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끝까지 항해하리라!” 호기로운 외침으로 바람을 비웃으며 거센 폭풍우에도 항해를 강행하다 자신의 배, 선원들과 함께 침몰하고 만 판 데르 데컨 선장. 그는 침몰 순간 신을 저주했고, 분노한 신은 그에게 또 다른 저주를 내렸다. 그로 인해 이 네덜란드인 선장은 유령선을 타고 7대양을 영원히 방황해야 하는 운명에 처하게 됐다.
리하르트 바그너의 오페라 ‘방황하는 네덜란드인’은 북유럽에 전해 내려오는 ‘유령선 전설’에 기초한 작품이다. 영화 ‘캐리비안의 해적’을 본 사람이라면 ‘플라잉 더치맨’이라는 캐릭터와 그의 배로 친숙할 바로 그 전설이다. 다만 이 오페라 속 네덜란드인 선장은 7년에 한 번 육지에 올라올 수 있으며, 그때 자신을 진정으로 사랑해줄 여인을 만나면 저주에서 풀려나게 된다. 과연 그는 ‘구원의 여성’을 만날 수 있을까.
바그너 스스로 ‘시적인 가사에 음악을 붙인 최초의 극작품’이라고 자부했던 ‘방황하는 네덜란드인’은 그의 네 번째 오페라이자 그의 독자적 작풍이 본격화한 최초 작품이다. 1843년 드레스덴 궁정극장에서 초연된 이 작품에서 바그너는 유도동기, 무한선율 등을 선보였고, 이탈리아 및 프랑스 오페라의 영향으로부터 벗어나 독일어에 좀 더 적합한 새로운 스타일의 성악부를 창조해냈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바그너의 성지 ‘바이로이트 축제극장’에서는 ‘방황하는 네덜란드인’ 이후 작품들만 다루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있다.
요즘 날씨에는 조금 안 어울리지만 ‘방황하는 네덜란드인’은 ‘납량특집 오페라’라 불리기도 한다. 유령선을 소재로 한 작품인 데다 공간적 배경도 북유럽 노르웨이로 설정되다 보니 극 전편에 음산한 분위기가 깔려 있고, 첫 장면에서 폭풍우 휘몰아치는 바다를 묘사한 음악도 매우 사실적이라 서늘한 기운마저 풍기기 때문이다. 또 남녀 주인공이 부르는 주요 노래들인 ‘기한이 되었다’ ‘젠타의 발라드’ 등에도 괴기스러운 면이 있고, 특히 후반부에서 무시무시하게 터져 나오는 ‘유령선 선원들의 합창’은 오싹하기 짝이 없다. 하지만 동시에 달콤한 서정미가 돋보이는 ‘조타수의 노래’, 유려하고 아기자기한 ‘물레질하는 여인들의 합창’, 힘차고 흥겨운 ‘선원들의 합창’, 애절한 ‘에릭의 노래’ 등 다채로운 매력이 공존하는 작품이기도 하다.
바그너의 작품세계, 나아가 오페라 역사에 새 장을 열었던 이 중요한 작품이 모처럼 우리 관객을 찾아온다. 이번 공연은 국립오페라단이 2013년 ‘파르지팔’에 이어 야심차게 준비한 또 하나의 ‘바그너 프로젝트’로, 네덜란드인 역에 핀란드 출신의 세계적인 바그너 바리톤 유카 라실라이넨, 상대역 젠타 역에 독일 소프라노 마누엘라 울, 젠타의 아버지인 노르웨이인 선장 달란트 역에 연광철 등 캐스팅이 막강하고, 취리히 오페라 음악감독을 역임한 노장 랄프 바이케르트의 지휘, 국립오페라단의 ‘박쥐’로 친숙한 영국 연출가 스티븐 로리스의 무대도 든든하다. 11월 18일(수), 20일(금), 22일(일),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한편 이번 공연은 바그너의 최초 의도를 살려 막간 휴식 없이 약 2시간 20분에 걸쳐 연속 상연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관객에게는 관극 전 물이나 커피를 많이 마시지 않는 등 여느 때와는 다른 주의가 요구된다.
