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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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레리나 꿈 옷으로 깁는다

  • 전원경 기자 winnie@donga.com

    입력2003-10-02 11: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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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레리나 꿈 옷으로 깁는다
    무대의상 디자이너 송보화씨(33)는 요즘 마음이 바쁘다. 10월10일부터 13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열리는 국립발레단의 정기공연 ‘고집쟁이 딸’ 의상 70여벌 제작을 마무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무용 의상, 오페라 의상 등 무대 의상은 모두 제작하지만 아무래도 발레 의상에 가장 마음이 가요. 제가 발레를 전공했거든요.”

    송씨는 서울예고 무용과와 이화여대 무용과를 졸업했다. 고등학교 시절 3년간 꼬박 새벽 6시면 학교에 가 연습했을 정도로 발레를 사랑했고 잘한다는 칭찬도 많이 들었다. 그러나 큰 공연을 앞두고 부상하는 불운이 반복되면서 발레리나의 길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대학교 2학년 때 다리를 심하게 다쳤어요. 무용계를 떠나고 싶지 않아서 의상학원을 다니기 시작했죠.”

    무용에서 무용 의상으로 방향을 바꾼 송씨는 1995년 서울 청담동에 무대 의상 전문 의상실 ‘에뚜왈’을 개업했다. 이후 송씨가 의상디자인을 맡은 무용작품만 200편에 달한다.



    “발레 의상은 일반 의상에 비해 많이 움직여야 한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고 만들어야 해요. 저 같은 경우는 춤을 추었던 경력 덕분에 작품을 보면 저절로 의상 스타일이 떠오르는 편이에요.”

    ‘고집쟁이 딸’은 프랑스 디자이너인 제롬 카플랑이 무대장치와 의상을 디자인하고 송씨가 의상 제작을 맡았다. 무대에서 잘 볼 수 없는 진짜 코르셋이 등장하는 등 철저한 고증을 거친 의상을 살펴보면 발레 보는 재미가 한층 더 클 것이라는 게 송씨의 귀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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