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민주당의 ‘부동산 리스크’에 불을 지핀 이는 경기 화성을에 출마한 공영운 후보다. 이재명 대표가 영입한 인물로, 현대자동차 사장을 지낸 그는 20대 아들에게 시가 30억 원 상당의 주택을 증여한 사실이 알려지며 아빠 찬스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공 후보는 2017년 서울 성동구 성수동 115㎡(35평형) 규모 다가구 주택을 11억8000만 원에 매입한 뒤 2021년 4월 군복무 중이던 아들에게 증여했다.
재개발 호재 주택 20대 자녀에게 증여
자녀에게 주택을 증여해 ‘아빠 찬스’ 논란을 일으킨 더불어민주당 공영운 후보(왼쪽)와 양부남 후보. [뉴스1]
이재명 대표의 법률위원장을 맡아 ‘법률 호위무사’로 불리는 양부남 후보(광주 서구을)도 재개발지역 내 부동산을 20대 두 아들에게 증여한 사실이 알려지며 또 다른 아빠 찬스 논란의 주인공이 됐다. 양 후보의 두 아들은 서울 용산구 한남3구역 내 지하 1층·지상 3층 단독주택 지분을 절반씩 보유하고 있다. 2019년 양 후보의 배우자가 당시 25세 이던 장남, 23세이던 차남에게 이 주택을 증여한 것이다. 양 후보는 당시 소득이 없는 두 아들을 대신해 증여세를 냈다. 양 후보는 3월 28일 4·10 총선 후보 등록을 하면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에 해당 주택이 9억3600만 원이라고 신고했지만, 실제로는 재개발 호재로 30억 원 가치를 지닌다고 한다.
양 후보 측은 “부모 찬스 지적은 겸허히 받아들인다”면서도 “2004년 서울 발령과 향후 자녀 대학 진학 시 거주 목적으로 산 집이고, 편법 대출 등이 없이 2019년 적법하게 증여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녹색정의당 강은미 광주 서구을 후보는 “민주당이 비난해온 전형적인 부모 찬스이자 부의 대물림 사례”라고 지적했다. 또 재개발 확정 1년 전인 2019년 문재인 정부의 고위 공직자 1가구 1주택 기조를 지키고자 증여했다는 양 후보의 해명에 대해서도 “문재인 정부의 기조를 따랐다면 거주하지 않는 주택은 팔아야 마땅했다”고 비판했다.
‘상가 쪼개기’ 의혹을 받고 있는 민주당 김병욱 후보. [뉴시스]
다양한 부동산 논란 낳고 있는 후보자들
그는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해당 건물은 2005년(19년 전) 준공된 것으로, 이 1평도 안 되는 상가는 처음부터 3인 공동 소유였고, 그 후 아무런 소유권 변동이 없었다”며 “이 상가의 근저당은 처음 상가를 지을 때 대출받은 것으로 빚은 모두 상환했고, 관련된 구분 등기 상가에 근저당권 설정 말소가 됐음에도 워낙 소형 평형이라 근저당권 설정 말소를 하지 않은 채 지금까지 온 것”이라고 설명했다.임대업 영위로 비판을 받고 있는 민주당 박민규 후보. [박민규 페이스북 제공]
박 후보는 “해당 오피스텔은 부모가 결혼 초기부터 살았던 집을 가족과 함께 2011년 오피스텔로 신축한 것”이라며 “당에서 도덕성 검증을 다 마친 만큼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여당에선 청년 주거 부담을 줄이겠다는 후보의 임대업 영위는 적절치 않다는 비판이 나온다. 또 임대소득은 불로소득이라 중과세될 수밖에 없는데, 박 후보가 지난해 170만 원을 세금으로 납부했다고 신고한 사실을 놓고 ‘탈세’ 의혹까지 제기되는 상황이다.
