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브르박물관 ‘우리말’로 황홀한 감동](https://dimg.donga.com/egc/CDB/WEEKLY/Article/20/08/02/20/200802200500020_4.jpg)
![루브르박물관 ‘우리말’로 황홀한 감동](https://dimg.donga.com/egc/CDB/WEEKLY/Article/20/08/02/20/200802200500020_1.jpg)
2월12일 프랑스 파리 루브르박물관에서 열린 대한항공의 한국어 서비스 개시 행사는 유홍준 문화재청장의 외유성 해외출장 스캔들과 연관되는 바람에 머쓱해지고 말았다. 하지만 실상은 한국인들에게 매우 반가운 소식이다. 루브르박물관이 소장한 작품들 중 600점의 주요 작품에 대해 한국어로 설명을 들을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한국인 연 8만명 방문 … 일곱 번째 언어
12일 이전까지 루브르박물관은 프랑스어 영어 독일어 스페인어 이탈리아어 일본어 안내 서비스만 제공했다. 그런데 이날부터 한국어가 추가됐다. 루브르박물관을 방문하는 연간 관람객 830만명 중 한국인 비중은 1%, 즉 8만여 명에 불과하다. 언어별 관람객 수로만 따지면 중국인과 러시아인이 한국인보다 훨씬 많다. 방문객 수에 비례해 서비스되는 언어를 늘리는 것이 박물관 측의 원칙이다.
그럼에도 한국어가 일곱 번째 서비스 언어로 채택된 데는 대한항공의 역할이 컸다. 지난해 4월 작품 설명 기기를 개인 휴대용 단말기(PDA)로 교체하는 사업에 후원해달라는 루브르박물관의 요청을 받은 대한항공은 한국어 안내 서비스를 새 기기에 포함시키자고 역으로 제안해 이를 관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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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조각상은 1820년 밀로 섬에서 발견되었습니다. 그리스의 한 농부가 자신의 밭에서 정말 우연히 이 작품을 발견했던 것입니다. 이 작품은 금방 굉장히 유명해졌는데, 그 이유는 이 작품의 양식적인 특성뿐만 아니라 팔이 없다는 사실 때문이기도 했습니다. 당시 모든 이들은 이 작품이 누구를 표현한 것인지 알고 싶어했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이 입상이 옷을 반쯤 입었다는 사실에서 출발해 미와 사랑의 로마 여신인 비너스라는 사실이 밝혀졌는데, 실제 이 작품은 그리스 작품이므로 밀로의 아프로디테라고 부르는 것이 옳을 것입니다….”
한국어 안내 서비스를 제공하는 세계 유명 박물관은 찾기 힘들 정도다. 지난해 3월과 12월에 한국어 안내 서비스를 개시한 미국 뉴욕현대미술관과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이 전부다. 그러나 두 곳 모두 60여 점의 작품에 대해서만 한국어 안내 서비스를 하기 때문에 아쉬움이 컸다.
그러나 루브르박물관의 한국어 안내 서비스 범위는 600점으로 훨씬 풍부하다. ‘모나리자’ ‘밀로의 비너스’ ‘함무라비 법전’ ‘사모트라케의 니케’ 등 루브르의 대표작에서부터 기원전 2700년경의 세파와 네자의 조각상, 화려하게 치장된 나폴레옹 3세의 방까지 모두 한국어 설명을 들을 수 있다(표 참조).
[성모의 죽음] 카라바조, 1601~1605년
“…이 작품은 일찍부터 세간에 알려졌습니다. 그림의 제작을 의뢰한 종교계가 이 작품으로 인해 큰 충격에 휩싸였기 때문이었습니다. 이유는 이렇습니다. 우선 성모의 죽음을 표현할 때 통상적으로 사용되던 요소가 일절 배제되어 있습니다. 같은 주제를 표현한 중세의 여타 회화 작품들과는 달리 성부도, 천사도, 성모의 영혼을 맞이하는 어떤 영적인 인물도 보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보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성모가 맨발에 평범하고 단순하기 그지없는 옷차림을 한 일반 사람으로 표현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동시대 사람들에게 무엇보다도 충격적이었던 사실은 카라바조가 이 작품의 영감을 얻었던 대상이 로마를 가로지르는 큰 강인 테베러 강에서 발견된 한 여인의 시체, 그것도 창녀의 시체였다고 알려졌다는 것입니다….”
“루브르박물관을 찾는 관광객 대부분은 자기 나라에서조차 미술관에 가본 적이 없는 사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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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기에 오디오 기기를 가볍게 들고 다니며 자국어로 상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는 여건은 값지다. 루브르의 한국어 서비스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가 캔버스가 아닌 나무판 위에 유화로 그린 그림이며, ‘밀로의 비너스’에서 ‘밀로’는 작가 이름이 아니라 이 작품이 발견된 에게해 키클라데스 제도에 속하는 밀로스 섬을 의미한다는 것을 친절히 알려준다.
[레카미에 부인의 초상] 자크 루이 다비드, 180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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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브르의 새 PDA 기기는 작품당 4~6분의 오디오 설명을 제공한다. 한국어 서비스 대상 작품은 600점이지만 오디오 파일은 1000개다. 작품당 두세 개의 오디오 파일을 갖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모나리자’는 △라 조콘다는 누구인가 △르네상스 시대의 초상화 △저작권 등 3개의 오디오 파일을 갖고 있다.
