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들에게 ‘동네북’ 된 바둑황제](https://dimg.donga.com/egc/CDB/WEEKLY/Article/20/02/12/20/200212200500012_1.jpg)
우리 나이 쉰이면 바둑 승부사로는 환갑 소리를 듣는 나이임에도 여전히 펄펄 날던 ‘불사조’ 조훈현 9단도 거듭되는 대국 스케줄 앞에서는 별 수 없었다. 조 9단은 12월 들어 젊은 10대 후배들을 상대로 이틀에 한 번꼴로 ‘도전기’나 ‘도전자 결정전’ 같은 묵직한 승부를 벌이고 있다. 조 9단의 승부 인생에서 이 정도의 강행군은 한두 번이 아니었다. 그러기에 근래의 부진의 원인을 ‘실력보다는 세월’에서 찾는 사람이 많다.
조 9단은 현재 천원전 결승5번기에서 16세의 송태곤 3단과 2승2패의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고, 기성전 도전자 결정3번기에서는 15세의 윤준상 초단에게 먼저 1패를 당했다. 하나같이 하룻강아지뻘 되는 상대들이다.
![10대들에게 ‘동네북’ 된 바둑황제](https://dimg.donga.com/egc/CDB/WEEKLY/Article/20/02/12/20/200212200500012_2.jpg)
백1로 상변 흑 다섯 점이 잡힌 장면. 흑으로선 비상국면이므로 비범한 발상이 필요할 때인데 조 9단은 흑2 이하 8까지 우상귀를 취했다. 그러나 어떤가? 백3 한방을 허용한 데 이어 9로 틀을 잡고 보니 아래 흑세력이 졸지에 빛을 잃어버리지 않았는가.
백1 때에라도 우상귀 흑대마를 초개와 같이 버리고 2 이하 8까지 중앙을 크게 경영하는 승부수를 던져야 했다. 164수 끝, 백 불계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