리하르트 바그너의 오페라 ‘방황하는 네덜란드인’은 북유럽에 전해 내려오는 ‘유령선 전설’에 기초한 작품이다. 영화 ‘캐리비안의 해적’을 본 사람이라면 ‘플라잉 더치맨’이라는 캐릭터와 그의 배로 친숙할 바로 그 전설이다. 다만 이 오페라 속 네덜란드인 선장은 7년에 한 번 육지에 올라올 수 있으며, 그때 자신을 진정으로 사랑해줄 여인을 만나면 저주에서 풀려나게 된다. 과연 그는 ‘구원의 여성’을 만날 수 있을까.
바그너 스스로 ‘시적인 가사에 음악을 붙인 최초의 극작품’이라고 자부했던 ‘방황하는 네덜란드인’은 그의 네 번째 오페라이자 그의 독자적 작풍이 본격화한 최초 작품이다. 1843년 드레스덴 궁정극장에서 초연된 이 작품에서 바그너는 유도동기, 무한선율 등을 선보였고, 이탈리아 및 프랑스 오페라의 영향으로부터 벗어나 독일어에 좀 더 적합한 새로운 스타일의 성악부를 창조해냈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바그너의 성지 ‘바이로이트 축제극장’에서는 ‘방황하는 네덜란드인’ 이후 작품들만 다루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있다.
요즘 날씨에는 조금 안 어울리지만 ‘방황하는 네덜란드인’은 ‘납량특집 오페라’라 불리기도 한다. 유령선을 소재로 한 작품인 데다 공간적 배경도 북유럽 노르웨이로 설정되다 보니 극 전편에 음산한 분위기가 깔려 있고, 첫 장면에서 폭풍우 휘몰아치는 바다를 묘사한 음악도 매우 사실적이라 서늘한 기운마저 풍기기 때문이다. 또 남녀 주인공이 부르는 주요 노래들인 ‘기한이 되었다’ ‘젠타의 발라드’ 등에도 괴기스러운 면이 있고, 특히 후반부에서 무시무시하게 터져 나오는 ‘유령선 선원들의 합창’은 오싹하기 짝이 없다. 하지만 동시에 달콤한 서정미가 돋보이는 ‘조타수의 노래’, 유려하고 아기자기한 ‘물레질하는 여인들의 합창’, 힘차고 흥겨운 ‘선원들의 합창’, 애절한 ‘에릭의 노래’ 등 다채로운 매력이 공존하는 작품이기도 하다.
바그너의 작품세계, 나아가 오페라 역사에 새 장을 열었던 이 중요한 작품이 모처럼 우리 관객을 찾아온다. 이번 공연은 국립오페라단이 2013년 ‘파르지팔’에 이어 야심차게 준비한 또 하나의 ‘바그너 프로젝트’로, 네덜란드인 역에 핀란드 출신의 세계적인 바그너 바리톤 유카 라실라이넨, 상대역 젠타 역에 독일 소프라노 마누엘라 울, 젠타의 아버지인 노르웨이인 선장 달란트 역에 연광철 등 캐스팅이 막강하고, 취리히 오페라 음악감독을 역임한 노장 랄프 바이케르트의 지휘, 국립오페라단의 ‘박쥐’로 친숙한 영국 연출가 스티븐 로리스의 무대도 든든하다. 11월 18일(수), 20일(금), 22일(일),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한편 이번 공연은 바그너의 최초 의도를 살려 막간 휴식 없이 약 2시간 20분에 걸쳐 연속 상연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관객에게는 관극 전 물이나 커피를 많이 마시지 않는 등 여느 때와는 다른 주의가 요구된다.
주연을 맡은 유카 라실라이넨(왼쪽). 오페라 ‘방황하는 네덜란드인’ 출연진의 연습 장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