PDA 이용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작품 선택하기’는 해당 작품에 부여된 번호를 입력해 설명을 듣는 것이다. ‘코스 선택하기’는 주요 코스별로 선정된 작품에 대한 해설을 순서대로 듣는 방법이다. 즉 이어폰을 통해 흘러나오는 가이드의 안내대로 동선을 그리며 작품을 감상하는 것이다. 이는 전시면적 6만㎡에 이르는 루브르박물관을 좀더 효율적으로 둘러보고 싶을 때 유용하다.
현재 △이탈리아 예술품 관람코스 △고대 예술품 관람코스 △섬에서 피라미드까지 △프랑스 예술품 관람코스 등 4개 코스가 서비스되고 있으며, 소요시간은 1시간30분(프랑스 예술품 관람코스만 2시간30분)이다. 이는 이동시간까지 포함시켜 계산한 것으로, 작품 위치도 PDA 화면에 표시된다. PDA 대여료는 6유로(약 8200원).
작품명 | 작가명 | 연도 |
세파와 네자의 조각상 | 기원전 2700~2620년 | |
식사를 앞에 두고 있는 네페르티아벳 공주 | 기원전 2590~2565년 | |
바빌론의 왕 함무라비 법전 | 기원전 1792~1750년 | |
넵케드 사자의 서 | 기원전 1550~1320년 | |
아크나톤 왕과 네페르티티 왕비의 작은 조각상 | 기원전 1353~1337년 | |
종 모양의 이교신상 | 기원전 700년경 | |
올림피아관의 메토프 : 크레타의 황소 | 기원전 460년경 | |
파르테논 조각품 | 기원전 447~440년 | |
사모트라케의 니케 | 기원전 190년경 | |
밀로의 비너스로 알려진 아프로디테 | 키클라드의 섬들 | 기원전 130~100년경 |
보르게세의 검투사로 알려진 전투 중인 전사 | 에페소스의 아가시아스 | 기원전 100년경 |
경의를 표하기 위한 장례용 마르셀루스 조각상 | 아테네인 클레오메네스 | 기원전 20년경 |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황제 | 로마 근교의 아쿠아트라베르사 | 서기 180~183년 |
암사슴과 함께 있는 아르테미스 | 서기 2세기 | |
죽어가는 세네카로 알려진 늙은 어부 | 서기 2세기 | |
성흔을 받고 있는 아시시의 성 프란체스코 | 조토 디 본도네 | 1295~1300년 |
롤랭 총독의 성모 | 얀 반 아이크 | 1434~1435년 |
성모자 | 도나텔로 | 1440~1445년 |
빌뇌브 레 아비뇽의 피에타 | 앙게랑 카르통 | 1445년 |
성녀 콘스탄시아 | 세티냐노 혹은 그의 화파 | 1475년 |
성 세바스찬 | 안드레아 만테냐 | 1480년경 |
모나리자 | 레오나르도 다빈치 | 1503~1506년 |
아기 예수와 세례 요한과 함께 있는 성모 | 라파엘로 | 1507 혹은 1508년 |
전원음악회 | 티치아노 | 1509년경 |
반항하는 노예라고 불리는 포로상 | 미켈란젤로 | 1513~1515년 |
고리대금업자와 그의 아내 | 켄틴 메치스 | 1514년 |
장 카롱들레의 이단 제단화 | 얀 고사르트 | 1517년 |
장갑을 든 남자로 알려져 있는 남자의 초상화 | 티치아노 | 1520년경 |
몽모랑시 원수의 초상화 | 레오나르 리모쟁 | 1524년경 |
앙리 2세의 심장을 보관하기 위한 기념물 | 제르맹 필롱, 도미니크 플로랑탱 | 1560~1566년 |
가나의 혼인잔치 | 베로네제 | 1562~1563년 |
성 누가와 성 캐더린 앞에 나타난 성모 | 아니발레 카라치 | 1592년 |
성모의 죽음 | 카라바조 | 1601~1605년 |
목수 성 요셉 | 조르주 드 라 투르 | 1640년경 |
작가의 초상화 | 니콜라 푸생 | 1650년 |
다윗 왕의 편지를 들고 있는 밧세바 | 렘브란트 | 1654년 |
태양의 빛 | 야콥 판 라위스달 | 1660년경 |
루이 14세(1638~1715) | 이야생트 리고 | 1701년 |
키테라 섬의 순례 | 장 앙투안 바토 | 1717년 |
마를리의 말들 | 기욤 쿠스투 1세 | 1739~1745년 |
빗장 | 장 오노레 프라고나르 | 1777년경 |
버림받는 프시케 | 어거스틴 파주 | 1790년 |
큐피드의 입맞춤으로 되살아난 프시케 | 카노바 | 1793년 |
레카미에 부인의 침대 | 자콥 형제 작품으로 추정 | 1799년 |
레카미에 부인의 초상 | 자크 루이 다비드 | 1800년 |
나폴레옹 1세의 왕좌 | 자콥-데말테르 | 1804년 |
황제 나폴레옹 1세의 대관식 | 자크 루이 다비드 | 1806~1807년 |
메두사의 뗏목 | 테오도르 제리코 | 1818~1819년 |
거북이와 놀고 있는 나폴리의 어부 | 프랑수아 뤼드 | 1833년 |
터키목욕탕 | 장 오귀스트 도미니크 앵그르 | 1862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