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 첫선을 보인 뮤지컬 ‘드라큘라’의 흥행은 일정 부분 예견돼 있었다. 어디에 쓰든 반은 먹고 들어가는 소재인 데다,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 연출가 데이비드 스완 등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를 히트시켜본 제작진이 뭉친 작품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뮤지컬 배우 류정한과 그룹 JYJ 멤버 김준수를 드라큘라 역에 더블 캐스팅해 마니아와 일반 관객 모두 만족스러워할 조합을 완성했다.
이번에 선보이는 뮤지컬 ‘드라큘라’는 과거 국내 공연된 체코 버전이 아닌 브로드웨이 버전이다. 아일랜드 소설가 브램 스토커의 동명 소설 ‘드라큘라’를 원작으로 드라큘라 백작과 미나 머레이의 슬프고도 운명적인 사랑을 그려낸다. 그와 대립각을 세우는 ‘뱀파이어 헌터’ 반 헬싱 교수도 비중 있게 등장한다.
더블 캐스팅의 묘미는 누구 공연을 보느냐에 따라 완전히 다른 작품을 만나게 된다는 것. 음색과 연기 톤, 외모와 체격 등 모든 게 다른 류정한과 김준수는 2012년 뮤지컬 ‘엘리자벳’ 초연에서도 초현실적 캐릭터인 ‘죽음’ 역에 더블 캐스팅됐다. 당시에도 두 사람은 완전히 다른 분위기의 죽음을 연기하며 극을 흥행으로 이끌었다.
검정 머리를 단정히 빗어 넘긴 류정한이 스토커의 소설 속 고딕적인 드라큘라에 가깝다면, 창백한 피부에 붉은색 머리를 흩날리는 김준수의 드라큘라에는 영화 ‘트와일라잇’에 나올 법한 판타지성이 더해졌다. 미나의 사랑을 갈구하는 장면에서 류정한은 ‘왜 나를 선택하지 않는지 이해가 안 된다’는 반응을 보이고, 김준수는 ‘나를 선택해주지 않는 당신에게 상처 받았다’는 표정을 짓는 등 감정선도 달라 비교하는 재미가 있다.
‘뱀파이어 슬레이브’를 부리는 드라큘라는 ‘죽음의 천사’를 대동하고 다니는 ‘죽음’과 꽤 닮았다. 초현실적인 캐릭터라는 점 외에도 거부할 수 없는 강렬한 유혹으로 여주인공을 이끈다는 점, 극에서 등장하는 시간은 적지만 가장 강한 존재감을 남긴다는 점이 그렇다. 김준수는 “‘죽음’은 의인화된 초월적 존재지만 ‘드라큘라’는 본디 인간이었기에 내면적인 아픔이 있다는 점이 다르다”고 했고, 류정한 역시 “‘죽음’의 사랑은 소유욕이 강했다면 ‘드라큘라’는 미나와 평생을 함께 보내며 사랑하고 싶어 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지금 이 순간’을 만들어낸 프랭크 와일드혼의 음악은 늘 그렇듯 웅장하고 아름답다. 자칫하면 난잡할 수 있는 4중 턴테이블 무대를 잘 활용했지만, 앙상블 활용에는 아쉬움이 남는다. 400년간 처절하게 한 사람만 사랑해온 드라큘라의 갑작스러운 심경 변화에 개연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다. 더욱 매끄럽고 섹시한 블록버스터 뮤지컬을 완성하고 싶다면 다듬어야 할 부분이다. 9월 5일까지,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이번에 선보이는 뮤지컬 ‘드라큘라’는 과거 국내 공연된 체코 버전이 아닌 브로드웨이 버전이다. 아일랜드 소설가 브램 스토커의 동명 소설 ‘드라큘라’를 원작으로 드라큘라 백작과 미나 머레이의 슬프고도 운명적인 사랑을 그려낸다. 그와 대립각을 세우는 ‘뱀파이어 헌터’ 반 헬싱 교수도 비중 있게 등장한다.
더블 캐스팅의 묘미는 누구 공연을 보느냐에 따라 완전히 다른 작품을 만나게 된다는 것. 음색과 연기 톤, 외모와 체격 등 모든 게 다른 류정한과 김준수는 2012년 뮤지컬 ‘엘리자벳’ 초연에서도 초현실적 캐릭터인 ‘죽음’ 역에 더블 캐스팅됐다. 당시에도 두 사람은 완전히 다른 분위기의 죽음을 연기하며 극을 흥행으로 이끌었다.
검정 머리를 단정히 빗어 넘긴 류정한이 스토커의 소설 속 고딕적인 드라큘라에 가깝다면, 창백한 피부에 붉은색 머리를 흩날리는 김준수의 드라큘라에는 영화 ‘트와일라잇’에 나올 법한 판타지성이 더해졌다. 미나의 사랑을 갈구하는 장면에서 류정한은 ‘왜 나를 선택하지 않는지 이해가 안 된다’는 반응을 보이고, 김준수는 ‘나를 선택해주지 않는 당신에게 상처 받았다’는 표정을 짓는 등 감정선도 달라 비교하는 재미가 있다.
‘뱀파이어 슬레이브’를 부리는 드라큘라는 ‘죽음의 천사’를 대동하고 다니는 ‘죽음’과 꽤 닮았다. 초현실적인 캐릭터라는 점 외에도 거부할 수 없는 강렬한 유혹으로 여주인공을 이끈다는 점, 극에서 등장하는 시간은 적지만 가장 강한 존재감을 남긴다는 점이 그렇다. 김준수는 “‘죽음’은 의인화된 초월적 존재지만 ‘드라큘라’는 본디 인간이었기에 내면적인 아픔이 있다는 점이 다르다”고 했고, 류정한 역시 “‘죽음’의 사랑은 소유욕이 강했다면 ‘드라큘라’는 미나와 평생을 함께 보내며 사랑하고 싶어 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지금 이 순간’을 만들어낸 프랭크 와일드혼의 음악은 늘 그렇듯 웅장하고 아름답다. 자칫하면 난잡할 수 있는 4중 턴테이블 무대를 잘 활용했지만, 앙상블 활용에는 아쉬움이 남는다. 400년간 처절하게 한 사람만 사랑해온 드라큘라의 갑작스러운 심경 변화에 개연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다. 더욱 매끄럽고 섹시한 블록버스터 뮤지컬을 완성하고 싶다면 다듬어야 할 부분이다. 9월 5일까지,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