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의 한국 방문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8월 14일 공식 방한을 앞두고 대한민국은 ‘교황맞이’에 들뜬 모양새다. 이미 국내에 출간됐거나 출간을 앞두고 있는 교황 관련 서적만 40여종. 이들 중 교황 어록을 정리한 ‘뒷담화만 하지 않아도 성인이 됩니다’ ‘교황 프란치스코, 가슴 속에서 우러나온 말들’ 등은 종교 분야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가톨릭신자가 아닌 독자들 사이에서도 화제를 모으고 있다.
교황은 세계 가톨릭교회의 수장이자 바티칸시국 원수. 종교적, 정치적으로 큰 영향력을 발휘한다. 특히 현임 프란치스코 교황은 일거수일투족이 언론에 보도될 만큼 ‘록 스타’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어 방한에 대한 관심이 더욱 뜨겁다. 가톨릭계는 그동안 해외 나들이를 두 번밖에 하지 않은 교황이 아시아 지역 첫 방문지로 한국을 선택한 것에 큰 의미를 두고 있다.
아시아 지역 첫 방문지 큰 의미
프란치스코 교황은 즉위 직후인 지난해 3월 31일 부활절 메시지를 통해 “아시아, 특히 한반도의 평화를 빈다. 그곳에서 평화가 회복되고 새로운 화해의 정신이 자라나기를 빈다”고 밝혔을 만큼 한국에 대한 관심이 남다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8월 교황청에서 꽃동네 설립자 오웅진 신부를 만났을 때는 “한국은 사제 없이 평신도들이 열정을 갖고 교회를 이룬 나라이기 때문에 특별히 사랑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이번 방문에서 집중하는 부분이 바로 이 두 가지, 아시아·한반도의 평화 기원과 초기 한국 교회의 순교자들을 기리는 일이다. 교황은 방한 이튿날 충남에서 아시아청년대회 참가자들을 만나고, 이어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한국 순교자 124위 시복식을 집전하며, 마지막 날인 8월 18일에는 서울 명동성당에서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를 봉헌할 계획이다.
이번 교황 방한의 계기가 된 아시아청년대회는 1999년 시작된 뒤 3년에 한 번씩 아시아 지역 국가를 돌며 열리는 젊은 신자들의 축제다. 교황이 이 대회에 참석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역대 교황은 역시 3년에 한 번씩 열리는 세계청년대회를 더 주목했다. 반면 프란치스코 교황은 젊은 시절 일본 선교를 꿈꿨을 만큼 아시아 지역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톨릭계 내부에서도 아시아는 가톨릭이 성장을 계속하는 데 기반이 되는 ‘희망의 대륙’으로 통한다. 교황청 국무원 통계처가 5월 펴낸 ‘교회 통계연감 2012’에 따르면 2007~2012년 유럽 지역 가톨릭신자 증가율은 1.3%였다. 아메리카 대륙의 경우도 5.3%에 그쳤다. 그러나 같은 기간 아시아 지역에서는 신도 수가 11.4%나 늘었다.
우리나라는 2012년 가톨릭신자 수가 531만 명으로 세계 47위, 아시아 지역 5위에 올라 있다. 눈에 띄는 것은 아시아 내에서 우리보다 신자 수가 많은 필리핀, 인도, 인도네시아, 베트남의 경우 모두 서구 열강의 침략을 당하며 외부의 힘에 의해 가톨릭을 받아들였다는 점. 우리나라는 지식인들이 교리서를 중국에서 직접 구해 읽고, 이를 연구하며 자생적으로 가톨릭 문화를 싹틔웠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이처럼 평신도들이 먼저 교회 공동체를 꾸린 뒤 성직자를 영입한 나라는 세계에서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교황청 기관지 ‘로세르바토레 로마노’가 1월 24일자 머리기사로 ‘평신도로부터 발원한 한국 교회 역사’를 소개한 건 이 때문이다.
1801년 신유박해, 1839년 기해박해, 1846년 병오박해, 1866년 병인박해로 이어지는 혹독한 탄압 과정에서 1만 명 이상이 순교했음에도 가톨릭신자들이 신앙을 지키고 전파해나간 것 역시 유례를 찾기 힘든 일로 손꼽힌다. 1984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김포공항에 처음 발을 내디딘 뒤 엎드려 땅바닥에 입을 맞추며 ‘순교자의 땅’이라는 말을 되뇐 건 이런 역사에 대한 감동을 표현한 것이다.
