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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니는 미국 스미스대와 하버드대를 졸업한 뒤 1994년부터 홍콩에서 경제기자로 활동했다. 평소 관심이 많던 와인 관련 기사를 몇 번 쓴 것을 계기로 97년 세계적 와인 잡지 ‘와인 스펙테이터(Wine Spectator)’에서 일하게 됐다. 당시는 아시아, 특히 중국과 홍콩에서 와인 붐이 일 때였다. 그는 와인 전문기자로 활동하면서 와인 공부를 시작했고, 2008년 아시아인 최초로 MW가 됐다. 지니의 저서 ‘아시아인의 와인 마스터’에는 감, 미역, 팥 등 낯익은 단어가 등장한다. 외국 와인 책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말들이다.
“와인 책을 보면 와인의 맛과 향을 대부분 서양 과일이나 음식으로 표현하고 있어요. 와인의 기원이 유럽이니 서양 식재료로 와인을 설명하는 것은 당연하죠. 하지만 지금 서양에는 아시아 음식이 많이 전파됐고 서양인에게 동양 식재료는 더는 낯설지 않습니다. 그리고 아시아가 전 세계 와인 매출의 3분의 1을 차지합니다. 아시아는 와인시장에서 무시할 수 없는 중요한 곳이죠. 그렇다면 이제 와인 책도 바뀌어야 한다는 생각에 이 책을 쓰게 됐습니다.”
지니의 말처럼 익숙한 식재료로 설명한 와인은 우리에게 훨씬 쉽게 다가온다. 그가 쓴 ‘아시아의 맛, 음식과 와인’은 아시아 10개 도시의 음식과 와인 간 조화를 다뤘다. 서울 편에서는 전, 볶음, 육류, 찌개, 탕 등 한식 종류별로 와인을 추천하고 있다. 지니는 “국물이 많거나 양념이 강한 한식은 와인을 곁들이기가 쉽지 않지만 담백한 우리 음식에는 얼마든지 잘 어울린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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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홍콩에 거주하고 있는 지니는 홍콩이공대 교수, 와인 컨설턴트, 와인 칼럼니스트 등으로 일하며 바쁘게 지낸다. 하지만 직접 김치를 담글 정도로 한식 사랑이 대단하다. 그는 “(한국) 생선 요리에 리슬링(Riesling)이나 샤블리(Chablis)를 즐긴다. 한국 와인시장이 좀 더 성숙하려면 중산층이 부담 없이 마실 수 있는 와인이 더 많아져야 한다. 한국에서 와인이 보편화되는데 기여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언제든지 불러달라”며 밝게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