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훈이 빚어낸 감동의 순간
2015년 12월 22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아주 특별한 공연이 열렸다. 한일 수교 50주년을 기념해 서울시립교향악단(서울시향)과 일본 도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도쿄 필)가 ‘합동 콘서트’를 개최한 것. 맥락은 좀 다르지만…
201512302015년 12월 29일한 시대의 마감에 부쳐
한 해 동안 서울 예술의전당과 경기 성남아트센터 아카데미에서 ‘교향악의 거인들’이라는 주제로 강좌를 했다. 그 마지막 강의 주제는 베토벤에서 말러에 이르는 ‘합창 교향곡’의 계보를 짚어보는 것이었다. 하지만 바로 며칠 전 접한 중요…
201512232015년 12월 22일김선욱이 되살릴 슈만의 열정
파보 예르비. 이제 우리나라에서 클래식 공연에 관심 있는 사람치고 이 지휘자를 모르는 사람은 별로 없지 않을까. 2010년 독일 프랑크푸르트 방송교향악단과 첫 내한공연을 가진 이래 프랑스 파리 오케스트라, 독일 브레멘의 도이체 캄머…
201512162015년 12월 15일카무의 호쾌한 지휘, 라티 심포니의 유연한 연주
고3 때였던 걸로 기억한다. 그날도 어김없이 방과 후 교내 도서관의 작은 칸막이 안에서 입시 준비에 매진할 참이었다. 그런데 수학 문제 푸는 동안 습관처럼 귀에 꽂아놓은 이어폰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에 마음을 뺏겼다. 이내 연필을 놓을…
201512092015년 12월 07일뛰어난 가창력, 빈약한 앙상블
‘주간동아’ 1013호에서 소개했던 국립오페라단의 바그너 ‘방황하는 네덜란드인’ 공연이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필자는 3회 공연 중 두 차례 참관했는데, 그중 마지막 날(11월 22일) 공연은 상당히 수준 높고 만족스러운 성공작…
201512022015년 12월 02일누적 공연 횟수 1위, 프랑스 낭만 오페라의 진수
성공한 노학자이자 마법사인 파우스트 박사. 그는 신학, 철학, 법학, 의학 등 이 세상 거의 모든 학문과 지식을 섭렵했지만 여전히 진리에 대한 갈증을 느끼고 있다. 그는 인생에 좌절과 회의를 느낀 나머지 자살을 기도하지만 실패하고,…
201511232015년 11월 23일유령 선장의 저주 풀어줄 구원의 여성은?
“지구 끝까지 항해하리라!” 호기로운 외침으로 바람을 비웃으며 거센 폭풍우에도 항해를 강행하다 자신의 배, 선원들과 함께 침몰하고 만 판 데르 데컨 선장. 그는 침몰 순간 신을 저주했고, 분노한 신은 그에게 또 다른 저주를 내렸다.…
201511162015년 11월 16일드레스덴·프랑크푸르트·뮌헨을 대표하는 그들이 온다
이달 공연 스케줄을 확인하다 현기증이 날 뻔했다. 중순부터 말까지 굵직굵직한 공연들이 즐비하기 때문이다. 그중 주요 오케스트라 공연을 해외와 국내로 나눠 정리해본다. 먼저 눈에 띄는 것은 독일 오케스트라의 내한 러시다. 11월 19…
201511092015년 11월 09일쇼팽 콩쿠르 우승은 시작일 뿐 ‘퀸 엘리자베스’ 한국인 최초 우승자 임지영도 기억해야
실로 오랜 기다림 끝에 날아든 낭보였다. 이제는 온 국민이 알고 있을, 우리 피아니스트 조성진이 ‘제17회 국제 쇼팽 피아노 콩쿠르’(쇼팽 콩쿠르)에서 한국 피아니스트 최초로 우승을 차지했다는 소식 말이다.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5년…
201511022015년 11월 02일장르 넘나드는 전천후 콰르텟의 진가
보통 ‘현악 4중주’는 클래식 음악의 여러 장르 가운데 가장 재미없는 장르로 여겨지는 경향이 있다. 일단 바이올린 2대, 비올라 1대, 첼로 1대로 구성된 연주 양식 자체가 음색 면에서 단조로운 인상을 자아내는 데다, 이 장르를 대…
201510262015년 10월 26일에셴바흐의 원숙한 피아노와 참신한 지휘