국민의힘도 부동산 논란에서 자유롭지 않다. 먼저 장진영 서울 동작갑 후보는 아빠 찬스 의혹을 받고 있다. 민주당은 장 후보가 2021년 가족법인 명의로 경기 양평군 공흥리 부지를 80억 원에 매입하는 과정에서 자금의 90% 이상을 부친이 이사로 재직하던 금융기관에서 대출받았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 일대는 서울-양평 고속도로 종점 변경 시 수혜 지역으로 주목받은 바 있다. 이에 대해 장 후보는 “부동산 개발 회사 대표로 투기가 아닌 개발을 한 것”이라면서 “사업자금 대출 비율도 66%고 부친 관련 금융기관 대출은 12%에 불과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아빠 찬스’ 논란을 일으킨 국민의힘 장진영 후보(왼쪽)와 부동산 과다 보유로 문제가 된 이수정 후보. [뉴시스]
범죄 혐의 피의자 변호로 재산 증식 비판
조국혁신당 박은정 비례대표 1번은 부부의 갑작스러운 재산 증식으로 논란이 되고 있다. 박 후보는 4·10 총선 후보 등록을 하면서 약 49억8200만 원 규모의 재산을 신고했다. 그런데 지난해 5월 8억7500만 원이던 부부 재산이 최근 1년 사이 41억 원가량 급증한 것이 문제가 됐다. 이 시기 검찰을 떠나 변호사로 개업한 배우자 이종근 변호사가 다단계 사기 혐의로 수사를 받던 휴스템코리아와 아도인터내셔널 사건 피의자, 가상화폐 사기로 기소된 브이글로벌 사건 관계자 변호를 맡아 거액의 수임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또 검사장 출신으로 불법 다단계 수사를 전문으로 했던 검사가 퇴임 후 다단계 사건 피의자를 변호하는 것부터가 부적절하다는 비판도 일었다.갑작스러운 재산 증식으로 주목을 받은 조국혁신당 박은정 비례대표 1번. [뉴스1]
전세 사기 가해자 변호로 논란이 된 국민의힘 조수연 후보. [뉴스1]
과거 발언으로 잇단 논란
경기 수원정에 출마한 민주당 김준혁 후보는 ‘이대생 미군 장교 성 상납’ 발언으로 물의를 빚고 있다. 한신대 교수인 김 후보는 2022년 8월 유튜브 채널 ‘김용민 TV’에 출연해 “전쟁에 임해서 나라에 보답한다며 종군 위안부를 보내는 데 아주 큰 역할을 한 사람이 김활란(이화여대 초대 총장)”이라며 “미군정 시기 이화여대 학생들을 미 장교에게 성 상납시키고 그랬다”고 말한 바 있다.막말 논란으로 잇단 사퇴 요구를 받고 있는 민주당 김준혁 후보. [뉴시스]
당초 김 후보는 근거가 부족하다는 지적에 “성 상납 범위를 넓게 본 것”이라고 대응했지만 민주당의 사과 권고에 따라 4월 2일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정제되지 못한 표현으로 이대 재학생, 교직원, 동문의 자긍심에 상처를 입힌 점에 대해 깊은 사과를 드린다”고 밝혔다.
또 앞서 “박정희 전 대통령도 위안부와 관계를 했을 것”이라는 과거 발언으로 박 전 대통령 외종손으로부터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고소당한 김 후보는 “위안부 피해자와 유가족 등 현대사의 아픈 상처를 온몸으로 증언해온 분들에게도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 박정희 전 대통령 유가족, 미처 인지하지 못한 과거 발언으로 불편함을 느끼셨을 많은 국민 여러분에게도 거듭 죄송스럽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했다.
그럼에도 김 후보의 막말 논란은 종식되지 않고 있다. 4월 3일에는 고종황제의 증손자가 사과를 요구해온 것이다. 김 후보가 2017년 9월 유튜브 채널 ‘국민TV’에 출연해 궁중 문화를 설명하면서 “고종이 여자를 밝혀 밤마다 파티를 했고 나라가 망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는 이유에서다.
이한경 기자
hklee9@donga.com
안녕하세요. 주간동아 이한경 기자입니다. 관심 분야인 거시경제, 부동산, 재테크 등에 관한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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