‘순교의 땅’에서 124위 시복식
이때 교황 방문의 목적은 ‘한국 교회 창립 200주년 기념식’ 집전이었다. 중국에서 예수회 사제에게 세례를 받은 최초의 조선인 세례신자 이승훈이 교리책과 십자고상(十字苦像) 등을 들고 귀국해 전도를 시작한 1784년을 한국 가톨릭의 시발점으로 삼아 계산한 것이다. 이와 더불어 교황은 김대건 신부를 비롯한 한국 천주교회 순교자 103명을 성인 반열에 올리는 시성식도 주례했다. 당시 이 행사는 가톨릭교회 역사상 최초로 바티칸이 아닌 다른 장소에서 시성식을 치렀다는 점, 그리고 사상 최다 인원 동시 시성이었다는 점에서 화제를 모았다.
그로부터 다시 30년이 흐른 올해는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123위의 시복식이 예정돼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8월 16일 시복 미사를 집전한다. 가톨릭에서 시복은 신앙과 덕행이 뛰어나 존경받을 만한 인물에게 ‘복자’ 칭호를 수여하는 것을 가리키는 말. 복자는 성인 아래 단계로 시복 뒤 5년이 지나면 성인이 되기 위한 시성 청원을 준비할 수 있다.
이번 시복 대상자 124명은 주로 조선 후기에 순교한 초창기 신자들이다. 복자는 지역 제한 없이 공경을 받는 성인과 달리 그가 활동했던 지역에서만 축일을 지낼 수 있기 때문에 교황이 지역교회를 찾아 시복식을 주례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이에 따라 한국 가톨릭계는 이 행사를 더욱 경건하고 의미 있게 만들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교황방한준비위원회(방준위)에 따르면 교황은 8월 16일 오전 우리나라 최대 순교성지인 서울 서소문 순교성지를 방문한 뒤 서울시청에서 광화문광장까지 무개차를 타고 퍼레이드를 할 예정이다. 이후 식장에 도착하면 염수정 추기경, 교황청 국무원장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과 함께 단상에 오른다.
이날 교황이 입을 제의는 순교를 상징하는 붉은색으로, ‘스승예수의제자수녀회’ 수녀들이 색실로 수놓아 지은 것이다. 평소 사치스러운 것을 싫어하는 교황의 뜻에 따라 값싸고 얇은 소재가 사용됐다. 방준위는 교황이 신자들과 눈을 맞출 수 있도록 제단 높이도 1.8m로 낮췄다고 밝혔다. 이 역시 교황의 뜻을 반영한 것이다.
전국 16개 교구에서 추첨을 통해 선발한 신자 17만 명이 참여하는 이날 행사장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공경하올 하느님의 종들 윤지충 바오로와 123위 동료 순교자들을 ‘복자’라 부르고, 5월 29일에 그분들의 축일을 거행하도록 허락한다”고 선포하는 것은 이번 방한의 하이라이트다.
고통 받는 한반도에 귀한 ‘선물’
그러나 가톨릭계 밖에서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다른 일정에 더욱 눈길을 주고 있다. 교황은 8월 15일 오전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주례하는 ‘성모승천대축일 미사’ 자리에 세월호 참사 희생자 가족들을 초대했고, 18일 서울 명동성당에서 열리는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에서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을 만날 예정이다. 이날 미사에는 해군기지 건설 반대 운동을 하는 제주 강정마을 주민과 경남 밀양 송전탑 건설 반대 주민, 용산참사 유가족, 쌍용차 해고노동자 등도 참석한다. 이들을 만난 자리에서 교황이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농성을 하고 있는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의, 장애등급제·부양의무제폐지 공동행동 등을 비롯한 시민사회단체들은 8월 5일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프란치스코 교황이 광화문 농성장에 방문해줄 것을 요청하는 ‘교황에 드리는 편지’를 발표했다. 권고문 ‘복음의 기쁨’을 통해 “나는 교회의 안위에만 집착하는 교회보다 멍들고 상처 받고 더러운 교회를 더 좋아한다”고 밝히는 등 사회문제 해결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인 교황이 한국 사회 현안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져줄 것을 호소한 셈이다.