‘빈 필의 모차르트’는 역시 달랐다! 10월 10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진행된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빈 필) 내한공연은 ‘모차르트의 도시’를 대표하는 최정상 교향악단의 저력을 유감없이 드러낸 무대였다. 아울러 지휘와 협연…
201510192015년 10월 19일기대 모으는 ‘로엔그린’과 ‘방황하는 네덜란드인’
바그너 오페라는 국내 무대에서 가장 접하기 어려운 오페라 레퍼토리로 꼽힌다. 첫 번째 이유는 주요 배역을 소화할 만한 가수를 캐스팅하기 어렵다는 데 있다. 바그너는 오페라를 쓰면서 가수 못지않게 오케스트라를 중요하게 생각했다. 동시…
201510122015년 10월 12일빈 필하모닉의 모차르트가 특별한 이유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빈 필)처럼 다양한 수식어가 따라다니는 악단이 또 있을까. 일단 ‘클래식 음악의 본고장’ 오스트리아를 대표하는 교향악단이고, 독일 베를린 필하모닉과 더불어 세계 최정상 교향악단의 쌍벽으로 일컬어진다. 또 모차…
201509212015년 09월 21일성장하는 중국 공연 문화의 증거
지난 호에 언급했던 플라시도 도밍고의 ‘시몬 보카네그라’ 공연을 보러 갔을 때 중국 베이징은 ‘항일전쟁 및 세계 반(反)파시스트 전쟁 승전 70주년’ 기념행사 준비가 한창이었다. 기념일까지 아직 열흘 정도가 남아 있었는데도, 톈안먼…
201509142015년 09월 14일플라시도 도밍고의 압도적 가창
8월 23일 아침, 동료 칼럼니스트와 함께 중국 베이징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그날 저녁 ‘국가대극원’에서 진행될 베르디 오페라 ‘시몬 보카네그라’ 공연을 참관하기 위해서였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그 공연에서 타이틀 롤을 맡은 스…
201509072015년 09월 07일가수·앙상블·무대의 완벽 조화
슈투트가르트의 첫인상은 그리 좋지 않았다. 장시간의 기차 여행 끝에 도착한 중앙역은 온통 공사 중이었고, 호텔에 짐을 풀어놓은 뒤 걸어간 중심가 쾨니히슈트라세의 풍경도 다소 실망스러웠다. 월요일 늦저녁, 마치 서울 명동의 확장판 같…
201508312015년 08월 31일뒤셀도르프 오페라, 강렬함과 오묘함의 결합
6월 말 독일에선 때아닌 폭염이 기승을 부렸다. 뉴스를 검색해보니 대서양 연안의 저기압과 동유럽의 고기압이 팽팽하게 맞서는 와중에 사하라 사막의 열기가 그 사이로 빨려 올라오면서 생긴 현상이란다. 그 때문에 도르트문트에서 뒤셀도르프…
201508242015년 08월 24일연주의 매력 반감한 ‘헤르쿨레스 잘’의 아쉬운 음향
유럽의 주요 음악도시 가운데 가장 자부심 충만한 도시는 어디일까. 물론 빈, 베를린, 파리, 런던, 밀라노 등도 만만치 않겠지만 필자는 독일 뮌헨이 먼저 떠오른다. 누구나 뮌헨 공연장에 앉아 옆자리 현지인과 대화를 나누다 보면 “최…
201508172015년 08월 17일카를로스 클라이버의 고향 슬로베니아
마침내 고속도로를 벗어난 차는 얼마 후 급격히 경사진 내리막길로 접어들었다. 대관령 뺨칠 정도로 현란하게 굽이치는 도로가 한동안 이어졌다. 위태위태한 길이 필자를 곡예운전으로 몰아붙였지만 안전속도로까지 움츠러들고 싶지는 않았다. 어…
201508102015년 08월 10일관객 기침소리가 망친 최고의 공연
때로는 최고의 공연을 관객이 망치기도 한다. 문제는 관객이 내는 소음, 그중에서도 휴대전화 벨소리가 대표적이다. 2011년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 내한공연 당시 브루크너 ‘교향곡 8번’의 느린 악장 연주 도중 1분 가까이…
201508032015년 08월 0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