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이브 코스로 인기 있는 국립수목원 주변 도로.
수목원에선 ‘가을 숲과 함께하는 동양화 전시회’(11월18일까지)도 열리고 있어 농익은 가을 향기를 진하게 느낄 수 있다. 국화를 비롯, 소박한 멋이 우러나는 초가집 풍경을 담은 그림들이 삭막한 마음을 푸근하게 해준다.
더구나 광릉 숲 보전을 위해 하루 입장객을 5000명 이하로 제한해, 어느 곳에서보다 상쾌한 숲의 향기를 맡을 수 있다. 넓은 수목원 안엔 다양한 분위기의 산책로가 연결되어 있어 연인들 데이트 코스로도 인기가 높다.
정문을 지나 다리를 건너면 주제별로 구성된 전문 수목원을 연결하는 산책로가 이리저리 뻗어 있다. 관람 순서는 따로 없지만 대개 정문~습지원~만목원~관상수원~수생식물원~맹인식물원~화목원~관목원~난대식물원(온실)~산림박물관~활엽수원~침엽수원~육림호~방문자센터로 난 산책로를 따라가는 것이 무난하다. 이렇게 돌아보는 데 2시간 정도 걸린다.
하루 입장객 5000명 이하로 제한
걷다 보면 통나무를 엮어 만든 구름다리, 연인들이 팔짱을 끼고 가기에 좋은 오작교, 앞을 보지 못하는 이들을 위해 만든 점자 안내판, 산림의 역사와 목재의 다양한 용도 및 세계의 임업 현황 등을 일목요연하게 볼 수 있는 산림박물관, 육림호 주변에 조성된 ‘숲 생태관찰로’ 등 관람자를 위해 세심하게 배려한 흔적을 곳곳에서 엿볼 수 있다.
특히 오작교를 건너면 우리나라 지형을 본떠 만든 연못에 조성한 수생식물원과 맹인식물원이 차례로 이어지는데, 이 길목에 쌓인 낙엽이 가장 운치 있다. 바스락거리는 낙엽을 밟으며 걷다 잠시 벤치에 앉아 그 운치 있는 풍경을 음미해보기에 좋은 곳이다.
벤치에 앉아 있다 한기가 느껴지면 맹인식물원 위쪽에 자리한 따뜻한 난대식물원에서 싱그러운 풀의 향기를 흠뻑 들이키는 것도 좋다. 동양화 전시회는 난대식물원 옆에 자리한 산림박물관 1층, 특별전시관에서 볼 수 있다. 산림박물관 안에는 숲에 서식하는 생물들의 표본도 갖춰져 있어 아이들과 함께 찾아볼 만하다.
호수와 숲이 어우러져 경관이 아름다운 육림호(왼쪽). 동백, 팔손이, 가시나무류 등 국내 자생수종 162종과 외국종 158종 총 320종의 난대수종을 볼 수 있는 난대식물원.
다양한 분위기 산책로 인기
‘숲 생태관찰로’도 수목원에서는 빼놓을 수 없는 명소다. 울창한 숲 사이로 둘이 걷기에 딱 좋을 만한 너비로 조성된 운치 만점의 나무판 오솔길(462m)은 연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코스다. 여느 곳에선 쉽게 볼 수 없는 70여 종의 희귀 수목과 야생화의 보고인 숲길이다.
숲 생태관찰로를 벗어나면 잔잔한 물빛에 수목원의 멋진 풍광을 은은하게 비춰내는 아담한 호수, 육림호가 자리하고 있다. 구름다리를 건너 호숫가를 따라 한 바퀴 돌며 시원한 약수를 한잔 마시는 것도 좋다.
맑고 상큼한 공기를 한가득 가슴에 품고 수목원을 빠져나와 정문 입구에 대기하고 있는 꽃마차를 타는 재미도 별나다. 미끈하게 빠진 백마가 이끄는 예쁜 꽃마차를 타고 저물어가는 가을 숲길에서 또각또각 말발굽 소리를 들으며 광릉까지 다녀올 수 있다. 오전 11시~오후 5시. 이용료 어른 5000원, 어린이 3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