지난해 3월 즉위 후 한반도 평화문제를 여러 차례 언급한 교황의 한국 방문을 계기로 남북한 화해의 물꼬가 트이기를 바라는 목소리도 높다. 일각에서는 교황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이 평화 정착을 위해 노력하는 것처럼, 이번 방한을 계기 삼아 남북한 화해를 중재하는 데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나온다. 빨간색과 파란색 불꽃이 어우러진 모양의 이번 교황 방한 공식 로고 역시, 두 불꽃이 화합하듯 남과 북이 하나가 돼 평화와 일치를 이루기를 기원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1월 12일 바티칸 주재 외교사절단을 접견한 자리에서 “한국과의 수교 50년을 맞아 한반도에 화해의 선물을 달라고 하느님께 청한다”고 밝힌 적이 있다. 그의 방한이 남북 분단과 세대 간, 지역 간 반목, 갖가지 사건 사고로 고통 받는 우리나라에 귀한 ‘선물’이 될 수 있을지, 많은 이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교황은 세계 가톨릭교회의 수장이자 바티칸시국 원수. 종교적, 정치적으로 큰 영향력을 발휘한다. 특히 현임 프란치스코 교황은 일거수일투족이 언론에 보도될 만큼 ‘록 스타’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어 방한에 대한 관심이 더욱 뜨겁다. 가톨릭계는 그동안 해외 나들이를 두 번밖에 하지 않은 교황이 아시아 지역 첫 방문지로 한국을 선택한 것에 큰 의미를 두고 있다.
아시아 지역 첫 방문지 큰 의미
프란치스코 교황은 즉위 직후인 지난해 3월 31일 부활절 메시지를 통해 “아시아, 특히 한반도의 평화를 빈다. 그곳에서 평화가 회복되고 새로운 화해의 정신이 자라나기를 빈다”고 밝혔을 만큼 한국에 대한 관심이 남다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8월 교황청에서 꽃동네 설립자 오웅진 신부를 만났을 때는 “한국은 사제 없이 평신도들이 열정을 갖고 교회를 이룬 나라이기 때문에 특별히 사랑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이번 방문에서 집중하는 부분이 바로 이 두 가지, 아시아·한반도의 평화 기원과 초기 한국 교회의 순교자들을 기리는 일이다. 교황은 방한 이튿날 충남에서 아시아청년대회 참가자들을 만나고, 이어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한국 순교자 124위 시복식을 집전하며, 마지막 날인 8월 18일에는 서울 명동성당에서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를 봉헌할 계획이다.
이번 교황 방한의 계기가 된 아시아청년대회는 1999년 시작된 뒤 3년에 한 번씩 아시아 지역 국가를 돌며 열리는 젊은 신자들의 축제다. 교황이 이 대회에 참석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역대 교황은 역시 3년에 한 번씩 열리는 세계청년대회를 더 주목했다. 반면 프란치스코 교황은 젊은 시절 일본 선교를 꿈꿨을 만큼 아시아 지역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톨릭계 내부에서도 아시아는 가톨릭이 성장을 계속하는 데 기반이 되는 ‘희망의 대륙’으로 통한다. 교황청 국무원 통계처가 5월 펴낸 ‘교회 통계연감 2012’에 따르면 2007~2012년 유럽 지역 가톨릭신자 증가율은 1.3%였다. 아메리카 대륙의 경우도 5.3%에 그쳤다. 그러나 같은 기간 아시아 지역에서는 신도 수가 11.4%나 늘었다.
우리나라는 2012년 가톨릭신자 수가 531만 명으로 세계 47위, 아시아 지역 5위에 올라 있다. 눈에 띄는 것은 아시아 내에서 우리보다 신자 수가 많은 필리핀, 인도, 인도네시아, 베트남의 경우 모두 서구 열강의 침략을 당하며 외부의 힘에 의해 가톨릭을 받아들였다는 점. 우리나라는 지식인들이 교리서를 중국에서 직접 구해 읽고, 이를 연구하며 자생적으로 가톨릭 문화를 싹틔웠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이처럼 평신도들이 먼저 교회 공동체를 꾸린 뒤 성직자를 영입한 나라는 세계에서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교황청 기관지 ‘로세르바토레 로마노’가 1월 24일자 머리기사로 ‘평신도로부터 발원한 한국 교회 역사’를 소개한 건 이 때문이다.
1801년 신유박해, 1839년 기해박해, 1846년 병오박해, 1866년 병인박해로 이어지는 혹독한 탄압 과정에서 1만 명 이상이 순교했음에도 가톨릭신자들이 신앙을 지키고 전파해나간 것 역시 유례를 찾기 힘든 일로 손꼽힌다. 1984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김포공항에 처음 발을 내디딘 뒤 엎드려 땅바닥에 입을 맞추며 ‘순교자의 땅’이라는 말을 되뇐 건 이런 역사에 대한 감동을 표현한 것이다.
