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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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의 땅, 신이 내린 목소리들

  • 정일서/ KBS 라디오 PD

    입력2005-10-24 10: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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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화의 땅, 신이 내린 목소리들
    그리스가 자랑하는 세계적 여가수 나나 무스쿠리(Nana Mouskouri·사진)가 내한공연을 펼쳤다. 70을 훌쩍 넘어선 그녀가 은퇴를 앞두고 계획한 생애 마지막 투어라 하니 더욱 뜻깊다. 나나 무스쿠리는 세계 각지를 돌며 활발한 활동을 펼쳤고 장르를 넘나들며 프랑스어와 영어로도 많은 노래를 불렀지만 그 근본을 흐르는 정서는 아무래도 그리스적인 것이다. 그녀는 늘 조국 그리스를 자랑스러워했다.

    그리스가 세계 음악계에서 차지하는 위치는 결코 크다 할 수 없지만, 그리스 음악의 독특한 향기는 참으로 감미로운 것이다. 드라마 삽입곡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아그네스 발차의 ‘기차는 8시에 떠나네’는 아마도 우리에게 가장 잘 알려진 그리스 노래일 것이다. 마리아 드미트리아디의 목소리로도 친숙한 이 곡은 그리스의 국민 작곡가 미키스 테오도라키스의 작품이다. ‘지중해의 존 바에즈’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또 한 명의 걸출한 여가수 마리아 파란두리와 그녀의 라이벌 사비나 야나투 역시 그리스 음악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이름들이다. 그런가 하면 미키스 테오도라키스와 쌍벽을 이루는 작곡가 마노스 하지다키스 역시 그리스의 대표 작곡가로 이름을 올리는 데 손색이 없다. 특히 나나 무스쿠리는 ‘마노스 하지다키스의 페르소나’라고 불릴 정도로 그의 작품을 즐겨 불렀다.

    팝으로 살짝 시선을 돌려보면 단연 아프로디테스 차일드가 눈에 들어온다. 밴드의 이름에서부터 그리스의 후손임을 자임한 아프로디테스 차일드는 반젤리스와 데미스 루소스가 몸담았던 그룹으로도 유명하다. ‘Spring summer winter and fall’과 ‘Rain and tears’는 시대를 뛰어넘어 사랑받는 이들의 대표적인 히트곡들. 마지막으로 뉴 에이지계의 거물 뮤지션 야니를 만나고 나면 아주 헐거우나마 그리스 음악을 대충은 훑어본 셈이다. 신화의 땅 그리스와 지중해에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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