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13일 서울 삼청동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간사단회의에서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 내정자(왼쪽)가 김은혜 부대변인 내정자를 소개하고 있다.
이 대변인 내정자는 지난해 7월 뒤늦게 ‘이명박 캠프’에 합류했지만, 8개월 만에 이 당선인의 최측근으로 자리잡았다. 비결은 그의 동물적인 정치감각과 탁월한 상황판단력 등으로 압축된다. 그의 감각과 판단력은 지난해 캠프에 합류해 공보단장을 맡은 직후부터 빛을 발했다. 지난해 8월 한나라당 경선 직전, 검찰은 서울 강남구 도곡동 땅의 실소유주 논란에 대해 ‘이 당선인이 땅 주인일 수도 있다’로 해석될 수 있는 모호한 중간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를 놓고 일부 참모들은 사태 추이를 봐가며 대응하자고 주장했지만, 이 대변인 내정자를 주축으로 한 소장파 참모들은 이 당선인에게 ‘검찰의 경선 개입론’을 주입시키며 강경 대처를 제안했다. 결국 이 당선인은 “검찰의 편파 수사에 좌시하지 않겠다”는 성명을 발표했고, 이재오 의원 등은 그날 밤으로 서울 서초동 검찰 청사로 몰려가 밤샘 농성을 벌이며 상황을 반전시켰다.
이 대변인 내정자는 이후 중앙선거대책위원회 공보특보를 지내며 이 당선인에 대한 언론 보도 및 관련 대처를 실무 지휘했고, 대선이 끝난 뒤에는 ‘미니 청와대’로 불리며 온갖 정책이 얽혀 있는 인수위 대변인을 맡아 비교적 매끄럽게 수행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의 또 다른 장점은 적(敵)이 그리 많지 않다는 것. 그의 초고속 성장 가도에 일부 당선인 측근들이 시샘 어린 시선을 보내기도 했고, 때로는 그에 대한 ‘마타도어’로 이어지기도 했다. 여기에 가끔 이 당선인의 의중과 다른 논평이나 대응을 내보내는 경우가 더해져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특유의 친화력으로 이를 돌파했다. 이 대변인 내정자에 대한 이 당선인의 신임은 그를 오래 ‘모신’ 친위그룹에 버금가는 수준이다.
‘뉴스데스크’ 등 MBC의 핵심 뉴스프로그램을 진행해온 김은혜 전 앵커의 발탁은 예상 밖이었다. 이 당선인 측은 언론인 등 여러 전문가 그룹에서 부대변인감을 찾았지만 적임자가 없어 난색을 표하다 막판 ‘김은혜 카드’를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위 주변에서는 그의 스타성과 기자로서 보여준 ‘평균 이상’의 실적에 기대를 걸고 있다. 외신 담당 부대변인이지만, 사안에 따라서는 국내 언론과 소통하는 소임도 부여될 것으로 보인다. 인수위의 한 관계자는 “콘텐츠와 대중성을 겸비한 만큼 청와대, 국민과의 원활한 소통에 크게 기여하리라 본다”고 기대했다.
청와대 입성을 계기로 정치를 시작한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그러나 본인은 “정치를 할 생각이라면 4년 전 17대 총선 때 시작했을 것이다. 그때 비례대표 1번을 주겠다는 당도 있었다”며 일축했다. 이명박 정부 대변인 1호 커플, 과연 ‘롱런 커플’로 남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