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노기술이 한국을 먹여 살린다는 말은 많이들 해도 실제 나노기술이 무엇인지 아는 사람은 드문 게 현실이다. 한국공학한림원이 ‘공학과의 새로운 만남’ 시리즈 출판을 지원하지 않았다면 이런 기술 분야의 책이 나오기 힘들었다. 한국의 과학 분야 출판은 지나치게 생물, 물리, 화학 등 기초과학 중심이어서 기술이 빠져 있다. 그러나 일반인들이 꼭 알아야 하는 과학지식은 기술이다.”
그는 과학책이 널리 읽히지 않는 이유를 두 가지로 설명했다. 실용성도 없고 재미도 없다는 것. 즉 시중에 나와 있는 과학책들이 생활과는 동떨어진 주제(뱀, 거미, 개미, 별…)에 머물러 있는 데다, 번역서는 오역투성이고 인문학 서적에 비해 문장력마저 떨어져 도무지 읽는 재미가 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이인식의 과학생각’(생각의 나무 펴냄)은 1999년 10월8일부터 2001년 12월27일까지 ‘동아일보’에 연재했던 과학칼럼을 엮은 것이다. 이인식씨는 이 칼럼집을 내면서 ‘동아일보’가 국내 언론사상 최초로 시사면에 과학칼럼을 배정했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신문에서 가장 인기 없는 지면, 서점에서 가장 손님 없는 코너로 푸대접받아 왔던 과학의 위상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됐다는 설명이다.
‘과학생각’은 정보, 재미, 시사성이라는 세 마리 토끼를 잡는 데 성공한 과학칼럼의 진수다. 김대중 대통령의 과학기술 정책에 대한 비판, 부시 미국 대통령의 선거공약인 ‘국가 미사일방어체제’의 문제점, 북한 정보화의 딜레마 등 시사성이 강한 주제부터 여성과 섹스, 점성술과 사이비과학 논쟁 등 생활 속의 과학 이야기를 합리적 근거를 제시하면서 쉽게 풀어 쓴 것이 특징이다. ‘이인식의 과학생각’을 읽다 보면 우리가 부딪히는 나날의 사회현상 속에 숨겨진 과학의 법칙을 깨닫게 된다. 과학은 바로 우리의 삶이다.