‘순교의 땅’에서 124위 시복식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을 앞두고 관련 서적 출간이 봇물을 이뤘다. 서울 교보문고에서 팔리고 있는 교황 관련 서적들.
그로부터 다시 30년이 흐른 올해는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123위의 시복식이 예정돼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8월 16일 시복 미사를 집전한다. 가톨릭에서 시복은 신앙과 덕행이 뛰어나 존경받을 만한 인물에게 ‘복자’ 칭호를 수여하는 것을 가리키는 말. 복자는 성인 아래 단계로 시복 뒤 5년이 지나면 성인이 되기 위한 시성 청원을 준비할 수 있다.
이번 시복 대상자 124명은 주로 조선 후기에 순교한 초창기 신자들이다. 복자는 지역 제한 없이 공경을 받는 성인과 달리 그가 활동했던 지역에서만 축일을 지낼 수 있기 때문에 교황이 지역교회를 찾아 시복식을 주례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이에 따라 한국 가톨릭계는 이 행사를 더욱 경건하고 의미 있게 만들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교황방한준비위원회(방준위)에 따르면 교황은 8월 16일 오전 우리나라 최대 순교성지인 서울 서소문 순교성지를 방문한 뒤 서울시청에서 광화문광장까지 무개차를 타고 퍼레이드를 할 예정이다. 이후 식장에 도착하면 염수정 추기경, 교황청 국무원장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과 함께 단상에 오른다.
이날 교황이 입을 제의는 순교를 상징하는 붉은색으로, ‘스승예수의제자수녀회’ 수녀들이 색실로 수놓아 지은 것이다. 평소 사치스러운 것을 싫어하는 교황의 뜻에 따라 값싸고 얇은 소재가 사용됐다. 방준위는 교황이 신자들과 눈을 맞출 수 있도록 제단 높이도 1.8m로 낮췄다고 밝혔다. 이 역시 교황의 뜻을 반영한 것이다.
전국 16개 교구에서 추첨을 통해 선발한 신자 17만 명이 참여하는 이날 행사장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공경하올 하느님의 종들 윤지충 바오로와 123위 동료 순교자들을 ‘복자’라 부르고, 5월 29일에 그분들의 축일을 거행하도록 허락한다”고 선포하는 것은 이번 방한의 하이라이트다.
고통 받는 한반도에 귀한 ‘선물’
그러나 가톨릭계 밖에서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다른 일정에 더욱 눈길을 주고 있다. 교황은 8월 15일 오전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주례하는 ‘성모승천대축일 미사’ 자리에 세월호 참사 희생자 가족들을 초대했고, 18일 서울 명동성당에서 열리는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에서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을 만날 예정이다. 이날 미사에는 해군기지 건설 반대 운동을 하는 제주 강정마을 주민과 경남 밀양 송전탑 건설 반대 주민, 용산참사 유가족, 쌍용차 해고노동자 등도 참석한다. 이들을 만난 자리에서 교황이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농성을 하고 있는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의, 장애등급제·부양의무제폐지 공동행동 등을 비롯한 시민사회단체들은 8월 5일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프란치스코 교황이 광화문 농성장에 방문해줄 것을 요청하는 ‘교황에 드리는 편지’를 발표했다. 권고문 ‘복음의 기쁨’을 통해 “나는 교회의 안위에만 집착하는 교회보다 멍들고 상처 받고 더러운 교회를 더 좋아한다”고 밝히는 등 사회문제 해결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인 교황이 한국 사회 현안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져줄 것을 호소한 셈이다.
지난해 3월 즉위 후 한반도 평화문제를 여러 차례 언급한 교황의 한국 방문을 계기로 남북한 화해의 물꼬가 트이기를 바라는 목소리도 높다. 일각에서는 교황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이 평화 정착을 위해 노력하는 것처럼, 이번 방한을 계기 삼아 남북한 화해를 중재하는 데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나온다. 빨간색과 파란색 불꽃이 어우러진 모양의 이번 교황 방한 공식 로고 역시, 두 불꽃이 화합하듯 남과 북이 하나가 돼 평화와 일치를 이루기를 기원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1월 12일 바티칸 주재 외교사절단을 접견한 자리에서 “한국과의 수교 50년을 맞아 한반도에 화해의 선물을 달라고 하느님께 청한다”고 밝힌 적이 있다. 그의 방한이 남북 분단과 세대 간, 지역 간 반목, 갖가지 사건 사고로 고통 받는 우리나라에 귀한 ‘선물’이 될 수 있을지, 많은 이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