼붓고 있었다. 다행히 놀이마당의 고정된 천막 덕에 오후 2시 공연은 예정대로 치러졌다. 공연 시작을 알리며 30명의 무용수가 ‘월광무’의 장관을 펼치자 폭우를 뚫고 모여든 100여 명의 관객이 탄성을 질렀다. 객석의 한 노인은 배경음악 장단에 맞춰 추임새를 넣기도 하고 한 외국인 여성관광객은 플래시 터뜨리기에 바빴다. 도포자락 휘날리며 멋을 부린 선비의 춤 ‘한량무’는 천둥소리를 무색게 할 만큼 여유가 있었다.

    조선시대 일부다처제에 대한 풍자를 담은 ‘미얄 할미춤’에선 웃음이 터졌고, 공연의 대미를 장식한 모둠북 춤이 펼쳐지자 관객의 흥은 절정에 달했다. 때마침 비는 그치고 관객들의 힘찬 박수 속에 공연은 마무리됐다.

    며칠 뒤 서울 동대문구 휘경동 삼육서울병원 내 노인요양시설인 유자원에선 민요가락이 흘러나왔다. 국악계의 ‘빅마마’로 통하는 여성민요단 ‘아리수’의 가락은 휠체어를 탄 노인 관객들의 마음을 적셨다. 창작 민요에서부터 판소리 ‘심청가’까지 공연에 대한 호응은 노인들의 눈빛에서 충분히 읽을 수 있었다. 유자원 1층 로비에 임시로 마련된 객석 뒤편의 간병인들과 자원봉사자들은 박수와 함께 추임새를 넣으며 우리 가락을 즐겼다.

    “어르신, 어떤 아리랑 좋아하세요?”

    “정선아리랑.”



    사회 겸 소리를 맡은 한 민요단원의 물음에 노인은 기대에 차 자신의 곡을 주문했다. 나눔무대에서 민요를 처음 접한 사람도, 옛 시절 숱하게 들었을 노인 관객들도 저마다 흥겨운 자리. 뭐니 뭐니 해도 추석을 앞둔 무대에는 우리 춤과 가락이 제격인 두 나눔공연이었다.

    TIP

    ‘나눔예술’ 홈페이지 클릭하세요


    나눔공연은 누구나 무료로 즐길 수 있는 문화 나눔의 장입니다. 나눔예술 홈페이지(www.nanumart.com)에 들어와서 공연 일정을 확인하세요.

    서미연 동대문종합사회복지관 사회복지사

    “작은 나눔이 어떤 이에겐 큰 힘 돼죠”


    폭우 뚫은 흥겨운 국악 장단
    9월 8일 ‘사회복지의 날’을 맞아 동대문구 사회복지대회에서 지역 사회복지사를 대표해 사회복지사 선서를 한 서미연(28) 씨. 동대문종합사회복지관 사회복지사인 그는 “단지 젊다는 이유로 선서를 했다”고 겸손해했다. 나눔예술에는 관객과 배우(또는 연주자), 그리고 이들을 이어주는 사회복지사가 있다. 이 중 사회복지사는 나눔예술이 지향하는 휴먼네트워크에 없어선 안 될 존재다.

    “일전에 우리 복지관에서 펼쳐진 오페라 공연은 올 들어 동대문구 첫 나눔공연이래요. 저소득층 주민이 접하기 힘든 공연이라 색다른 경험을 했다며 반응이 정말 좋았어요.”

    사회복지사 생활 3년째인 서씨는 복지관에서 형편이 어려운 가정의 사례를 알리고 후원자를 찾아 연결해주는 후원 홍보를 맡고 있다. 그는 여러 후원자의 이해를 돕는 일에 열심인데 도움 받은 이들이 다시 희망을 품는 게 가장 인상 깊다고 했다.

    “사회복지를 전공했지만 직업으로 하는 것은 망설였죠. 그러다 자원봉사를 하면서 진로를 결정했어요.”

    서씨는 대학시절 1년 반 동안 휴학했다. 또래들이 하는 ‘스펙 쌓기’ 해외연수 때문이 아닌, 오직 자원봉사를 위해서였다. 누가 물으면 “군대 갔다 왔다”며 웃는다는 그는 작은 나눔이 어떤 이에겐 큰 힘이 된다는 것을 더 많은 사람이 알았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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